엄마가 41년생이세요.
그 연세에 김장 하시는 게 너무 힘들어요.
엄마 김장하신다면 가서 같이 해 드립니다.
작년에 가서 김장하고 와서 이틀 몸살 앓았어요.
그래서 가서 같이 해드리는 거 못 하겠다고,
그렇지만 엄마 혼자 하는 것도 못 보겠다고.
김장하지 마세요, 제가 김장해 갖다드릴게.
엄마가 하는 것처럼 무지막지 많은 양 안 한다, 겨우내 김치 안 떨어뜨릴테니 맡겨주세요.
김장하지 마세요.
말 안 들을까 봐 막 강하게 말했는데,
그래, 다라이랑 채반 새우젓 갖고 가서 해.
그러는 엄마 목소리에 힘아리가 하나도 없어 눈물났습니다.
있어요, 다라이도 채반도 새우젓도 다 있어요.
엄마는 내가 간이나 보러 오셔. 하면 그때 오면 돼.
그 말을 하는데 마음이 너무 쓰라렸어요.
울 엄마 이렇게 늙으셨구나. 싶고,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