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친구 언니들 도닥거림이 필요해서 왔어요.
부모님 두분 다 치매인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요양원, 종합병원 중환자실, 요양병원 코스로 계시다 가셨고
엄마도 경증 치매셔서 아버지 생사에 관련한 수 많은 싸인을 제가 했어요.
충분히 애도기간도 갖었고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 생각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에 못다한 슬픔이 남아 있지는 않아요.
엄마 치매가 변연계 불안 불이 켜지면 한단계씩 나빠지는 걸 봐 와서
최대한 차분하게 장례도 치렀어요.
근데 이상하게 너무 마음이 힘드네요.
힘든 마음의 끝을 따라가보니 아버지를 위한 애도도 아니에요.
그냥 제 섭섭함이고.. 사실 다 이해 가능한 부분인데..... 제가 유치하게 섭섭해하더라구요.
표 안내려고 성숙한 사람인척 하려고 하다보니 그냥 우울함으로 달려가요.
아버지 장례때 시어머니가 안 오셨어요. 연세 있고 엄마도 치매시니 사전에 이야기 나왔을 때 당연히 그러시라 했었어요. 오시지도 않고 아주버님 편에 봉투를 보내시지도 않았네요. 80대 할머니신데.. 당연하지요. 한시간 반거리 오셔야 서로 불편하고... 평소 예쁨받는 며늘인 줄 알고 샆았어요.
남편은 외국에 사는 누나에게 알리지도 않았더라구요. 가족 카톡방에 즐거운 메세지 보내시기에 남편한테 말했어요. 이해는 가는데.. 내가 섭섭하다. 누나한테 말하라고요. 말했다고 하네요. 따로 전화나 메세지 없어요.
이거 제가 쓰는 못난 소설 인 줄 아는데...집안에서 그냥 무시 받는 느낌이랄까.
오빠와 새언니는 얼마 되지 않는 상속 매듭짓자 하고.. 착한 오빠는 그래도 반반 나누자 하는데
그것도 불편하네요. 아버지 치매 발병 후 8년이었고 7년을 엄마가 돌보셨거든요. 엄마 작년 진단 받았으면 이제 초기고 마지막 그 힘든 순간까지 돈이 있어야 하는데...
상속 정리를 하고나면 그냥 제 숙제가 될 거 같아서. 엄마가 재산이 있어야 가족들이 마지막까지 얼굴 한번 들여다 볼거 두번 보고 ... 하잖아요. 저만해도 그럴거 같거든요.
엄마도 불쌍하고.. 갑자기 저도 불쌍하고.
제가 에너지가 확 떨어지니
저혼자 착하고 나머지 사람들 다 나쁜 사람 만드는 바보같은 소설을 쓰고 있어요.
이성적으로는 그걸 아니까 그 원초적인 섭섭한 마음 감추느라 돌아가시고 내내 동굴에 들어가 우울 상태입니다.
나이가 오십이어도 우쭈쭈가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