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84년생이고 35개월 아이 육아하고 있어요.
요즘 애들 과보호다, 너무 다 해주는 걸로 문제시 되지만
막상 돌이켜보면 엄마가 저 키우신 거랑 제가 딸 키우는 거랑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저 어렸을 때도 엄마가 프뢰벨 교구랑 전집 세트로 구매하셔서
선생님 오셔서 같이 놀이하고 그랬던 기억 나요.
어린이집은 아니지만 집 앞 미술학원(이름이 푸른미술학원인가 그랬어요 ㅋㅋㅋ) 가서
체조하고 놀이하고 밥 먹고 소풍 다녀오고 그랬던 기억도 나거든요.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끼리 트리도 예쁘게 장식하고,
산타 분장한 분 오셔서 선물 주고 가셨고,
주말마다 자연농원, 서울랜드, 미술관, 63 아이맥스 엄청 다녔어요.
유치원은 근처 초등학교 병설 다녔고요.
엄마가 일찍 데리러 오시면 너무 설레서 좋아하며 나갔던 기억 나요.
초등 가서는 1학년 때는 엄마가 늘 데리러 오셨고,
방학 때는 아침 일찍 수영특강 가느라 너무 싫었었던 기억...
2학년 때부턴가 윤선생 영어교실 했었어요.
그리고 구몬인지 뭔지로 선행해서ㅋㅋㅋ 4학년 학습지 풀고 뿌듯했던 기억도 나네요.
발레, 주산 학원도 오지게 많이 다녔고,
그중 오래 다녔던 학원은 피아노 미취학 때 시작해서 초6까지 했었어요.
중학교 들어가서는 첼로 시작해서 고2 때까지 레슨 했었어요.
(뭔가 음악적 재능이 있다 생각해서 보루로 삼고 가르치셨던 것 같은데...
결론은 인서울 문과 가서 오케스트라 동아리 부회장함 ㅋㅋㅋㅋ)
고딩 때는 수학, 영어 과외하고 방학 때 과탐 사탐 학원 특강 다니고..
야자 끝나면 집에 와서 메가스터디 보고
주말에 친구들이랑 카페 가고 노래방 가고 영화관 가고 요즘이랑 똑같아요 진짜.
사춘기도 씨게 와서 엄마한테 아주 ㅈㄹㅈㄹ 그런 ㅈㄹ을 맨날 떨었어요ㅠㅠ
아침 꼬박꼬박 먹고 등교했고 (생선 싫어해서 아침에 생선 구우면 밥 안 먹는다고 ㅈㄹ...)
고딩 때 기억나는 장면 하나가
엄마한테 라면 끓여달라고 했는데 엄마가 콩나물을 넣어서 끓여주신 거예요.
안 먹는다고 ㄱㅈㄹ 했는데 엄마가 미안하다며 다시 끓여다주셨어요..
제가 진짜 ㅁㅊㄴ 같은데 엄마는 어찌 그렇게 보살처럼 키우셨을까요. ㅠㅠ
급식이 고등학교 때부터 도입돼서 중학교 때까지 엄마가 도시락 싸주신 거,
그것도 엄마가 저보다 육아 더 힘드셨을 것 같네요
저 자라온 거 생각해보면, 제가 엄마보다 딸한테 더 잘해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요즘애들 유별나다 하지만...
오냐오냐 과보호 받고 하고 싶은 거 다 요구하고 자란 걸로는
지금 부모세대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