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때 학원을 다녔어요.
삼십대 초반의 젊은 원장님이었는데
애들하고 친하게 지냈어요.
절 많이 예뻐해주셨고
중학교 가면서 그만두었지만
애들하고 선생님보러 놀러간 적도 있고
그랬어요.
그러다 학원이 이사가고
저도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그렇게 연락이 끊어졌다가
대학때 선생님 이름으로
인터넷 검색해보니 쉽게 찾아지더라고요.
반가운 맘에 연락했더니 넘 좋아하시고
만나자고,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하다고 하셔서 만났어요.
만나서 반가워하며 여러 이야기를 하는중
선생님이 빈라덴이 너무 잘했다고 하는거예요.
미국이 저지른 악에 비하면 약소한거고
잘했다고요.
당시 저는 좀 놀라웠고 거리감이 느껴지면서
점점 연락을 안하게 되더라고요.
일년 정도 안부전화나 메일을 주고받다가
끊어졌어요.
놀러오라고 하셨는데 제가 핑계대고 안가다가
서로 연락 안하게됨.....
선생님도 이럴거면 왜 찾아왔나 하셨을것 같고
저도 괜히 민망하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연락하지 않는게
더 나았을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피천득 수필처럼
세번째는 아니 만나는게 좋은 만남이었다.
이거네요.
인연을 이어가는게 참 어려운것 같아요.
차라리 계속 연락 안했다면 그냥 젊은시절 가르쳤던
초딩제자로만 남았을텐데
자라나서 연락해 뿌듯하게 하더니
한번 만나고 연락 끊어진 학생으로 남았네요.
저한테도 그분은 빈라덴 추종자로 남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