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남고딩(집에 다른 남자애들도 있음 남자애라고 다 이런 것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아침일찍(그의 기준..) 이발을 하고 학원으로 좀 일찍 간다기에 10시까지 태워서 미용실에 내려주고 내 커피 사는 김에
먹고 싶다는 토스트와 딸기 주스를 사서 머리다 자르고 내려오길 기다렸습니다
다 끝났다는 전화를 받고
길가에서 태우려고 약속을 하고 약속 장소로 픽업을 갔습니다.
교차로 근처.. 만나기 20초 전부터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안 받습니다
약속한 장소에 아이가 없습니다.
꽤나 복잡한 곳이라서 정차시 앞뒤로 빵빵거리고 난리 각.
교통혼잡에 방해가 되면 안되기에 그냥 지나치고 한 바퀴를 더 돌았습니다.
전화를 다시 걸었습니다.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답니다
분명 없었습니다.
뭐 그럴 수 있다 치긴치는데...
이런 사소한 센스가 너무 없는게 지겹습니다( 약속을 앞두고 연락가능성을 열어둔다던가 하는 등의 작은 사회적 기능. 이것 뿐이 아니죠) 아무리 가르쳐도 안되는. 타고난 애들한테는 아무것도 아니란거 알기에. 공부 못하는 건 그럴 수 있다 고치는 데 이런 사소한 센스없음이 순간의 절망으로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애를 태우고 주스와 토스트를 건넵니다 뭐라뭐라 했더니 미안하답니다
토스트 오랜만에 먹으니까 너무 맛있답니다
국어 수업 끝나고 진행될 수학보강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아 말을 안했는데 보강이 월요일로 바꼈어."
미용실 예약을 오늘 저녁에서 오늘 아침으로 바꾼 것도 보강 때문이었고
할머니 댁에서 저녁만 먹기로 한 약속을 미룬 것도 보강 때문이었는데
다 알면서도 보강 변경에 대해 이야기를 안해준 놈...
배 두드리며 지하철역에 내린 아들.
자꾸 풀리는데 뭐 하러 다시 매냐고 어차피 땅에 안 끌리지 않냐며 365일 귀찮아서 풀려있는 그의 운동화끈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내가 어리석구나.
속 터지는 푸념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