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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식은밥 아니고 눌은밥 이야기에요

.... 조회수 : 3,525
작성일 : 2023-08-21 08:14:10

친정어머니기 밥 하면 윗밥은 아버지랑 남동생 걸 뜨고 나서 당신과 제 몫은 눌은밥 섞어 뜨시곤 했어요.

경상도 농촌 출신이라 이런 사소한 차별은 차별로 인지도 못하신 분ㅠㅠ

저도 당시는 참고 먹었지만 눌은밥을 싫어하게 되어서 제가 독립해 밥 하면서부터는 냄비밥도 절대 안 눌려요.

문제는 결혼해서 시댁에 처음 갔는데 시어머님이 또 윗밥 살살 섞어 아버님과 아들들 밥부터 푸시더라구요. 그리고 눌은밥 섞은 걸 푸시는데,

자동반사처럼 "어머님 이건 이머님밥인가요? 왜 눌은밥을 드세요?" 여쭸어요.

어머님이 겸연쩍게 웃으시며 "난 원래 눌은밥을 좋아한다"고 하시길래 솔직히 말씀 드렸어요.

"저는 눌은밥 싫어해요. 어릴 때 친정에서 딸이라고 눌은밥 줘서 그때부터 싫어했어요."

눌은밥이 진짜 맛있어 드시는 거면 사랑해마지 않는 아들들 밥에 한 알이라도 들어갈까 조심조심 하셨을까요ㅠ

암튼 그 이후로 시댁에서도 저한테 눌은밥 안주시고 밥 많이 해서 어머님밥도 안눌은 걸로 드실 때가 많았어요.

나중에 제가 잡곡 콩 푹 익도록 밥 해도 절대 안눌는 전기밥솥 시댁에 사보냈구요. 어머님도 물론 안 눌는다고 아주 좋아하셨어요ㅋㅋ

그런 희생이 잘 하는 일인 줄 알고 사시고 딸과 며느리한테도 대물림하려고 하셨던 우리 어머니들... 오래만에 떠올려보니 아련하면서도 착잡하네요.

 

 

IP : 220.71.xxx.148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어머닌
    '23.8.21 8:19 AM (39.7.xxx.116)

    그래도 상식적인분 님 친정은 개진상 며느리에겐 더 했을것 같고 친정에선 찍소리 않하고 당하다 시모에게 말하는 님도 좀??

  • 2. 그러게요
    '23.8.21 8:20 AM (211.247.xxx.86)

    그냥 자기만 먹는 게 아니라 딸이나 며느리와 함께.
    이건 너랑 나랑 먹어 치우자며...

  • 3. 나이
    '23.8.21 8:22 AM (219.249.xxx.53)

    어릴 때니 엄마 한테 항변 못 하고
    스물살 부터는 독립 했을 건데
    그 때 부터는 내 밥 내가 해 먹으니 말 못 했겠죠
    성인 되니 말 할 힘 생긴 거고
    성인 되서도 말 못하고 뒷 말 하는 거 보다
    낫죠

  • 4. 그래서
    '23.8.21 8:22 AM (49.161.xxx.218) - 삭제된댓글

    부당하다싶으면 속으로 품지말고
    말을해야한다니깐요
    저도 예전에 명절에 시댁갔은데
    시어머니가 워낙 음식솜씨좋은분인데
    낙지를 삶아서 맛있게 초무침을해서 남자들 상에 다주고
    여자들상엔 안줘서
    어머니 저도 먹고싶은데 우린 왜 안주냐고했더니
    껄껄 웃더니
    다시 요리해서 주셨어요
    옛날 노인이라 남자들만 챙겼던거죠

  • 5. 그러게
    '23.8.21 8:22 AM (58.148.xxx.110)

    친정엄마한테는 왜 한마디도 안하셨어요??
    저라면 가만 안있었을것 같거든요

  • 6. ...
    '23.8.21 8:22 AM (223.62.xxx.194)

    그러네요. 그런 희생이 여자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생각하고 그렇게 한평생 낮춰 살아오신 어머니들.
    슬픈 세대였어요

  • 7. 그러게요
    '23.8.21 8:24 AM (219.249.xxx.6) - 삭제된댓글

    친정어머니보다 시어머니가 훨씬 좋은분이네요.

  • 8. 00
    '23.8.21 8:29 AM (223.38.xxx.149) - 삭제된댓글

    눌은밥 드실때마다 얼마나 서럽고 슬펐을까나
    누른밥을 좋아해도 남이 퍼주서 먹는거랑
    내가 퍼서 먹는거랑 기분이 다를 터인데



    경상도쪽이 정말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이런 사상이 강한가요?
    저는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는
    그쪽 가정의 일상생활을 들여다 본적이 없어서
    암튼 잘 안믿겨져요.

  • 9. lmg
    '23.8.21 8:31 AM (223.38.xxx.149)

    눌은밥 드실때마다 얼마나 서럽고 슬펐을까나

    경상도쪽이 정말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이런 사상이 강한가요?
    저는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는
    그쪽 가정의 일상생활을 들여다 본적이 없어서
    암튼 잘 안믿겨져요.
    남자여자 따로 밥먹는것도 진짜인가 싶고요.

  • 10. 윗님
    '23.8.21 8:31 AM (175.223.xxx.69)

    저는 서울시모에게 당했어요. 부산 친정 살땐 상상도 못한일
    시집오니 뭐 먹을때 마다 지방에선 이런거 못먹어 봤지?
    서울 빌딩 보면서 지꺼 처럼 부산은 이런거 없지 하셨음 ㅋ
    지방이 북한인줄 아심

  • 11. 나이
    '23.8.21 8:31 AM (219.249.xxx.53)

    좋고 나쁘다 문제가 아니죠
    옛날 분들 많이들 그러셨죠
    여자를 스스로 낮추고 그게 당연한 걸로
    슬픈 세월이고 시간들이었고

  • 12. ...
    '23.8.21 8:40 AM (220.71.xxx.148)

    제가 만혼이라 두 사건은 30년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같은 선상이지만 시대도 변했고 겪는 저도 같은 사람으로 보기 무리지요.
    올케는 서러운 대접 받지 말라고 친정부모님도 많이 달라지셨지만 노인분들 혹시 실수 할까봐 제가 단속 많이 했어요. 손윗시누라고 일도 제가 도맡아하구요.

  • 13. ㅡㅡ
    '23.8.21 8:55 AM (223.62.xxx.151) - 삭제된댓글

    저는 누룽지밥 좋아해서 일부러 냄비밥하면서 눌려요
    시어머님이 눌은밥 좋아하신다는 거 사실이었을 것 같은데..
    물론 며느리가 싫어한다면 안 줘야죠

  • 14. ....
    '23.8.21 10:35 AM (121.165.xxx.30)

    저도 결혼초에 시어머니가 밥모자란데 우리는 남은밥이랑 같이 먹자 .이러길래
    (사실 전 찬밥을 좋아해요 뜨거운밥보다) 어머 어머니 @@이(남편) 찬밥좋아해요 누른밥도 좋아하고 그거 @@이 주고 어머님이랑저 이거먹음되겟네요 .호호호 햇더니
    어머님이 본인이 원래 찬밥을 좋아하신다나..그러면서 본인만 먹겟대요 .
    그래서 그러세요 했어요
    그이후론 안그러시지만 엄청 얄미워하던게 생각나네요

  • 15. ㅇㅇ
    '23.8.21 11:08 AM (175.193.xxx.9)

    저도 찬밥, 눌은밥 좋아해요. 근데 시댁 가서는 절대 그렇게 안 먹어요. ㅎㅎ 집에서는 제가 그런 걸 좋아해서 먼저 먹겠다고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런 말 잘 안해요.

  • 16. 경상도시가
    '23.8.21 12:28 PM (221.146.xxx.90) - 삭제된댓글

    저희 시가가 경상도에서도 아주아주 보수적이라는 대구 근방 시골이고
    남자들이 훨씬 많은 집안인데요
    큰댁 제사나 명절때 남녀 따로 상 차려서 먹긴 하는데
    여자들 상이 더 좋다는 사실 ㅋㅋ
    가끔 여자들 상에 고기 올려놓고
    그 중 한두 접시 남자들 상에 놓으려고 준비하는 건데
    남자들 상에 깜박하고 안 낼 때도 많아요.
    남자들 둔해서 다 먹을 때까지 뭐가 빠졌는지도 모르고 먹음.. ㅎㅎ
    그리고 일단 먹기 시작하면 차마 밥먹는 여자들에게 물떠와라 밥 더달라 이런 말 절대 못하고
    있는 것에서 자기들끼리 해결했어요.

    큰 어머니 살아생전에 하신 말씀 중 인상 깊었던 게
    남자들 큰소리쳐봤자 제사 명절같이 큰 일 때는 부엌 권력이 제일 센 거라고
    저들이 부엌에 들어오지도 못하는데 뭐~~
    들어오면 뭐가 뭔지 알긴 하나?
    이러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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