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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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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출장짐을 싸줬어요.

... 조회수 : 2,257
작성일 : 2023-08-13 20:40:41

인도로 두번째 출장을 왔어요. 저번출장은 이주 정도..이번 출장은 일주일 남짓인데..

정말 너무 오기가 싫었어요. 제가 냄새에 좀 민감한 편이거든요

지내는 곳도 출장자들 출퇴근 라이드나 한식, 빨래 때문에 한인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무르거든요. 그런데 이곳이 지내기가 좀 힘들어요^^;; 

저번 출장때 수건에서 냄새가 난다고 해서 소독 좀 부탁한다고 일하는 직원한테 요청했더니ㅎㅎ 사장님이 오셔서 수건 냄새를 맡아 보더니 무슨 냄새요?ㅠㅠ 

쉰내와 아저씨들 냄새였는데..차마 그 말씀은 못드리고  클로락스 좀 써주시면 안되냐고 했더니..클로락스를 모르시더라구요. 여튼 게스트하우스 역사상 처음 수건교체 요청하는 진상여자 되었어요.  

이번에도 어쩔수 없이 여기 법인장님 친분관계로 인해 머무르게 되었는데..수건,페브리즈,종이컵 제가 챙겨올수 있는건 다 챙겨왔어요. 뭐 생존싸움이니깐요. 

목요일 밤 출장 짐을 싸는데 주로 기내용을 가지고 다녀요. 여기서 요청한 공장물품이 있어 2개를 대충 넣어봤더니 가방 반을 차지하는거에요. 갑자기 화가 나더라구요. 그런데 딸아이가 옆에서 보더니 엄마 제가 싸드릴께요 .그러면서 테트리스처럼 묘하게 맞추더니 심지어 한쪽은 좀더 공간도 생겼어요. 엄마 이쪽이 울퉁불퉁해서 평평한 쪽으로 옮겼더니 이렇게 들어갈 수 있어요. 

옷도 차곡차곡  접어서 넣더라구요. 아또 이런 모지리 엄마 모습을 보였구나. 한심하다.하는 순간이었죠. 어른답지 못하게 항상 안절부절이라는.. 항상 딸에게 인내심이라는걸 배워요. 애기때부터 그랬는데...이번에도 또 배웠네요.

중간 고사 전에도 출장. 기말 고사 전에도 출장. 이번에도 또 출장. 그런데도 묵묵히 열심히 하고 잘헤쳐나가는 아이라 제가 많이 미안해요. 학교 다녀오면 집에서 간식도 만들어주고 그러면 좋을텐데 저는 생계형이라 다녀야 하거든요.  이번 출장 잘마무리되면 한국가서 맛있는거나 사줘야겠어요.

 

IP : 103.195.xxx.5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8.13 8:43 PM (220.118.xxx.37) - 삭제된댓글

    으와...부럽다. 아들 뿐.

  • 2. 화이팅
    '23.8.13 8:43 PM (122.37.xxx.9)

    멋있어요. 집에서 챙겨주는 엄마도 너무 감사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엄마모습도 아이에겐 자극이 되는 멋진모습일꺼예요.
    일 잘 마무리 하시고 조심히 오세요!!

  • 3. 감사
    '23.8.13 8:44 PM (175.122.xxx.249)

    고마운 딸이네요. 엄마가 힘든걸 덜 힘들게 해주려고
    차근차근 구조적으로 짐을 싸 주었네요.
    폭풍칭찬. 함께 맛난거 드시고 즐거운 얘기 많이 나누세요

  • 4. ker
    '23.8.13 9:32 PM (114.204.xxx.203)

    큰 가방에 수건이나 필요한거 넉넉히 갖고 가세요

  • 5. 게스트하우스
    '23.8.13 10:56 PM (108.41.xxx.17)

    수건냄새... 그 집 주인은 자기가 늘 맡는 냄새라서 모를 거예요.
    저도 집 수건에서 냄새 나는 것을 못 느꼈는데 기숙사에 살다 집에 다니러 온 딸이 지적하더라고요. 이상한 냄새 난다고. 알고 보니 제가 세제를 너무 많이 쓰고 그게 제대로 헹궈지지 않아서 그거 상한 냄새? 뭐 그런거. 결국 세탁기 돌릴 때 베이킹 소다 반컵 넣고 헹굼을 두 세 번 추가 세팅하고 세제의 양을 반으로 줄이고 수건냄새 잡았어요.
    그나저나 인도 출장... 고생 많이 하시네요.
    저도 남편이 출장 짐 한번 싸면 제가 테트리스 시범으로 공간 만들어 주는데 ^^ 그 집은 따님이 그 역할을 하는구요. 뿌듯하시겠어요.

  • 6. ...
    '23.8.13 11:08 PM (103.195.xxx.58)

    딸자랑인거 알지만 아이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한번 글올려보았어요. 칭찬 너무 감사드려요! 편안한 밤 되세요^^

  • 7. ㅁㅁ
    '23.8.13 11:16 PM (61.80.xxx.62) - 삭제된댓글

    아이 어무 기특하네요
    수건은 현지에서 키친타월 사서 손닦고 세수하는 용으로 쓰세요
    샤워는 수건 있어야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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