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공항과 가덕도공항을 백지화 하라(feat. 새만금 세계잼버리)
2023.08.11.
새만금세계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세계적인 쪽팔림을 당하고 오늘 폐영식을 갖게 되었다.
지금 새만금잼버리가 파국을 맞은 것에 대한 책임을 놓고 여/야, 보수/진보 진영, 그리고 그 지지자들이 볼썽사납게 싸우고 있다. 전북, 문재인 정권, 윤석열 정부 모두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도 서로 책임전가하기에 바쁘다.
필자는 새만금잼버리를 이용하여 국가 세금을 끌어들려 먹튀를 한 전북도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하겠으나 문재인 전 정부나 윤석열 현 정부의 책임도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은 정권을 쥔 지 불과 8개월만에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며, 1년 3개월 동안 무얼 했냐며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 인사들을 보면 어이가 없다.
박근혜 정부는 평창 올림픽 기반시설 공정률이 95%인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에게 넘겨주었고, 문재인 정부는 새만금잼버리 기반시설 공정률 37%로 윤석열 정부에게 이양했다. 이런 사실은 전혀 말하지 않고 마치 평창 올림픽을 자신들이 잘 준비해서 치른 것처럼 사기를 치고 있다.
그렇다고 윤석열 정부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은 윤석열 정부에게 있다.
새만금이 잼버리 장소로 부적절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못할 장소는 아니었다. 2015년 세계잼버리를 했던 일본 야마쿠찌도 새만금과 같은 간척지였다. 문재인 정권이 2017년 잼버리를 유치해 놓고 정권 내내 허송 세월을 보낸 것이 이번 잼버리 파행의 원인이긴 하지만, 지금 벌어진 것처럼 최악의 상황을 만든 건 윤석열 정부 때문이다.
스카우트와 잼버리의 본고장인 영국과 미국의 대원들이 철수한 직접적인 이유는 새만금이 간척지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기반시설이 완공되지 않아서도 아니고, 침수나 폭염 때문이 아니다. 부족한 화장실, 악취가 진동하는 화장실, 부족한데다 비닐 막 하나만 덜렁 있는 샤워실, 식수와 생활용수도 구분되지 않는데다 부족한 급수 시설, 부족한 그늘막, 부실한 급식, 해충 피해 대책 부실, 불안정한 전력 공급과 설비가 문제였다. 거기에다 IT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이 영지 내에 와이파이 설비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설비들은 1년 이상 걸리는 장기 공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수 개월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다.
* 아래에 링크하는 BBC 방송을 보면 상기에 필자가 열거한 이유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잼버리: 폭염 속 철수하는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아쉬움'과 '안도'>
????https://www.bbc.com/korean/news-66420089
<'위험할 만큼 역량 밖의 국제 대회였나'...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태풍 피해 새만금서 조기 철수 - BBC News 코리아>
https://www.youtube.com/watch?v=ZovV6-xpViY
윤석열이 지난 3월 스카우트 명예 총재가 되고 새만금잼버리를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올 3월부터 시작해도 8월 잼버리 개영식 전에 충분히 공사를 마칠 수 있는 설비들이다. 화장실, 샤워실, 급수대만 제대로 되었다면 새만금잼버리가 세계적인 웃음거리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새만금잼버리조직위 설립 운영, 관련 시설 설치 및 관리, 그리고 예산 인가, 집행권을 여가부 장관이 모두 쥐고 있다. 그리고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작년 10월, 이원택 민주당 의원의 준비 소홀을 질타하는 질의에 대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또 국무총리가 위원장, 11개 부처 장관 및 국무조정실장, 조직위원장, 전북지사 등이 위원을 맡아 관련 정책을 조정하는 정부지원위원회가 새만금잼버리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되어 있다. 실제 대회 5개월을 앞둔 지난 3월에 열린 제2차 지원위 회의에선 폭염·폭우 선제 대응, 폭염 대비 그늘 쉼터 및 덩굴터널 설치 조성, 모기 등 해충 대응 맞춤형 방제조치 등의 대책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새만금잼버리 관련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조직위원장도 여가부 장관이고, 공동조직위원장에 행안부 장관, 문체부 장관도 합류했고, 국무총리가 지원위원회 위원장이다. 그리고 윤석열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영국, 미국 싱가폴 대원들이 철수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 되었던 상기의 시설들은 현 정부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모두 완비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 전정권인 문재인 정부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시설들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만 했어도 영국과 미국, 싱가폴 스카우트 대원들이 철수할 일은 없었고 우리나라의 국격이 손상될 일도 없었다고 본다.
까놓고 얘기해서 전북도가 먹튀해 먹은 것은 국내 문제라 우리끼리 해결하면 되니까 대외적인 망신살은 뻗치지 않지만, 단순하고 기본적인 화장실, 샤워실, 급수대, 전기설비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잼버리가 파국을 맞은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라 우리나라가 입는 타격이 훨씬 크다. 국제적인 망신과 국격 훼손의 책임은 현 정부에게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새만금세계잼버리 파행으로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로 국민들은 새만금이 더 이상 정치적 흥정거리가 되어서는 안 되고, 국민의 세금을 먹는 하마가 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전북도는 새만금잼버리를 이유로 새만금공항 등의 주변 SOC 사업에 20조의 세금을 끌어들이려 했고, 그 일부는 이미 집행되었다. 새만금공항은 B/C가 0.5도 나오지 않는 비경제적인 사업임에도 잼버리를 핑계로 예타를 면제 받고 내년에 착공을 하려고 한다. 새만금공항의 당초 목적인 잼버리 시의 활용은 이제 사라진 이상 새만금공항을 건설을 할 이유 역시 없어진 셈이다. 따라서 8천억이 넘게 소요되는 새만금공항은 백지화 하여야 하며, 정 추진하고 싶으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친 후, 타당성이 인정이 되면 추진하라.
바로 1~2km 옆에 군산공항이 버젓이 있는데 왜 이 군산공항을 없애고 새로운 공항을 짓는데 1조 가까운 혈세를 쏟아부으려 하는지 알 수 없다.
새만금공항과 유사한 이유로 추진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역시 마찬가지이다.
가덕도신공항이 예타를 면제받은 주된 이유는 부산엑스포이다. 그런데 부산엑스포는 유치가 확정되지도 않았고, 설사 사우디를 꺾고 유치가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엑스포 개최연도인 2030년 내에 완공은 절대 될 수 없다. 부산시나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하는 측은 2030년 내에 개항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환경영향평가나 주변 보상도 시작되지도 않은 현재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2030년의 개항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가덕도공항은 부산엑스포가 유치되고 2030년까지 개항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추진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가덕도신공항은 그 건설 목적을 하나도 제대로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가덕도신공항을 주장하는 측은 가덕도신공항이 필요한 이유로 부산엑스포 외에 김해공항의 소음과 안전문제를 들었다. 그런데 가덕도신공항은 이런 목적을 전혀 달성할 수가 없다.
먼저 소음 문제를 보자.
가덕도신공항은 국제선만 운행하고 김해공항은 여전히 국내선과 군공항을 담당하게 된다. 즉, 가덕도신공항이 건설되어도 김해공항의 국내선과 군용기의 소음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가덕도 인근의 지역으로 소음 피해 구역이 확대될 뿐이다. 가덕도신공항이 국내선과 군공항까지 다 이전해 간다면 소음문제는 해결될지 모르지만, 가덕도공항은 활주로 1개 뿐으로 국제선 운용에도 버겁고, 공항을 확장할 조건도 여의치 않다.
둘째 안전문제를 보자.
2002년, 중국 민항기의 돛대산 충돌 사고로 김해공항이 안전문제가 대두되었지만, 그 사고는 운항 경험이 일천한 중국 민항기 조종사가 첫 김해공항을 운행했기 때문에 발생했고, 그 이후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면서 방향을 32-16으로 하는 활주로를 신설해서 이런 문제를 원천 해소하기로 했다. 즉, 김해공항 확장으로 해결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가덕도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더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제일 큰 문제는 가덕도신공항은 동-서 방향으로 활주로가 건설되기 때문에 측풍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해에 건설되기 때문에 태풍과 해일의 피해와 이에 따른 안전도 문제가 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변에 진해공항, 김해공항이 운영되기 때문에 공역 중첩으로 인한 충돌 사고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버드 스트라이크도 김해공항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것 이외에도 가덕도신공항은 김해공항 확장보다 불리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수심 20m 외해를 매립해 건설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공사비도 문제지만, 매립부와 육지부의 부등침하로 인해 공항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다. 활주로 1본의 공항으로 허브공항은 엄두도 못 낸다. 향후 확장하기도 힘들고, 설혹 확장한다고 해도 그 확장 비용이 막대해 경제성이 나오기도 힘들다.
새만금공항이나 가덕도신공항은 그 지역 토건족과 토호들의 배만 불려줄 뿐 지속 운영이 가능한 공항이 될 수 없다. 건설기간 동안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혜택도 그 지역의 토건족과 정치인들, 토호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공항 건설이 끝나면 그 후유증은 막대할 것이며, 종국에는 그 지역(전북, 부산)의 경제는 몰락할 것이고 그 피해는 그 지역민들에게 돌아가고 그 부담은 전국민이 져야 한다.
새만금공항과 가덕도신공항의 예타 면제는 재검토하고 예타를 받아 진행하게 해야 한다.
정치적인 이유로, 정치꾼의 놀음판이 된 공항 건설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새만금공항, 가덕도신공항 뿐아니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광주공항 이전 및 무안 공항 확장도 마찬가지이다.
국회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당장 폐기하고 예타 면제를 엄격히 제한하는 법 제정을 시행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