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데, 각자 집안 경제권 이야기가 나왔어요
친구들이 저희집 이야기를 듣더니 왜그렇게 다들 기브앤테이크를 따지냐고 하네요
같은학번 cc였고, 저는 졸업하자마자 직장생활하고 남편은 공부가 좀 길어져서 30대 중반에 자리잡았어요
결혼은 28에 했는데 저는 대학때 대치동 과외뛰고 4-5년 일했으니 모아둔 돈이 좀 있었지만
남편은 없으면 없는대로 사는 타입에다가 학생이니 당연히 자금이 없어 시댁에서 제가 모은 만큼 받아온다고 하고 달동네 원룸 전세 얻고 시작했네요
양가 부모님도 무조건 반반이라는 인식이 강하셔서 이게 훗날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긴 해요
남편 용돈이랑 유학 학비는 다행히도 본인이 장학금으로 벌어다 썼지만 나머지 생활비는 제가 결혼 초반 10년동안 댔구요.
첫째 낳았을때도 육아휴직 수당이랑 친정집에서 지원해준 돈으로 겨우겨우 마이너스는 면했네요
저도 복직하고 남편도 학위 따고 강사 뛰면서 맞벌이하니까 애를 맡겨야하는데
친정부모님은 당신들이 애 못키울것같아서 일부러 저 육아휴직동안 생활비 대주고 집 넓혀준거라고 하셔서
결국 평일에는 시댁에 맡기고 돈 안받으신다는데도 남편 형제들한테 말나올까봐 한달에 100씩 드렸습니다(시어머니가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예전에 미리 써두신 유언장에 자기한테 애 맡겨서 고맙고 즐거웠다고 제가 드렸던 돈 안쓰고 모은거에 좀 보태서 저랑 큰애 앞으로 땅을 꽤 남겨주셔서 이것도 결국은 돌려받았네요... )
이제 남편도 돈을 버니 생활비도 1년에 한번 각자 실수령액 오픈하고
미리 생활비랑 대출금 계산해둔 만큼 비율 나눠서 생활비 통장에 넣어두고 나머지는 각자 따로 관리하는 식이 되었구요
차도 각자 알아서 사서 알아서 할부금 붓는 형식이었어요
서로 비자금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몰라서 성인 된 애들이 엄마 아빠한테 각각 현금 얼마 가지고 있냐고 물어본 걸 건너 들어서 알고 있구요...
얼마전에 아들이 남편한테 떠봐서 3천 있다는걸 알게 되었네요ㅋㅋㅋㅋㅋ 저는 차 바꾸고 동생 빌려줘서 당장은 없구요
둘째를 낳고 집을 샀는데 그때는 각자의 기여도가 6:4정도여서 공동명의를 그렇게 올려두기도 했네요.
세월이 흘러 집을 좋은 동네로 옮기면서 이젠 남편이 저보다 많이 벌어서 생활비도 저보다 많이 내고, 남편이 상속받은 걸 이사하는데 털어넣는다 해서 새 집은 3:7로 비율 로 맞추고요
이젠 제 정년은 7년, 남편 정년이 10년정도 남았는데 제가 결혼 초반 10년 벌었으니 명퇴한다고 하니까 남편도 동의하더라구요. 그래서 곧 퇴직합니다.
이번에 명퇴금이 2억정도 나오는데
아직 빚이 3억 있지만 남편이 이건 제 돈이니 빚 일부 갚고 아파트 지분 조정하거나 아니면 비자금으로 가지고 있으라고 하네요
연금도 그만둔 다음달부터 나오는데 그거 빚갚는데만 쓰고 생활비는 대지 말라고 하구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사는 것 같던데, 50대 중반인 저희 부부가 너무 이것저것 재고 따지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