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그 사람의 행적이네요.
브리튼 왕 찰스 3세와 그 아내를 보는데
2천년이 다 되어가는 왕실의 위엄에 힘입고
그 호화찬란한 황금과 보석을 둘렀는데도 보는 제 마음이 시큰둥해요.
멋있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않고,
그냥 저기 모인 사람들이, 브리튼 왕실까지 우스워 보여요.
걸레들이 쇼하고 있네, 이런 생각만...
일반 걸레는 바닥을 닦고 주위를 깨끗하게 해주는 좋은 물건인데
어쩌다가 저런 것들과 엮여서 걸레라는 단어한테 미안하죠.
전 참 가난한 사람인데 그런 제 눈에 브리튼 왕실이 걸레에 휩싸인 개껌으로 보이니 참 희한한 일이네요.
더불어 다이애너가 생각이 납니다.
저는 이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결혼생활이 안타깝긴 해도
제가 예쁘게 보는 타입이 아니어서 그런지 그냥 무감동하게 보곤 했는데
나이 든 그 전남편과 그 불륜녀 출신 마누라를 보고 있으니
새삼 다이애너가 너무 아까운 사람입니다.
저 자리는 원래 다이애너 것인데...
만약 그녀가 왕관을 쓰고 왕비로서 저 자리에 있었다면 얼마나 멋있었을까,
이 생각이 떠나질 않네요.
그녀에게는 가혹한 주문이지만, 그냥 이혼하지 말고 애들 데리고 살지...
남편은 어차피 내놓은 놈이니 너는 그냥 미친새끼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지...
저 늙은 경쟁자가 안방까지 차지하게 내버려두지 말지...
그녀가 저 자리에 있었더라면 브리튼 왕실이 내 눈에 그렇게 하찮아 보이지는 않을 텐데...
참 별 생각이 다 드네요.
제가 사주공부 조금 해서 예전에 세 사람 궁합을 본 적이 있었어요. 사주를 보기 전에는
전 전남편과 불륜녀 사주가 합이 많고 다이애너와 전남편은 아주 상극일 줄 알았거든요.
웬걸...정반대입디다...그때 깜짝 놀랐어요.
다이애너에게 부족한 것을 찰스가 많이 채워 주더군요. 손발도 서로 맞는 모습이었고요.
오히려 불륜녀와 전남편의 궁합이 결혼으로는 좋지 않았어요.
다만 다이애너의 사주 자체에 도저히 이겨내기 힘든 강력한 경쟁자가 자리하고
남편을 차지하는 상황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 있었어요.
그걸 봤을 때 너무 슬프더군요. 잉글랜드 왕세자비라는 자리에, 전세계 사람들이 추앙하고 좋아해도
이 사람이 이 경쟁자로 인해 정말 외롭고 힘들었구나, 싶은 것이...
자기 딴에는 그래도 살아 보겠다고 몸부림치다가 하다 하다 안 돼서 이혼했구나...
황금과 보석으로도 살아온 행적을 가릴 수가 없듯이
역시 슬프고 외로운 마음도 가릴 수가 없는 것이겠죠.
쓰다가 생각해보니 오늘이 다이애너의 일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