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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생인데 캔디인쇄기 오늘 버렸어요

...... 조회수 : 4,772
작성일 : 2023-07-14 01:54:23

어릴 적에 엄마라는 사람한테 첨이자 마지막으로 받아본 선물 느낌의 유일한 물건이었어요.

캔디 인쇄기.

어깨동무 같은 아동잡지에 광고 나오던 제품이었죠.

종이 위에 양각 플라스틱 모양판 놓고 그 위에 먹지를 놓고 롤러로 돌려서 종이에 모양판이 새겨지게 되는거였어요.

그런 원리인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사달라고 몇 년간 목숨 걸고 애원하진 않았을텐데 정말로 인쇄 되는줄 알았어요.

6학년때인 85년도에 샀는데 당시 5천 원이었어요.

당시 어린 나이에 힘겹게 갖게 된 물건에 큰 실망을 했음에도 버리질 못하고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간직하고자 하는 물건은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는건데 이건 볼 때마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고 이걸 갖기 위해 처절하게 갈망하고 요구하고 타협했던거와 더불어 생모라는 사람의 만행까지 떠올라서 이 물건을 내가 왜 버리질 못하고 이렇게 껴안고 있어야 하나 싶더군요.

그래서 오늘 버렸어요.

제가 4학년때 샀던 파스텔만 버리면 불행했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날것 같아요.

파스텔 천 원 주고 샀어요.

아까워서 못썼어요.

캔디인쇄기랑 더불어 큰 돈 주고 샀던 유일한 학용품이라서 껴안고 있었는데 이것도 버릴랍니다. 

막상 하나 버려보니 두 개 못버리겠나 싶네요.

나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은 저멀리 날아가버려라~~~~~~

 

 

IP : 101.88.xxx.8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ㅂㅌㅂ
    '23.7.14 2:01 AM (58.230.xxx.177)

    동년배시네요.좋지않은 기억이었는데 그걸 가지고 계셨네요.잘 버리셨어요
    저도 그때 모으던 스티커 있는데 버릴까봐요.잘 보지도 않는거 .

  • 2. ......
    '23.7.14 2:04 AM (101.88.xxx.85)

    좋지 않은 기억보다도 힘들게 갖게 된 과정이 더 생각나서 못버렸어요.
    이런거 하나 극복하는것도 쉽지 않네요.
    사는게 뭔지 참. ㅠㅜ

  • 3. ..
    '23.7.14 2:51 AM (173.73.xxx.103)

    지금이라도 버린 거 축하드려요.
    괴로운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물건들이 있죠.
    그걸 알아채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못된 직장 상사가 준 수건을 아무 생각 없이 쓰다가
    불현듯 그 수건 쓸 때마다 그 상사를 떠올린다는 걸 알고 쓰레기통 처박았어요. 소름..

  • 4. ......
    '23.7.14 3:44 AM (101.88.xxx.85)

    173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기회에 괴로운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들 찾아서 다 버려야겠어요..

  • 5. 축하합니다.
    '23.7.14 4:59 AM (112.144.xxx.120)

    저도 오늘밤에 옛날 쓰레기 편지랑 수집품 버려야겠어요.
    글 올려주셔서 고마워요.

  • 6. 잘하셨어요
    '23.7.14 5:19 AM (219.241.xxx.231) - 삭제된댓글

    사기꾼이 친하던 시절 선물해준 가전 버리고 좋은 일 많이 생겼어요
    좋은 기억을 주는 물건만 남기고 안좋은 기억인 물건은 원글님을 위해ㅜ보내주세요

  • 7. ㅁㅇㅁㅁ
    '23.7.14 6:37 AM (182.215.xxx.32)

    맞아요
    딱 봤을때 안좋은 기억이 나는 물건은 버립니다
    저는 시모와 관련된 것들 그래서 하나씩 버려요

  • 8.
    '23.7.14 7:05 AM (1.238.xxx.189)

    안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거나 무의식적으로도라도
    나를 자극하는 물건이 있나 찾아서 버려야겠어요.
    큰어머니가 친할머니 사진을 다 버려서 아쉽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시길래 서운하겠다 싶었는데
    큰엄마 입장에서는 너무 잘 하신 일이었어요.

  • 9. 크롱
    '23.7.14 12:29 PM (125.240.xxx.5)

    잘하셨어요. 혹시 집에 그런슬픈기억이 있는 물건 있으시면 다 버립시다.
    앞으로 남은 반백년은 홀가분하고 경쾌하게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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