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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왕따 가해자 역습한 썰 써봐요.

--- 조회수 : 2,308
작성일 : 2023-07-12 14:27:51

6학년 때였네요. 

 

한창 사춘기 오고 예민한 나이죠. 

 

한 반에 여학생이 25명 정도 있었고, 그 중에 여왕벌 행세를 하면서 

날라리 비슷한 흉내를 내고, 덩치크고 목소리 큰 아이가 하나 있었어요. 

 

당연히 여학생들끼리 무리를 만들어서 놀았는데, 

그 아이가 우두머리 행세를 하면서 다른 아이들 5~6명씩 끌어들여 꼭 자기 집에 데려가서 놀곤 했어요. 

그럼 다른 아이들은 거기에 휩쓸려서 휘둘리고 

뭔가 불합리한 일이 있어도 그 아이한테 눌려서 맞서지도 못하고 

시녀같이 옆에서는 그 아이 비위 맞추면서 같이 날라리 행세를 하고...

 

저는 원래 기질이 E이기도 하지만 제 자유를 속박당하면서 휘둘리는 건 질색인 터라 

처음엔 이 아이랑 재미로 어울렸다가 그 상황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명령조로 얘기하는 게 너무 짜증이 난 상황...

제가 싫다라고 하니 이 기집애가 다른 아이에게 제 욕을 하고...

다른 아이들이 다 등을 돌리더라구요?

 

그렇게 어울리는 친구들이 다 없어지자 분노가 일더군요. 

대놓고 제 앞에서 저 들으라는 듯이 욕을 하고. 

떨거지들도 마찬가지. 

이대로는 망하겠다 싶어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반전 시키고 나를 왕따 시키려 한 그 아이를 엿먹일까....

선생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엄마 아빠에겐 근심을 끼치기 싫고,

결과적으로는 아무튼 나의 문제인데.  내가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 그 기집애의 핍박에 굴하지 않고 옆에서 조용히 그 여자아이들 그룹을 지켜보니 

어느 날 균열의 씨앗이 보이더군요. 

가만히 시녀노릇하던 아이들도 다들 각자의 불만이 있어요. 

하나씩 하나씩 그 아이들을 뒤에서 공략하면서 그 아이들의 불만을 키웠어요. 

처음이 어렵지,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한 이후에는 분노의 불꽃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오히려 저보다 뒤에서는 그 아이를 싫어하고 불만이 터지기 직전의 상황이 되었고요. 

 

이렇게 물밑 작업을 다 해놓은 상황에서 

이 아이가 평소처럼 제가 앉은 책상을 발로 차며 시비를 걸더라구요?

제가 콧방귀를 뀌며 벌떡 일어나서 지 책상에 똑같이 해줬어요. 

그러니까 당황해서 소리를 치며 과장된 욕설을 하고 

야 너네들 이 년 봤어?? 이러는데 

제가 어디서 이 년 저 년이야! 하고 의자 휘두르니까 

놀라서 자빠짐. 

시녀 떨거지들은 기세가 꺾인 그 아이 보고 못본 체했구요.

 

그리고 담임 선생님이 와서 상황 종료. 

저랑 그 아이는 나란히 싸다구를 두 대씩 맞았어요. 

 

그 아이가 그렇게 당하고 충격이 컸던지 저한테 쫄았던지 

상황이 완전히 반전되고 캐릭터가 변하더라구요. 

 

일단 그 여자애 무리들은 완전히 와해되었고 

다 같이 목소리 자유롭게 내며 수평한 관계로 유지가 되었고 

저는 그 그룹 아이들말고 다른 여자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초등학교 졸업했구요. 

 

그 아이는 친구(시녀)들 하루아침에 다 잃고 외톨이가 되어서 엄청 소심한 성격으로 변했고

중학교 가서도 친구도 못사귀었다고 해요. 

 

그 친구 어머니가 저한테 전화를 해서 우리 ~~랑 다시 친하게 지내면 안되겠니? 하고 부탁하셨는데

저한테 그 아이가 했던 패악질이 너무 괘씸해서 차마 그러겠다고 말을 할 수 없었어요. 

제가 따 시키는 것도 아니고 이 아이한테 당한 다른 애들이 그냥 친하게 지내기 싫다는 건데 

자업자득이다 싶었고요. 

 

아무튼 어려서부터 이런 정글에서 서바이벌 기술을 체득하다보니 

사회생활 하면서도 여초 단체생활 속 여러 폭탄들 처리해가며 이래저래 20년 넘게 버티고 있네요. 

 

 오랜만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화를 봤다가 제 어렸을 때 일화가 생각나서 써 봤어요. 

 

 

IP : 220.116.xxx.23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이쿠
    '23.7.12 2:30 PM (58.148.xxx.110)

    초6이 싸웠다고 선생한테 싸다구 맞았다구요???
    이게 더 충격이네요

  • 2. ---
    '23.7.12 2:33 PM (220.116.xxx.233)

    아 저 그때 담임놈이 진짜 쓰레기였어요. 애들 맨날 때리고 싸다구 날리고 촌지 요구하고 변태 성희롱에... 결국 몇 년 뒤 잘림...

  • 3. 80년대 후반
    '23.7.12 2:46 PM (222.98.xxx.103)

    제 5학년 담임도 ㅆㄹㄱ였어요. 건장한 남자애들 주차장에 데려가서 세차 시키고 키큰여자애들 가슴둘레 잰다며 추행을 했었죠. 부잣집애들과 차별 심하고. 이름도 O양기.. ㅆㄹㄱ같은 이름, 지워지지도 않네요..

  • 4. 의인
    '23.7.12 2:47 PM (223.62.xxx.16)

    원글님 넘 멋지시네요. 전 사이다는 없고 문자 한 번 씹은게 다네요.

  • 5. ...
    '23.7.12 3:46 PM (112.161.xxx.251)

    원글님 어릴 때부터 전략적이셨네요.
    최소 어린이 제갈량.
    저는 어릴 때 그냥 상황이 닥치면 괴로우면서도 흘러가는 대로 둘 뿐 제가 문제 해결을 못했어요.
    아예 내가 어떻게 행동해서 상황을 바꾼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던 거 같아요.
    나이 들어서도 이런 결함이 어느 정도 있는 거 같은데 닮고 싶네요.
    제갈량은 무리고 조조라도 되고 싶다 ㅋㅋ

  • 6. 영통
    '23.7.12 5:17 PM (211.114.xxx.32) - 삭제된댓글

    나는 시가가 학폭..아니 시폭 가해자들이라
    나이 50 넘어 시모 돌아가시자
    남편과 담판 짓고 남편 앞장 세워
    윗동서 날려 버렸어요..윗동서 날리면서 시가 위신도 날려 버렸죠.
    시가의 친가 외가에 글을 다 돌렸는데
    82쿡 이 카페가 유명한 카페라서 누가 읽을지도..
    그 글은 내 정치력 문장력 다 동원한 글이었죠
    내용은 다 사실이었지만..
    며느리 글을 읽도록 남편을 앞세워 명분으로 들이밀었고
    그 글을 통해 윗동서의 여왕벌 못된 성정 다 까발렸죠. 돌아가신 시모 이야기도 넣어서
    학폭보다 더한 시폭..
    잊으라고 하는 것은 결코 위로가 아니구요.

  • 7. 영통
    '23.7.12 5:23 PM (211.114.xxx.32) - 삭제된댓글

    나는 시가가 학폭..아니 시폭 가해자들이라
    시모 돌아가시자마자..내 나이 50 갓 넘었지만

    남편과 너가 이 일을 안 하면 안 살겠다고 담판 짓고
    남편 앞장 세워(남편도 방관했으니 가해자므로 나와 살려면 선택하라고 했죠)

    윗동서 날려 버렸어요..윗동서 날리면서 시가 위신도 날려 버렸죠.
    성질 센 윗동서...성질로 못 이기니..글로 이기겠다고 결정하고
    글 작업에 1년..게릴라 작전에 2주
    시가의 친가 외가에 글을 다 돌렸죠.

    82쿡 이 카페가 유명한 카페라서 누가 읽을지도..
    이제 알아도 상관 없긴 해요.

    그 글은 내 정치력 문장력 다 동원한 글이지만 내용은 다 사실이었으니까...

    며느리 글을 시가 사람들이 읽어 줄 리 없으니읽도록 남편을 앞세워 명분으로 들이밀었고
    그 글을 통해 윗동서의 여왕벌 못된 성정 다 까발렸죠.
    돌아가신 시모 이야기도 넣어서

    학폭보다 더한 시폭..
    잊으라고 하는 것은 결코 위로가 아니구요.

    화병으로 돌을 얹혀 있었는데 화병이 눈녹듯 사라지더라구요.

  • 8. 멋져요
    '23.7.12 7:37 PM (219.251.xxx.190)

    이런 글이 베스트로 가서 많은분들이 읽어야 하는데 말이죠

    친구들이 다 등돌리면 주눅들기 마련인데
    조용히 균열의 틈을 기다리시다니 보통 지략가가 아니셨네요
    불만있는 여자 아이들 마음 공략한 전략도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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