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알고지낸 지인이 있어요.
20년도 넘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그 친구는 엄청 짠순이예요.
절약해서 사는 거 좋은데
가끔 만나서 밥 먹거나 차 마시면
불편할 때가 많아지면서 서서히 거리를 두게 됐고
지금은 생일 때나 안부 인사하고
선물 카톡으로 보내는 정도인데..
이 친구 생일이 5월
저는 7월..
어느 때부턴가 본인이 받은 선물 중
쓰잘데기없는 걸 택배로 보내기 시작함..
저는 사실 제가 뭘 줬다 해서
꼭 그만큼 돌려받아야지 라는 생각은 아니어서
이 친구가 뭘 주는 게 별로거든요.
친구는 꾸미는 거 좋아하고 화장도 좋아해서
화장품이나 올리브영 상품권 제가 보내는데
제 생일에 보낸 택배를 열면
이거 본인이 받은 거 내게 재활용으로
보내는구나 느낌이 와요.
포장 상태나 그런 것에서 알 수 있거든요.
엊그제 제가 생일이었는데
생일 축하 카톡을 보냈더군요.
그러면서 택배 하나 보낼거라고..
제가 보내지 말라 했어요.
전 필요한 것 없다고..
그냥 축하만 해도 된다고..
제 의도를 눈치챘는지
앞으로 그럼 서로 축하만 하고
선물은 하지 말자 해서
제가 그러자 했어요.
늙어가니 물욕도 사라지고 다 귀찮았는데
진짜 너무 속이 시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