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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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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린지 오년의...스위스 후기 입니다.

스위스 조회수 : 9,195
작성일 : 2023-07-04 14:55:36
일 전에 암 걸리고 스위스 여행 다녀오겠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응원해 주시며 후기 기다리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적어 봅니다.

5박7일 노쇼핑,노팁,노옵션(당장의 가격은 일반 상품에 비해 좀 더 높으나 여행의 퀄리티는 전반적으로 훨씬 좋았습니다.82님께도 추천드립니다)으로 스위스 패키지 다녀 온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러시아 전쟁으로 돌아가서 비행 시간이 두시간 늘어난 14시간,미리 준비 해 간 약을 꺼냈다 넣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쪽잠도 자고, 힘들면 언제든 약을 먹으면 된다 스스로 안심시키다 보니 어느덧 스위스에 도착해있었습니다.

리기산과 융프라우중 놀랍게도 리기산이 더 낫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전 단연 융프라우 였습니다.
융프라우는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그 진가를 볼 수가 없고 일 년에 백일 정도만 만년설 융프라우의 위용을 볼 수 있다네요. 궂은 날의 융프라우를 만난 사람들은 충분히 에게게!이게 뭐야?할 수도 있을것 같아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건 마테호른에서 남편과 두시간 트레킹 하며 걸어 내려 온 길이었습니다.
마테호른이 비친다는 두 호수와 이름 없는 작은 들꽃들..낯선 땅에서 이런 것들을 보며 걷게 될 줄을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으니까요

융프라우로 올라가는 고속열차 앞자리에 앉으신 분이 가슴과 어깨 쪽이 늘 편치 않아 습관적으로 어깨를 돌리는 저를 보고 자신은 가슴이 찌릿해서 병원에 갔더니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면서 저 보고 꼭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본의 아니게 암밍아웃하고 선배 행세를 하며 웃었네요.
그 분은 이 년전 유방암 진단을 받았는데 기뻐서 웃었다네요.
맏며느리로서 30년 넘게 지내온 수많은 제사에서 비로서 해방 되었고 이렇게 여행도 오게 되었다고. .
암 진단 받고 웃었다는 얘기를 듣는데 왠지 눈물이 나더군요..
암이 그 분을 살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천혜의 자연과 만년설이 빛나는 스위스를 꿈꾸듯 다녀왔으니 조금은 지루했던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다시 감사하는 맘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IP : 223.62.xxx.31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쾌차하세요
    '23.7.4 2:58 PM (217.149.xxx.210)

    좋은 후기 고맙습니다.

  • 2. ...
    '23.7.4 2:59 PM (112.156.xxx.249)

    건강하게 잘 다녀오셨네요.
    앞으로도 건강에 박차를 가하셔서 또다른 여행도
    많이 가시고,이야기도 풀어주세요!

  • 3. ...
    '23.7.4 3:01 PM (180.69.xxx.74)

    저랑 비슷한 시기에 다녀오셨네요
    6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비 한번 없이
    다녔어요
    저도 혼자 패키지로 갔는데 언니들이랑 재밌게 다녔어요
    여행이 좋은게 그동안은 모든 근심이나 일상 일을 잊을수 있다는점 인거 같아요

  • 4. 82에
    '23.7.4 3:12 PM (14.32.xxx.215)

    유방암 경험자들 나와보세요ㅎㅎ
    저 10년차요 !!!

  • 5. ㅅㅈ
    '23.7.4 3:20 PM (118.220.xxx.61)

    잘 읽었어요.
    항상 건강하세요^^

  • 6. 저도
    '23.7.4 3:22 PM (223.62.xxx.168)

    유방암 진단 앞두고 있어요.
    저도 스위스 가곺ᆢ요

  • 7. 어제 수술한
    '23.7.4 3:22 PM (211.245.xxx.23)

    암환자를 간호하는 병실에서 읽고 있어요.
    당연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하루 하루였는 지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기 저도 동감입니다.
    원글님도 또 유방암 덕분에(ㅠㅠ) 해방되신 분도 모두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 8. 저요
    '23.7.4 3:45 PM (122.36.xxx.179)

    저 유방암 4년차입니다.^^ 오늘 정기 검진 (혈액검사만) 하는 날이라 다녀왔어요. 병원에 어찌나 사람이 많은 지 주차 때문에 고생 좀 했어요. 새삼 느끼지만 병원 가면 아프신 분들 너무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6개월 뒤에 mri ct 뼈스캔 등등 그날이 좀 힘들지만 이제 다 끝나갑니다^^

  • 9. 저요
    '23.7.4 3:48 PM (122.36.xxx.179)

    남편분이랑 트레킹 좋으셨을 거 같아요. 저도 언젠간 스위스 가보겠죠!^^

  • 10. ...
    '23.7.4 4:08 PM (211.36.xxx.52)

    항암 ㅡ스위스

  • 11. ..
    '23.7.4 4:11 PM (14.50.xxx.97)

    좋은 여행 하셨네요.^^
    여행상품 자체 가격은 얼마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 12. 쾌유
    '23.7.4 4:26 PM (117.110.xxx.89)

    좋은 여행 하고 오셨다니 제가 다 좋네요 ~~
    저도 스위스 가고 싶어요 ^^

  • 13.
    '23.7.4 4:31 PM (223.62.xxx.31)

    1인당 445만원이었고 가서 보니 패키지 분들 가격이 다 다르더군요.늦게 합류하신 한 분은 520에 오셨다 했어요.
    노옵션 아닌 상품은 가서 내는 옵션 비용이 70에서 80든다고 들었어요.

  • 14. 9년차
    '23.7.4 4:31 PM (1.238.xxx.143)

    독한 삼중음성에 수술후 항암4번 방사선33번 했어요;;
    40대 초에 걸려서 돌아보니 벌써 9년차
    유방암 걸리기 전보다 더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마 더 건강하게 지내실거에요... 힘내세요^^

  • 15. 건강하시길
    '23.7.4 4:34 PM (39.117.xxx.106) - 삭제된댓글

    좋은후기 감사해요
    스위스 또 가고싶네요
    융프라우 눈밭에 발자국 꼭꼭 찍던 추억
    슈니케플라테 만발한 야생화꽃밭
    휘르스트 산장에서 밤에 본 별이 쏟아지던 풍경
    이 좋은거 더 많이 보기위해 건강하기로 해요

  • 16.
    '23.7.4 4:34 PM (223.62.xxx.31)

    윗님,삼중음성..많이 힘드셨겠어요.
    9년이나 되셨다니 정말 잘 관리하고 이겨 내신거 같아요.
    삼중음성은 오년 지나면 안심해도 되고 호르몬 양성은 삼 년 지나면서 부터 조심해야 된다고 들었어요.
    정말 축하드리고 계속 화이팅 하시고 행복 누리며 사시길 바랍니다!

  • 17. ..
    '23.7.4 4:42 PM (125.130.xxx.233)

    건강해지셔서 더 많은곳여행 다니세요

  • 18. ...
    '23.7.4 4:49 PM (203.254.xxx.93) - 삭제된댓글

    얼른 시간이 흘러 제게도 정신적인 여유가 생기면 좋겠네요.
    한 달 전, 개인병원에서 조직 검사 결과 받고 연결해준 대학 병원으로 옮겨 검사 받고 있어요.
    이번 금요일 초음파 검사를 마지막으로 다음 주 그 동안 받은 검사들 결과 나옵니다.

    지금은 식단 신경쓰며 몸 만들기 하고 있는데, 마음 같아서는 빨리 수술 받고, 항암/방사선 치료도 끝나면 좋겠어요.

    어떤 종류의 암인지, 몇 기일지...?
    항암은 잘 버틸 수 있을지...?
    가슴 크기가 극도로 작아서 굳이 복원 수술까지는 안 하려 마음 먹었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니 갈등도 되고...

    건강검진에 무심했던 제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고, 이번 기회를 계기삼아 더 건강해지자 싶기도 하고...

    아직 갈팡질팡 입니다.

  • 19. ...
    '23.7.4 4:50 PM (203.254.xxx.93)

    얼른 시간이 흘러 제게도 정신적인 여유가 생기면 좋겠네요.
    한 달 전, 개인병원에서 조직 검사 결과 받고 연결해준 대학 병원으로 옮겨 검사 받고 있어요.
    이번 금요일 초음파 검사를 마지막으로 다음 주 그 동안 받은 검사들 결과 나옵니다.

    지금은 식단 신경쓰며 몸 만들기 하고 있는데, 마음 같아서는 빨리 수술 받고, 항암/방사선 치료도 끝나면 좋겠어요.

    어떤 종류의 암인지, 몇 기일지...?
    항암은 잘 버틸 수 있을지...?
    가슴 크기가 극도로 작아서 굳이 복원 수술까지는 안 하려 마음 먹었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니 갈등도 되고...

    건강검진에 무심했던 제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고, 이번 기회를 계기삼아 더 건강해지자 싶기도 하고...

    아직 갈팡질팡 중입니다.

  • 20.
    '23.7.4 5:26 PM (223.62.xxx.31)

    윗닝,갈팡질팡 하는 사이 수술도 치료도 끝나갈 겁니다.
    유방암은 워낙에 표준치료가 잘되어 있고 선진국에서 가져온 루틴으로 치료하기에 멘탈만 잘 붙드시고 이 모든것도 결국 끝이 온다는 맘으로만 지내시면 됩니다.
    힘내세요!그리고 이겨 내시고 더 건강하시고 더 행복해지세요!~~
    무병장수가 아니고 일병장수라는 말에 위안삼으시고요~^^

  • 21. 저도요
    '23.7.4 6:36 PM (80.251.xxx.146)

    3년반 되었고
    코로나시작즈음에 수술받았어요.
    지금 바르셀로나 여행중인데
    돌아가자마자 6개월 정기검진일이네요.
    원글님도 댓글 다신분들도 저도
    모두 재발없이 계속 무탈하길요

  • 22. ㅇㅇ
    '23.7.4 9:12 PM (183.96.xxx.237)

    암환자 가족으로 글읽는데 눈물 나네요
    일병장수 했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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