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자들이 요리를 하면 이런 논쟁이 덜할텐데

ㅇㅇㅇ 조회수 : 1,568
작성일 : 2023-06-11 11:32:48
전 복잡하고 미려한 한식을 보면 피곤한 엄마가 떠오르거든요. 요리를 워낙 잘하시고 다양한 한식을 가족에게 먹이는게 사명이신 분이셨죠. 한식일식 자격증도 있으셨고, 잘은 모르지만 한식 대가에게 후계자 제안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참 묘하게도 저는 그래서 요리를 싫어하게 되었어요.

부부싸움을 하고, 제 성적이 떨어지고, 동생이 대학을 간 뒤에 방황을 하며 집에 머무르고 등등 집안의 냉기에 얼어죽을 것 같을 때에도 엄마는 요리에 집착하셨고 전 토할거 같은 스트레스에서도 엄마의 음식을 씹어 넘겼어야 했어요.

엄마가 잘못하신게 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엄마는 아빠와 사업체를 같이 하셨는데요.
아빠는 무슨 역할을 하셨던 걸까요?

그냥 아빠가 어설프게 식사를 준비했다면, 아빠가 그 일을 나눠서 감당하고 있었다면
(엄마와 비교하면 말도 안되게 맛이 없었겠지만)
그 억지로 음식을 넘겨야 했던 상황보다는 나은 상황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복잡한 제 심리를 잘 아는 남편은 유학 생활이 길어서 요리를 적당히 하던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결혼 후 주방은 남편 차지고 밀키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계란 후라이만 해도 엄마가 요리했다고 좋아해요.
대부분 사먹기는 하지만 저는 그 진수성찬이 있던 제 어린 시절보다 지금의 식탁이 더 행복한거 같아요.



IP : 216.24.xxx.4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6.11 11:36 AM (118.235.xxx.14)

    원글에 100%동의해요.
    맞벌이면 솔직히 남자가 요리를 비롯한 가사를 더 많이 하는게 맞죠.

  • 2. ㅇㅇ
    '23.6.11 11:39 AM (121.136.xxx.216) - 삭제된댓글

    사람마다 다르죠..

  • 3. ㅇㅇ
    '23.6.11 11:40 AM (121.136.xxx.216) - 삭제된댓글

    근데 정성과 시간이 들어갈수록 요리가 더 맛잇는건 사실이더라고요 ㅠ

  • 4. 저도
    '23.6.11 11:40 AM (49.172.xxx.28)

    100% 동의

    집밥 부심 한식 부심에 거부감 드는건 엄마가 열심히 지지고 볶아서 남편 자식 먹이고 여자가 해서 남자 먹이고 이런 그 뒤에 숨은 착취 정서 때문인듯요

    남자들이 여자만큼 해야그때부터 온전히 개인의 입맛 취향 문제가 되는 것

  • 5. 100퍼
    '23.6.11 11:45 AM (182.220.xxx.133)

    동감.
    요리부심 있는 친정엄마
    간단하게 먹자 라는 말에 전을 부치고 7첩반상 차리는 분임.
    전기밥솥 밥은 맛없어서 못드시는지 매끼 돌솥밥 하시고.
    그래서인지 저는 반찬도 사먹고 국도 사고 잘 사요.
    엄마가 맨날 주방에서 시간 다 보내고 이정도는 여자가 기본이라고 하는 말 지긋지긋합니다

  • 6.
    '23.6.11 11:49 AM (106.101.xxx.114)

    원글은 안좋은 추억의 밥상이었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좋은 추억과 사랑의 밥상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엄마가 힘들게 차려준거 그때는 몰랐고..
    그저 맛있었고 밥숟가락에 올려주시는 반찬들 ..그거 보시는 엄마 흐뭇한 눈빛..
    맛있다고 하면 열번도 더해주신다고 많이 먹으라고..
    그런 기억이 있어요..
    나 어릴적엔 구어나온 김도 없었어요
    엄마가 한장씩 기름발라 한장씩 구어주셨던거죠.
    그만치 힘든 밥상 기꺼이 차려주셨어요.
    감사합니다.

  • 7. ..
    '23.6.11 11:53 AM (173.73.xxx.103)

    저도..
    누구 한 명 고생해서 만든 한식, 감사하긴 한데
    그게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어서 불편해요

    밥 한끼 그냥 건강만 하면 되는 건데
    산해진미 만들려고 이손질 저손질.. 저는 반대예요
    요리하다 지쳐서 남 먹는 것만 구경하는 그런 요리 말고
    조악해도 같이 만들고 같이 먹고 다음엔 다르게 만들고.. 그런 식사가 좋아요

  • 8. 그놈에밥
    '23.6.11 11:54 AM (14.138.xxx.98)

    그깟 밥 좀 대충먹으면 어때서 여성 착취의 역사를 이어나가려고 르는지 ㅠ 여자 갈아넣어서유지되는거

  • 9. 그냥
    '23.6.11 12:10 PM (110.70.xxx.129)

    서양식으로 드세요 . 왜 다들 힘드네 죽는 소리 하며 이 난린지

  • 10.
    '23.6.11 12:16 PM (223.38.xxx.34)

    맛과 상관없이 음식은 준비하는 과정을 포함한
    가족과의 즐거운 추억을 공유하는 분들도 많은데 안타깝네요

  • 11. ..
    '23.6.11 5:21 PM (182.220.xxx.5)

    공감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75280 방충망.방향 바꾸라고 알려주신분들 감사해요 8 2023/06/11 4,243
1475279 학생 어머님이 아이를 엄청 엄하게 키우셨다고 했는데.. 19 커피향기 2023/06/11 4,805
1475278 자녀가 승무원 취업을 고민하고 있다면?(전직조언) 35 dd 2023/06/11 5,006
1475277 백령도까나리액젓 사려고 하는데 어떤게 맛있나요? 6 ... 2023/06/11 996
1475276 불교이신 분들, 보통 경전은 어느 경로로 구입하시나요? 4 ㅇㅇ 2023/06/11 744
1475275 노호 보내기좋은 소도시 어디일까요? 32 ㅇㅇ 2023/06/11 5,271
1475274 친구에게 내꺼 빌려주나요? 15 그냥 2023/06/11 3,476
1475273 무선 이어폰 안 쓰시는 분도 계시죠? 18 아나로그 2023/06/11 2,383
1475272 푸켓 좀 잘 아시는 분? 8 푸켓 2023/06/11 1,123
1475271 어젯밤 남편 골프 멤버 관련 글 쓴 사람이에요. 66 구름빵 2023/06/11 8,081
1475270 샤오미 로보락 쓰시는 분들 4 ufg 2023/06/11 1,272
1475269 남편시키 45 에이스 2023/06/11 6,292
1475268 전 인터넷 제일 처음 기억나는게. 민금원님이랑 차승원 부인 글 7 ... 2023/06/11 1,584
1475267 시어머니가 맞벌이 하셨던분 남편 어떤가요? 12 .. 2023/06/11 4,115
1475266 더러움주의) 왜이럴까요 1 Asdl 2023/06/11 1,422
1475265 액젓은 유통기한보다 얼마나 더 넘길수 있나요? 11 .. 2023/06/11 1,535
1475264 벌금 한번도 내본적 없는데 드문거 아니죠? 12 2023/06/11 1,160
1475263 우편집중국에서 하는 3 상하차, 소.. 2023/06/11 647
1475262 중딩아이와 스벅왔어요 7 ... 2023/06/11 2,720
1475261 황신혜…얼굴은 잘모르겠는데, 살이 많이 찐건가요? 41 예뻤던 2023/06/11 20,051
1475260 지금 콩국수 먹는 중인데요 7 ㅇㅇ 2023/06/11 2,154
1475259 암 첫진단보다 재발이 원래 더 덤덤한가요? 11 ㅁㅁ 2023/06/11 2,314
1475258 후쿠시마오염수방류되면미역국도안녕이네요 19 이젠 2023/06/11 2,207
1475257 흰색 상판 김치국물 4 나마야 2023/06/11 732
1475256 50을 바라보는 요즘 운동만이 답이네요. 14 운돋 2023/06/11 6,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