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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입만 열면 자식 자랑인 엄마

에효 조회수 : 4,371
작성일 : 2023-05-27 22:44:40
너무너무 심한 경우였어요. 
특히 하나 뿐인 딸인 제 자랑, 그리고 외할아버지 예전에 잘나갔던 자랑. 
그런데도 어떻게 사람들이 엄마를 만나주고 얘기를 들어줬을지 신기할 정도로 과했어요.
그리고 엄마가 너무 제 자랑을 많이 하니까 전 오히려 사람들 시선이 곱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어 그래, 니가 그렇게 잘났어? 공부를 그렇게 잘 해? 그래서 대학은 어디가나 두고보자, 항상 그런 느낌이요.
엄마랑 어디 같이 다니는 것도 민망했어요. 하도 입만 열면 얘가 어쨌고 저쨌고 엄마만 모르지 분위기는 다 싸해지고.

그런데 어느날, 성당 성경공부 모임에 나갔다가 엄마가 쉬는 시간인지 또 제 자랑을 신나게 하셨나봐요.
그랬더니 수녀님이 엄마손을 꼭 잡으면서 그러셨대요, 자매님, 자식 자랑은 꼭 하나님한테만 하세요. 
하나님이 엄마랑 같이 만든 아이니까 엄마 만큼 기쁘게 들어주신답니다. 다른 사람한테 말고 꼭 하나님한테만요, 아셨죠? 
그 얘기 듣고 전 십년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았어요. 
얼마전에 아는 언니 블로그에 보니까 우리 남편 기업체 CEO, 얼굴도 잘생기고 게다가 연하. 외제차 몇대, 아파트 어디 펜트하우스, 내가 이렇게 부자라는 걸 새삼 느낀다 그런 글 올렸던데 저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 지면서 그 수녀님 말이 생각 나더라고요. 제발 자랑은 하나님한테만.  
IP : 74.75.xxx.12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5.27 10:55 PM (122.36.xxx.234)

    현명하신 수녀님이 만인을 구제해주셨군요 ㅋ

  • 2. ..
    '23.5.27 10:57 PM (180.65.xxx.27) - 삭제된댓글

    엄마가 그럴때 그냥 듣고 있었어요?
    못하게 했어야지 분위기 싸해지는데 그냥 있나요?
    시작하려면 딴소리를 해서라도 막아야 내엄마 바보 안만들잖아요.

  • 3. 물론
    '23.5.27 11:05 PM (74.75.xxx.126) - 삭제된댓글

    전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말리죠. 엄마 바보 안 만들려고요. 하지만 엄마는 자기 자신, 특히 키와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너무 강했고 개룡남인 남편 성실하고 돈 잘벌어오는 데도 시골 촌놈이라고 창피해 했고, 그래서 자신의 분신이라고 믿는 저를 잘 키워서 자랑하는게 당신 자존감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으셨던 것 같아요. 그걸 기도로 승화하라는 조언은 정말 신의 한수였던 것 같아요.

  • 4. 물론
    '23.5.27 11:07 PM (74.75.xxx.126)

    전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말리죠. 엄마 바보 안 만들려고요.
    하지만 엄마는 자기 자신, 특히 키와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너무 강했고 개룡남인 남편 성실하고 돈 잘벌어오는 데도 시골 촌놈이라고 창피해 했고, 그래서 자신의 분신이라고 믿는 저를 잘 키워서 자랑하는게 당신 자존감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으셨던 것 같아요. 그걸 기도로 승화하라는 수녀님의 조언은 정말 고수의 한수였던 것 같고요.

  • 5. 뱃살러
    '23.5.27 11:52 PM (221.140.xxx.139)

    와 수녀님의 품격이...

  • 6.
    '23.5.28 1:43 AM (119.70.xxx.213)

    하느님 앞에
    겸손하면 더 빛날텐데요
    내면의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그러는 걸까요?
    살짝 모자라는 분 같네요

  • 7. 수녀님 짱
    '23.5.28 6:39 AM (61.84.xxx.71)

    멋있으시네요.

  • 8. 최고의
    '23.5.28 8:54 AM (175.123.xxx.2)

    자랑 차단 방법 ㅎ
    저도 써먹을게요

  • 9. .....
    '23.5.28 9:05 AM (70.175.xxx.60)

    고맙고 지혜로운 수녀님이시네요!!
    블로그에 자랑한다는 언니....저런 걸 저렇게 자랑하는 사람도 있긴 있군요. 너무 없어보여요 ㅠㅠ

  • 10. ,,,
    '23.5.28 11:48 AM (121.167.xxx.120)

    자랑은 부부 둘이서만 해요.
    자랑이 남에게 상처를 주고 질투가 되기 때문이예요.
    자랑도 억제 하다보니 잘 안하게 돼요
    남이 하는 자랑은 잘 들어 줘요.
    얼마나 자랑하고 싶은 사람이 없어서 나한테 하는건지
    불쌍하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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