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소설 '가여운 것들 / Poor things'

... 조회수 : 1,400
작성일 : 2023-05-18 18:11:43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팬들이 상당히 많은 걸로 아는데요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으로 '가여운 것들'의 티저가 떴습니다

이 책은 이 영화의 원작소설입니다
저도 이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원작을 먼저 읽어보자 싶었는데, 마침 동네 도서관에 신착도서로 들어와서 예약도 안하고 1착으로 대출하는 영광을 ㅎㅎㅎ

아마도 제가 란티모스 영화를 다 본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이 감독 영화의 매력은 '날것스러움'이랄까요?
예를 들어 스테이크로 비유하자면 초기작 '송곳니'는 단촐하게 스테이크만 덜렁 올라간 접시에 레어? 아니 육회와 레어 사이쯤으로 피가 흥건한 날고기 느낌이 강했다면 가장 최근작인 '더 페이보릿'은 가니시와 미슐렝 3스타급 플레이팅이 훌륭한 스테이크 접시에 미디엄 레어로 아주 잘 구운 스테이크 같달까요?
칼로 삭 베면 핏물이 흥건히 배어 나오고 입에 넣으면 익힌 고기보다는 날고기 맛이 선명한 ㅎㅎㅎ
다른 작품의 날것스러움은 '송곳니'와 '더 페이보릿' 사이 그 어디쯤
아주 생경하지만 감추고 부정하고 싶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본능 혹은 원초적인 그 무엇, 그리고 그 위에 쌓이는 교육된, 혹은 문명화된 의식으로 덮인 어쩌면 가식 혹은 위선일 수 있는 것들을 어쩌면 그리도 잘 표현하는지.

순전히 제 생각이니 태클 금지...

'미키 7'을 읽으면 첫 챕터부터 이건 봉준호 꺼네 딱 떠오르는데, '가여운 것들'은 갸우뚱 갸우뚱 하다가 마지막 챕터에 가서야 아 이거 란티모스 꺼 맞구나 싶었는데, 마지막 챕터 뒤에 따라붙은 걸 더 읽으면 마치 '파이 이야기' 때의 기시감이 들면서 혼돈이...

아무튼 소설 자체가 아주 매혹적입니다
과연 란티모스는 이 매혹적인 소설을 어떻게 요리해서 내놓을 건지...
엠마 스톤으로 여주인공을 낙점한 건 탁월한 선택 같습니다
다만 두 남주인공이 윌렘 데포와 마크 러팔로인 것은 란티모스의 소설과는 다른 창작 방향을 암시하는 것이겠다 싶습니다

이 영화 홍보에 얹어서 소설을 함께 홍보하는데 '프랑켄슈타인의 재해석'이라고 카피를 뽑던데, 낚이지 마시길...
이 소설을 스필버그나 카메론 같은 거장 '할배'들이 픽했다면 완전히 다른 낭만적인 영화가 됐을 겁니다
그러나 란티모스는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지 기대가 증폭됩니다
막 도축한, 사후경직도 끝나지 않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걸 가져다 육회를 칠 건지, 아님 미디엄 레어 정도로 얌전히 구워서 내놓을 건지, 아님 번개라도 맞고 개과천선해서 웰던으로 구워낼지 소설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도 가능한 작품이라 정말 기대가 됩니다

티저는 미리 보지 않고 소설을 마치고 봤는데요
우와, 제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지는군요
당연히 멋있어서 기대됩니다

영화에 대한 기대와는 별개로 소설도 흥미롭습니다
예상할 법한 스토리같은데 진행이 계속 예측과 달리 갑니다
제 상상력이 부족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익숙한 것 같으면서 색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책 본문에도 언급되지만, 프랑켄슈타인을 비롯해서 갖가지 버무린 레퍼런스들이 많습니다

심심한 분들께 이 소설 권해봅니다



IP : 222.111.xxx.12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23.5.18 6:26 PM (124.49.xxx.142)

    저도 요르고스 왕팬인데 흥미진진해보이는 책 리뷰 잘읽었습니다.
    또다른 신작도 소설도 너무 기대됩니다.
    추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68847 건강보험료에 부동산도 반영되나요? 9 궁금 2023/05/18 2,361
1468846 다이소알바 어떨까요 11 2023/05/18 5,126
1468845 복스럽게 생기고 부모복 좋은 넉넉한 딸들이 남자복이 좀 약한거 .. 11 ㄴㄴㅁ 2023/05/18 5,805
1468844 학교에서 그럼 교사가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요? 6 2023/05/18 2,185
1468843 비호감 둘의 조합 4 비호감 2023/05/18 1,873
1468842 혀에 난 상처, 오래 가나요? 4 구강 2023/05/18 597
1468841 소설 '가여운 것들 / Poor things' 1 ... 2023/05/18 1,400
1468840 부모님 상속재산중에 도로가 있는데 돌아가기기전까지 도로사용료 청.. 2 상속 2023/05/18 1,584
1468839 "해운대에 짐만 놓고 광안리로"...상인들 울.. 7 .... 2023/05/18 5,059
1468838 여초 회사 여러 곳 다녀보고 느낀 점 3 회사 2023/05/18 2,909
1468837 차라리 미국처럼 PA NP 제도를 합법화 시켜요 7 아예 2023/05/18 1,263
1468836 아직 저녁메뉴 못정했어요 5 가난한주부 2023/05/18 1,560
1468835 결혼식 식대 11 2023/05/18 2,873
1468834 외국 남자가 우리나라 남자보다 저출산 원인을 잘 알고 있네요.... 26 ........ 2023/05/18 5,248
1468833 시스템에어컨 어떤 거 하시겠어요? 7 ... 2023/05/18 1,373
1468832 89세 아버지가 잘못걷겠다고... 8 ... 2023/05/18 4,360
1468831 사실은 간호돌봄센터를 개설을 노리는 간호사들 49 이게 2023/05/18 5,360
1468830 저번에 에어콘 청소하셨다는 분 감사합니다 8 감사 2023/05/18 3,380
1468829 30 평대 에어컨 빨리사는 방법좀.. 4 조언 2023/05/18 1,502
1468828 '시끄럽다' 청소노동자 고소했던 연대생 사건. 형사완료, 민사계.. 6 ... 2023/05/18 2,983
1468827 지가 무슨 말을 하는 줄도 모를거에요.. 6 ........ 2023/05/18 985
1468826 한 학생의 안타까운 사고관련 청원동의 부탁드립니다. 9 부탁드립니다.. 2023/05/18 1,863
1468825 핸드폰 바꾸려는데 노트10플러스 사용하기 어떤가요? 13 답변좀 2023/05/18 2,148
1468824 날이 더워졌으니 시원하시라고 무서운 얘기 해볼게요 4 ㅇㅇ 2023/05/18 2,643
1468823 애기 싫어하면 안낳는게 낫나요? 21 ㅇㅇ 2023/05/18 3,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