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티모스 감독의 신작으로 '가여운 것들'의 티저가 떴습니다
이 책은 이 영화의 원작소설입니다
저도 이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원작을 먼저 읽어보자 싶었는데, 마침 동네 도서관에 신착도서로 들어와서 예약도 안하고 1착으로 대출하는 영광을 ㅎㅎㅎ
아마도 제가 란티모스 영화를 다 본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이 감독 영화의 매력은 '날것스러움'이랄까요?
예를 들어 스테이크로 비유하자면 초기작 '송곳니'는 단촐하게 스테이크만 덜렁 올라간 접시에 레어? 아니 육회와 레어 사이쯤으로 피가 흥건한 날고기 느낌이 강했다면 가장 최근작인 '더 페이보릿'은 가니시와 미슐렝 3스타급 플레이팅이 훌륭한 스테이크 접시에 미디엄 레어로 아주 잘 구운 스테이크 같달까요?
칼로 삭 베면 핏물이 흥건히 배어 나오고 입에 넣으면 익힌 고기보다는 날고기 맛이 선명한 ㅎㅎㅎ
다른 작품의 날것스러움은 '송곳니'와 '더 페이보릿' 사이 그 어디쯤
아주 생경하지만 감추고 부정하고 싶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본능 혹은 원초적인 그 무엇, 그리고 그 위에 쌓이는 교육된, 혹은 문명화된 의식으로 덮인 어쩌면 가식 혹은 위선일 수 있는 것들을 어쩌면 그리도 잘 표현하는지.
순전히 제 생각이니 태클 금지...
'미키 7'을 읽으면 첫 챕터부터 이건 봉준호 꺼네 딱 떠오르는데, '가여운 것들'은 갸우뚱 갸우뚱 하다가 마지막 챕터에 가서야 아 이거 란티모스 꺼 맞구나 싶었는데, 마지막 챕터 뒤에 따라붙은 걸 더 읽으면 마치 '파이 이야기' 때의 기시감이 들면서 혼돈이...
아무튼 소설 자체가 아주 매혹적입니다
과연 란티모스는 이 매혹적인 소설을 어떻게 요리해서 내놓을 건지...
엠마 스톤으로 여주인공을 낙점한 건 탁월한 선택 같습니다
다만 두 남주인공이 윌렘 데포와 마크 러팔로인 것은 란티모스의 소설과는 다른 창작 방향을 암시하는 것이겠다 싶습니다
이 영화 홍보에 얹어서 소설을 함께 홍보하는데 '프랑켄슈타인의 재해석'이라고 카피를 뽑던데, 낚이지 마시길...
이 소설을 스필버그나 카메론 같은 거장 '할배'들이 픽했다면 완전히 다른 낭만적인 영화가 됐을 겁니다
그러나 란티모스는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지 기대가 증폭됩니다
막 도축한, 사후경직도 끝나지 않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걸 가져다 육회를 칠 건지, 아님 미디엄 레어 정도로 얌전히 구워서 내놓을 건지, 아님 번개라도 맞고 개과천선해서 웰던으로 구워낼지 소설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도 가능한 작품이라 정말 기대가 됩니다
티저는 미리 보지 않고 소설을 마치고 봤는데요
우와, 제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지는군요
당연히 멋있어서 기대됩니다
영화에 대한 기대와는 별개로 소설도 흥미롭습니다
예상할 법한 스토리같은데 진행이 계속 예측과 달리 갑니다
제 상상력이 부족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익숙한 것 같으면서 색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책 본문에도 언급되지만, 프랑켄슈타인을 비롯해서 갖가지 버무린 레퍼런스들이 많습니다
심심한 분들께 이 소설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