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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ADHD였는데요

.. 조회수 : 6,107
작성일 : 2023-05-14 10:20:58
제가 어렸을 때 ADHD였어요
그런데 지능 높고 여자아이라 티가 잘 안 났어요
저희 어머니는 지금도 내가 ADHD라고 하면 깜짝 놀라요
니가 무슨 ADHD냐고요.

근데 유치원 때부터 통제가 잘 안 돼서 선생님들한테 미움 샀어요.
몰래 벽에 낙서해서 혼나고요.
벽 낙서는 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림체가 제 그림체라 혼나면서도
내가 그린 게 맞나 알쏭달쏭했어요.
유치원 때부터 덧셈뺄셈 부호 안 보고 계산해서 실수 잦았고요.

좀 커서 중고딩 때는 친구들이랑 잘 지내다가도
저도 모르게 친구들한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해서 왕따 당하기도 했어요.
비밀을 툭 말해버린다거나, 뚱뚱한 친구한테 돼지야!라고 말한다거나..
돼지야,는 원래 동생이랑 서로 쓰던 애칭이었고 학교에선 써본 적 없는 말인데 장난치다 말실수로 나온 거였어요.
의도 없이 그냥 나온 말 실수요
이런 식으로 학교 공부 잘하고 잘 앉아 있고 어디 부러진 데도 없지만
늘상 삐걱거렸어요.

이게 생활 기능이 잘 안 되니 사춘기 이후 우울증이 돼요.
미루기도 잘하고 닥쳐서 동동거리니 늘 허둥대고..
우울은 무기력이 되고 대학교 때는 출석도 강제가 아니니 엉망진창이었고요.

일찍 알았으면 제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 것 같아요.
지금은 전두엽이 아주 늦게 발달한 건지
이런 날 다독이며 살만해진 건지
아니면 문제가 발생해도 무시할 힘이 생긴 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잘은 지내요. 하지만 지금이 되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자녀가 자꾸 뭘 깜빡하고, 자주 다치고, 친구 사이에서 혼자 천진난만하면
이게 학업만 문제가 아니니 꼭 병원 가고 더 좋은 방향을 찾아주세요.
IP : 173.73.xxx.103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3.5.14 10:36 AM (218.39.xxx.59)

    너무 야무진 분이시네요.

    어떻게 그걸 혼자 잘 겪으셨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

  • 2. 저는
    '23.5.14 10:49 AM (211.176.xxx.163)

    솔직히 원글님과 같이 미성숙한 아이가 성숙한 자아로 성장하는 과정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라 생각하는데요... 왜 이제는 미성숙한 아이의 성장과정을 지나치게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면서 교정의 대상으로 삼고 adhd라 진단하고 약까지 먹이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원글님의 성장과정 이 자연스러운것 아닌가 싶은데요

  • 3. 강자에
    '23.5.14 10:53 AM (211.176.xxx.163)

    자갈돌을 보면 똑같은 색도 모량도 재질도 없는데
    왜 모두들 동그랗고 하얗고 예쁜 돌만 정상이라 규정하고
    그렇지 못한 돌들은 불량이라 진단하고 깍고 다듬고 광내려하는지... 심각하게 뾰족한 부분 만 좀 다듬고 웬만하면 생긴대로 살아가면 좋겠어요

  • 4. ㅡㅡㅡ
    '23.5.14 10:58 AM (183.105.xxx.185)

    솔직히 님 정도면 그냥 크는게 전 맞다고 봐요. 물론 성인 이후로도 폭력이나 알코올 문제가 있다면 달라지겠지만 adhd의 70 프로는 거진 정상화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구요. 수업시간에 뛰쳐나가거나 갑자기 서서 노래부르고 교실 뛰어나가고 책상에 1 분도 못 앉아 있어서 뒹굴고 하는 애들이 치료 받을 애들이라 보거든요 ..

  • 5. 웟님
    '23.5.14 11:03 AM (211.234.xxx.170)

    자기가 감기증상이 있는지, 어디가 이상한지 자기가 알잖아요.
    의사는 판정해주고요.

    그냥 미성숙에서 성숙으로 가는 성장과정하고는 달라요.

    본인이 느껴요.

  • 6. 원글님은
    '23.5.14 11:06 AM (59.9.xxx.114)

    운이 좋으신 케이스예요.

    일반적으로 ADHD아이들의 80~90%는 학습장애를 겪어요.
    수학 학습을 위한 추상적 사고가 어렵고,
    다른 암기과목을 기억하기 위한 기억전략을 스스로
    못 만드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리고 최근 연구는 ADHD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디는
    결과를 보이고 있어요.

    TV에 나오는 기안84, ADHD환자인데
    명문대 진학하거나 의대생이거나
    이런 케이스는 극히 드물고 성공적이어서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것일 뿐
    학습장애, 사회성 장애, 우울증 때문에
    성인기까지 고통스러운 ADHD 자녀를 둔 가정이 많습니다.

    자녀에게 뭔가 증상이 보이면 병원가서 진료받고
    정서적 불안과 긴장을 완화시켜줘야 합니다.

  • 7. ...
    '23.5.14 11:12 AM (211.36.xxx.64) - 삭제된댓글

    원글님도 중고등때까지 충동적인 비밀 발설 외모 조롱으로 왕따를 당했다고 하잖아요. 결국 본인한테 해가 오니 치료하는 거죠. 다행히 원글님은 증상이 경미한 수준 같고 극복도 잘한거 같지만 부적절 행동으로 인해 질책 거부 무시 당하는 경험이 계속 쌓이면 자신감 상실하고 자괴감으로 스스로가 힘드니까요.

  • 8. ..
    '23.5.14 11:17 AM (173.73.xxx.103)

    뭐 여기 쓰지 않은 일탈들 많아요
    도벽, 성적 충동 그런 거요.
    근데 천성이 겁이 많아서 만취로 정신 잃거나 약물이나 원나잇 같은 위험한 상황 근처는 애당초 안 갔지만요
    노느라 집에 안 들어가고 그런 일은 늘상이었어요.
    집은 지루하고 술도 없고 그러니까..
    자나고 보니 겁이 많아서 참 다행이었다 싶어요

    ADHD 과몰입이 공부에 약간 도움이 된 케이스긴 해요.
    일단 IQ가 높았고요 수학은 일부 힘들었지만 개념이 이해되는 영역이나 도형 같은 건 아주 잘하고 공식 외우는 건 너무 힘들고. 텍스트 중독에 가까워서 사회 과학 언어 영어 괜찮았어요.
    일도 과몰입에 맞는 부분은 성과가 좋았지만 나머지는 또 그만큼 끌어올리는 게 힘들었고..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요. 잘하는 건 잘하고 못하는 건 스스로 다독이면서 끌고 가고요.

    여튼 충동 조절만 잘됐으면 제 10대 20대가 참 수월했을 텐데 지나고 보니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 9. ㅁㅇㅁㅁ
    '23.5.14 11:27 AM (125.178.xxx.53)

    진단받으신거에요?

  • 10. ..
    '23.5.14 11:32 AM (173.73.xxx.103)

    네- 돌고 돌아 진단받았어요

  • 11. 고생하셨네요
    '23.5.14 11:34 AM (59.9.xxx.114)

    원글님의 청소년기가 얼마나 힘들었을 지
    짐작이 갑니다..

    삶이 참으로 만만치 않지만,
    원글님의 하루하루가
    험난했던 과거 경험의 상처에서 벗어나길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평생 성장하며,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시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비슷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2. ...
    '23.5.14 11:44 AM (1.241.xxx.220)

    어찌보면 저도 원글님과 비슷한데... 저도 adhd일까 생각이 들 정도.

  • 13. ㅇㅇ
    '23.5.14 11:50 AM (175.207.xxx.116)

    adhd는 그 자체는 문제가 안되는데 그게 습관으로 고착되고
    또 관계형성에 애로 사항이 된다고 하네요
    애로사항은 자존감에도 영향을 주고요

  • 14. ....
    '23.5.14 12:08 PM (219.241.xxx.27)

    글게요.
    그래도 공부라도 잘하게 된건 다행이죠
    안그런 부류들도 많아서..
    우리나란 공부로 풀릴 직업이 많아서요.

  • 15. ...
    '23.5.14 12:13 PM (211.36.xxx.81)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써주신대로 부적절 행동으로 인해 결국 본인이 힘들기 때문에 치료하는 거예요

  • 16. ㅡㅡㅡㅡ
    '23.5.14 12:15 P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조기 진단받고, 치료 받았으면 훨씬 수월했을거 같네요.
    잘 이겨내신거 정말 대단하고, 칭찬해 드리고 싶어요.
    늘 행복하세요.

  • 17. ...
    '23.5.14 12:21 PM (183.99.xxx.165)

    많이 힘드셨죠?

    전 조용한 ADHD 아이 둘 키워요.
    조용한 ADHD 라서 고등, 성인되어서야 알게되었구요.
    그냥 두면 되는데 왜 진단하고 약먹이냐는 분들은 심각성을 몰라서 그럽니다.
    저는 진작 알아서 대처하지 못해서 애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 18. 평온
    '23.5.14 3:14 PM (211.36.xxx.213)

    211.176님 남의 일이라고 말 함부로 하네요. 모르는 사람은 입찬 소리 하지 맙시다. 확대경따위 필요없어요. 당사자와 가족들은 진정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정말 어이없네요. 생각없이 하는 말 고스란히 다 돌려받기 바랍니다.

  • 19. ..
    '23.5.14 8:11 PM (124.50.xxx.140) - 삭제된댓글

    211. 176..
    adhd는 병 맞아요.
    뭔 자갈돌이 색깔이 다르니 어쩌니 그렇게 한가하고 안아키스런 얘기할 일이 아니고요.
    정확한 지식 없으면 가만히 계시고요.
    애가 adhd 라 치료 받아야 되는데 이런 헛소리 듣고 병원에 안 갈수 있으니
    그런 증상 가진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글입니다.
    약 먹으면 생활과 학업결과가 확실히 달라지는데 뭔 무책임한 소리 하는지..

  • 20. ..
    '23.5.14 8:16 PM (124.50.xxx.140) - 삭제된댓글

    211. 176..
    adhd는 병 맞아요.
    뭔 자갈돌이 색깔이 다르니 어쩌니 그렇게 한가하고 안아키스런 얘기할 일이 아니고요.
    정확한 지식 없으면 가만히 계세요.
    애가 adhd 라 치료 받아야 되는데 이런 헛소리 듣고 병원에 안 갈수 있으니
    그런 증상 가진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글입니다.
    벌써 애 학업태도 때문에 엄마가 담임께 불려가는데 뭔 자갈돌 타령이예요.
    약 먹으면 생활과 학업결과가 확실히 달라지는데 뭔 무책임한 소리 하는지..

  • 21. ..
    '23.5.14 8:19 PM (124.50.xxx.140)

    211. 176..
    adhd는 병 맞아요.
    뭔 자갈돌 색깔이 다르니.. ㅎ 그렇게 한가하고 안아키스런 얘기할 일이 아니고요.
    정확한 지식 없으면 가만히 계세요.
    애가 adhd 라 치료 받아야 되는데 이런 헛소리 듣고 병원에 안 갈수 있으니
    그런 증상 가진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글입니다.
    벌써 애 학업태도 때문에 엄마가 담임께 불려가는데 뭔 자갈돌 타령이예요.
    약 먹으면 생활과 학업결과가 확실히 달라지는데 뭔 무책임한 소리 하는지..

  • 22. Adhd인데
    '23.5.14 8:51 PM (218.39.xxx.66)

    일단 지능이 높은 경우 고딩까지 학교 공부는
    어찌어찌 괜찮을 수 있어요
    날뛰고 학교에서 큰 문제 없는 성격이고 그렇다면
    뭐 괜찮아요

    근데 고딩들어가면서 지능만큼 성적이 결과가 안나올 순 있어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교과목 잘하는 교과목에 따라 편차 클 수
    있고요

    Adhd 은 사회성 확실히 떨어지고요
    인간관계가 원활하진 않아요
    그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고딩생활 좌우되고요

    고딩까진 사실 넘겨도
    문제는 대학부터에요
    주어진 자유에 본인이 컨트롤이 안되서 적응이 힘들어요
    직접 스케줄짜고 다녀야하는데 실천어렵고
    안가도 학교에서 연락안와서 대학때부터 헬될 수 있어요

    그리고 20 살 넘으면 약먹어도 약기운 떨어지면 다시 돌아가요
    두뇌 굳기 전에 약먹어야
    두뇌 발달에 도움을 받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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