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랑 처음 해외여행

ㅇㅇ 조회수 : 1,722
작성일 : 2023-05-11 10:32:26
작년에 시어머니 갑작스레 보내드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어요
그간 멀리 있다는 이유로
또 여느 모녀처럼 그리 편하지만도 않은 관계였어서
엄마랑 단둘이 뭘 해본다는 생각을 못해봤어요
애들도 다 크고 엄마 더 연로해지기 전에 엄마랑 여행한번 해보고 싶어
제안했는데 엄마도 단둘이는 어색했는지
손녀며 사위며 아들이며 누구 하나라도 더 함께 가지... 하시더라구요
둘이만 가고 싶다고 했고
다른사람 끼면 또 일정잡고 비용생각하고 이러다 또 다음에 소리 나오니
그냥 갈건지 말건지만 정하라고 하니 의외로 가신다고 하네요
사실 속마음은 가도 좋고 다음에 다같이 가자 해도 좋을거 같았어요
엄마도 저도 둘이는 서로 어색하니깐요
그렇게 갑자기 다낭여행을 다녀왔어요
가기전에 옷이며 신발이며 뭐가져가네 환전 얼마하네 소소하게 카톡 주고 받으며
처음으로 친해진거 같았어요
패키지인데 노인네 껴서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다고 운동도 열심히 하셨답니다.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날도 오전 근무하고 오는 저를 위해 김밥도 싸오셨더랬어요
당신 공항버스 타고 오는데 기사가 차밀려 점심도 못먹었다 말에
싸온 김밥도 나눠주셨다고 연신 가방 꺼내주고 고맙다 절을 하듯 인사해서
좋았다고 하시네요...
패키지일정 걱정하며 갔는데 다행히 그리 빡빡하지 않았고
다니는 내내 현지 아가씨 가이드가 엄마엄마 하면서 딸인 저보다 어찌나 잘 챙기던지
너무 고마워 몰래 팁도 많이 줬어요
가는곳마다 좋다 먹는것마다 맛있다 사진찍자하면 포즈도 귀엽게 잘 취하고
엄마가 왜 친구가 많은지
주변에서 찾는 사람이 많은지 같이 다녀보니 알겠더라구요
둘밖에 없으니 서로 의지하고
대화도 많이하고
패키지 다른 일행과도 세대불문 어찌나 대화도 잘하고 잘 어울리시던지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봤고
그 누구와 갔던 여행파트너보다 좋았습니다.
다녀와서 저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거 칠십중반 나이에 다 소화하시는거보고 놀랐어요
비행시간때문에 더이상 멀리는 힘들거 같구
국내라도 함께 자주 다니려구요
오늘 여행사진 앨범으로 만들어 보내드렸는데
받으시고 기뻐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만들면서 다시보니 또 너무 좋고 어디 가고 싶고 그러네요
여행의 재미를 모르다 사람들이 이래서 다니는구나 느꼈어요
다들 엄마랑 행복한 시간 많이들 보내셨음 좋겠어요
IP : 211.206.xxx.23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3.5.11 10:38 AM (59.6.xxx.252)

    70대 중반 친정엄마와의 단둘 여행 국내도 잘 엄두 안 나는데 대단하시네요^^
    어머니도 딸과의 귀한 시간을 지혜롭게 잘 준비하신 거 같아요

  • 2. ..
    '23.5.11 10:40 AM (68.1.xxx.117)

    읽기만 해도 행복하네요.
    어머니가 무척 맞춰주시고 노력하신 듯 해요.

  • 3. ....
    '23.5.11 10:42 AM (115.136.xxx.13) - 삭제된댓글

    가는 곳마다 맛있다 좋다....

    이거 진짜 중요해요.
    딸이니 편하게 솔직히 말한다 하면서
    가는 곳마다 맛없다 별로다 이게 뭐냐 비싸다 이런 분들 많아요

    어머니도 100프로 만족은 아니셨겠지만 새로운 것에 만족하고 즐거워하고 얼마나 보기 좋아요
    잘하셨어요. 외국만이 아니라도 우리나라 여기저기 같이 많이 다니세요.

  • 4. 패키지
    '23.5.11 10:44 AM (125.136.xxx.127) - 삭제된댓글

    패키지라 더 좋았을 거에요.
    내가 혼자 다 신경써야 하면 재미가 반감되거든요.
    쉬지 않고, 가이드가 설명해주고 먹을 거리, 잠자리 덜 신경써도 되고
    말 하지 않는 동안 서먹서먹함도 있을 터인데 패키지는 덜 하거든요.
    그게 이번 여행 일등공신입니다.

  • 5. dd
    '23.5.11 10:47 AM (183.104.xxx.135)

    읽는 내내 제가 다 행복해지네요
    엄마도 좋은분이신것 같고 원글님도 마음 따뜻하신 분이네요

    울딸한테 톡하면 날려야겠네요

  • 6. ㅡㅡㅡㅡ
    '23.5.11 10:49 A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좋은 어머니시네요.
    더 친하게 좋은 시간 많이 가지시길.

  • 7. ..,.
    '23.5.11 10:56 AM (175.193.xxx.138) - 삭제된댓글

    어머니께서 말씀을 너무 이쁘게 하시네요^^~
    여행 즐겁게 다니는게 참 어려운데,
    이렇게 말 한마디로 서로 기분 좋아지는건데,
    모녀와 가이드분, 패키지 모두에게 좋은 여행 이였을 듯하네요

  • 8.
    '23.5.11 11:15 AM (211.204.xxx.231) - 삭제된댓글

    훌륭한 어머니 시네요.
    자라면서 엄마와의 이런저런 갈등이나 마상 없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다만, 지금 어떠한가.. 그게 관건 아니겠어요.
    체력 건강 관리 스스로 알아서 하시고 좋다, 맛있다, 고맙다 해주시고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려는 어머니
    자랑스런 엄마십니다. 최고!

  • 9. ㅇㅇ
    '23.5.11 1:09 PM (211.206.xxx.238) - 삭제된댓글

    사실 잡음이 아예 없지는 않았어요
    전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이다 하고 가서
    선택관광이니 쇼핑이니 그냥 돈쓸생각 하고 갔어요
    여행상품이 저렴한거라 그러려니했거든요
    근데 패키지 일행 몇몇이 선택관광 관련해서 가이드랑 분위기가 안좋았나보더라구요
    전 몇개 하고 싶은거 처음부터 말했고
    가이드가 제시하는것도 일행들이 하는 분위기면 하겠다
    또 언제 오겠냐 했더니 가이드가 엄청 좋아하며 잘 챙겨주더라구요
    근데 몇몇 일행들이 안한다고서 제가 선택한것도 몇개 못하고
    결론적으로는 가이드가 저희에게는 최대 친절을 베풀며
    오히려 하고싶어한것도 분위기상 못하는 걸로 되어 미안하다하면서
    더 잘해줬어요
    제가 우리 애들이나 남편 친구랑 갔다면
    저도 이것저것 따지고 했겠지만
    모처럼 엄마랑 간거 가성비니 뭐니 따지지 말고 그냥 이것저것 여기서 해볼수 있는거
    다 체험해보자 하고 간거라 즐겁게 다녀왔던거 같아요
    패키지 걱정 많이 하고 갔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고
    생각보다 저렴하게 잘 다녀온듯해요

  • 10. 00
    '23.5.11 1:13 PM (211.206.xxx.238)

    사실 잡음이 아예 없지는 않았어요
    전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이다 하고 가서
    선택관광이니 쇼핑이니 그냥 돈쓸생각 하고 갔어요
    여행상품이 저렴한거라 그러려니했거든요
    근데 패키지 일행 몇몇이 선택관광 관련해서 가이드랑 분위기가 안좋았나보더라구요
    전 몇개 하고 싶은거 처음부터 말했고
    가이드가 제시하는것도 일행들이 하는 분위기면 하겠다
    또 언제 오겠냐 했더니 가이드가 엄청 좋아하며 잘 챙겨주더라구요
    근데 몇몇 일행들이 안한다고서 제가 선택한것도 몇개 못하고
    결론적으로는 가이드가 저희에게는 최대 친절을 베풀며
    오히려 하고싶어한것도 분위기상 못하는 걸로 되어 미안하다하면서
    더 잘해줬어요
    제가 우리 애들이나 남편 친구랑 갔다면
    저도 이것저것 따지고 했겠지만
    모처럼 엄마랑 간거 가성비니 뭐니 따지지 말고 그냥 이것저것 여기서 해볼수 있는거
    다 체험해보자 하고 간거라 즐겁게 다녀왔던거 같아요
    패키지 걱정 많이 하고 갔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고
    생각보다 돈이 많이 남아서 엄마 사고 싶어하는거 사드리고
    도착해서 공항에서 식사하고 차마시고 남은 달러 다음에 또
    어디가자 드리고 아주 잘 다녀온듯해요

  • 11. ker
    '23.5.11 6:19 PM (180.69.xxx.74)

    불평하고 툴툴거리면 못가는데
    다행이네요

  • 12. 엄마가
    '23.5.11 9:13 PM (112.144.xxx.120)

    효도받을 준비가 되신 분이시네요.
    저는 별걸 다해줘도 시큰둥한 엄마 이제 어디가자 뭐하자 권하지 않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3201 살면서 만난 짐승같은 인간들 2 01:35:39 1,014
1683200 오요안나 왕따 카톡 유출한 사람이 10 01:34:41 1,717
1683199 (첫해외여행)겨울에 여름나라 도착하면요 22 .. 01:23:30 682
1683198 고양이 키우려면 자가여야 하죠? 8 Oo 01:17:57 455
1683197 50초반에 갑자기 바람이 불어 눈밑지 보톡스 슈링크 5 ㅇㅇㅇ 01:13:59 711
1683196 스포유 ㅡ 로기완 재밌어요 1 ... 01:07:28 338
1683195 강릉과 속초 4 강원도 01:03:55 517
1683194 전한길이 12월4일 계엄은 미친짓이라고 말했어요 18 대한민국 00:53:44 1,762
1683193 대만인간들 말종 많네요 12 ........ 00:51:52 1,941
1683192 7살 아들 매일밤 다리가 쑤시대요… 10 00:46:43 991
1683191 여태 코로나 한번도 안걸리셨던분들 14 얼마나 00:44:37 1,262
1683190 애터미도 세개로 교회와 연관있나봐요? 1 00000 00:34:57 736
1683189 금주 재판증언 시작, 비겁한 거짓말보스 민낯 까발려야 3 김진tv 00:33:15 393
1683188 최상목, 박근혜 미르재단 공소시효 남았네요 4 목이 여러개.. 00:30:21 1,145
1683187 잠이 안와서.... 6 ........ 00:28:32 778
1683186 천정명편..확실히 젊음은 빤짝빤짝 청량하네요 7 주병진 00:21:23 1,792
1683185 인터넷 약정 기간 위약금 6 ..... 00:17:27 465
1683184 트리거 너무 재밌어요 진짜 꼭보세요 4 대박 00:17:03 1,796
1683183 임종석 "지난 대선서 이재명 부족 받아들여야...&qu.. 75 대선패배 책.. 00:12:07 2,042
1683182 작년에 갑자기 오랜 친구들 인연이 셋이나 깨졌어요 8 .. 00:11:35 2,067
1683181 손학규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17 .. 00:06:19 1,322
1683180 저 담배피워요 24 ㅇㅈㅎ 00:06:00 3,338
1683179 말라깽이로 이번 여름 살 수 있을까요? 2 00:05:59 906
1683178 밥 말고 다른 음식을 뭐라고 하나요? 4 ㅇㅇ 00:04:43 826
1683177 윤의 악마성 눈치 챘나요? 9 악마 00:03:16 2,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