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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행복을 돈주고 샀어요 ㅎㅎ

반짝반짝 조회수 : 3,816
작성일 : 2023-05-11 09:32:27

네 이렇게 큰 행복일줄 모르고 샀는데 아침에 눈뜨면 그때부터 행복 시작^^
본업이고 생계수단일 수 있지만 누군가 정성들여 푸른 잎 돋게 하고 예쁜 꽃망울 잔뜩 달아 키운 꽃화초들을 몇개 샀어요 
아침에 깨면 붉은 색이 파랗게 변하는 하늘을 보며 일어나 눈비비며 제일 먼저 달려가는 곳이 화초들 쪼로록 놓인 침실 베란다예요 
얼마 전 구매한 꽃화분들이 하루가 다르게 꽃망울을 터뜨리네요 

얄팍한 한지로 겹겹이 접은 미니 장미꽃같은 보랏빛 캄파눌라
벨벳같은 꽃잎을 허리 뒤틀듯 한잎씩 펼치며 진한 향을 내뿜는 순백색의 꽃치자 (향을 맡으면 꽃 속으로 빨려들어가는듯 황홀..)
아가별들을 닮은 수십개의 작은 꽃이 노랑으로 피었다 점점 분홍색으로 바뀌는 별화분 칼랑코에 
단단한 진초록 잎사귀 끝에 굳게 다문 입처럼 강단있어 보이는 꽃망울을 도도하게 열어보이기 시작한 연분홍 향동백

온갖 나무와 화초 속에 파묻혀 사신 부모님을 보고 자라며 귀찮아서 어떻게 매일 저걸 물주고 잘라주고 비료주고 하나 했던 저
부모 유전자는 드러나는 때가 다를 뿐 언젠가는 나오나봐요 
부모님이 키우시던 화초들 나눠주셔서 몇개 키우고 있었지만 다들 잎사귀로 승부보는 아이들이라 1% 아쉬움이 있었는데 화사하게 피는 꽃들이 자리하니 눈도 코도 마음도 몇배로 즐겁네요^^ 

오천원짜리 두개, 만원짜리 하나, 삼만원짜리 하나
이정도에 이만큼의 행복이면 따지고 싶지 않지만 가성비 우주 최강인듯 ㅎㅎ
수고해서 번 돈으로 누군가 수고와 정성으로 키운 생명체를 사면서 무한의 행복을 덤으로 얻다니..
일없는 날엔 하루 종일 화분 곁을 서성이며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며 빵빵하게 차오르는 가슴을 느낍니다 ^^
화초 공부도 더 하고 일기도 쓰며 이 행복을 속속들이 누려볼 생각이예요 





IP : 59.6.xxx.6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5.11 9:40 AM (112.145.xxx.70)

    화원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 2. ..
    '23.5.11 9:43 AM (125.184.xxx.69)

    꽃들이 하나씩 필때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뛰는 가슴은
    찐 행복이지요
    저도 예전엔 베란다정원을 꾸몄었는데
    이사오며 동향집이라 해가 짧아 다 정리했어요
    다 이쁜꽃들만 키우시네요
    써주신글만 읽어도 눈에 선하고
    제마음도 행복해집니다
    창문열어 바람 잘 통하게 해주시고
    장담하건데 꽃들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예쁜 정원 가꾸세요~

  • 3. 그렇죠
    '23.5.11 9:50 AM (59.6.xxx.68)

    잎파리 화초를 키울 때도 실밥같이 잘 보이지도 않던 싹이 연초록으로 돌돌 말리며 뚜렷한 형체를 보이기 시작하면 우리 아이들 아가 때 쑥쑥 자라던 생각도 나고 신기하고 흥분되고 그래요 ㅎㅎ
    꽃은 모양과 향이 달라서인지 좀더 눈에 띄죠
    그저 자연의 순리에 새삼 놀라고 주는 거 없이 받기만 하는듯 해서 고맙고 소중해요
    어제 밤에도 남편과 베란다 서성이며 사람 눈감고 자듯 잎사귀며 꽃잎이며 오므리고 접은 화초 보고 쟤네는 잘 준비 다 했나보다 했어요 ^^
    잘 어울려 살아봐야죠

  • 4. ker
    '23.5.11 9:53 AM (180.69.xxx.74)

    새싹 나오거나 꽃대 올라오면 너무 예쁘죠
    자연보고 힘을내요

  • 5. 저도
    '23.5.11 10:30 AM (125.136.xxx.127) - 삭제된댓글

    백화점 가면 꽃다발을 팔거든요.
    꽃다발들만 나뉘어져 있어서 더 예쁘더라구요.
    예쁘다는 생각은 하는데, 선뜻 돈 쓰기는 쉽지 않아요.
    행복은 돈으로 사는 게 맞아요.

  • 6. 돈으로
    '23.5.11 11:40 AM (59.6.xxx.68)

    행복을 살 수 있는 건 맞는데 보통 그런 말을 할 때에는 뭔가 큰 돈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집 한채 살 돈이라든가, 차 한대 뽑을 정도의 돈, 혹은 명품 척척 살 수 있을만큼의 돈...
    그런데 이렇게 크지 않은 액수로 수십배 수백배의 기쁨을 주는 것들도 있고 고맙게도 돈을 쓰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것들도 있죠
    나에게 감당이 안되는 돈으로만 살 수 있는 행복을 바라보며 얻지 못해 괴로워하기보다는 내가 쓸 수 있는 범위 내의 비용으로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사서 맘껏 행복해하는 것도 잘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거실에서 책보고 있는데 베란다 중문을 열어놓으니 화초를 거쳐서 오는 바람에 꽃향이 계속 실려와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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