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랑 하나 ..

아부지 조회수 : 2,535
작성일 : 2023-05-10 21:36:17
82에 매번 푸념하거나 문의 할 때에만 간간히 글을 올렸는데..
이건 어디가서 떠벌리기도 민망한 자랑이라 친정같은 82에 올려요ㅋㅋㅋ
저희 아버지는 농경시대를 보낸 대부분의 옛날 사람들 처럼 가방끈은 짧은데 특유의 부지런함이 있어요. 제가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어요. 게으른 어른이 있다는 걸. 저희 부모님만 보면 늘 부지런하셔서 모든 어른이 부지런한 줄 알았어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는 99프로 순도의 노꼰대이셔요. 아주아주 가끔 저희 딸들이 저에 대한 불만을 외할아버지께 털어놓으면 그래도 엄마는 너희 사랑해서 그러는거야. 엄마말 잘 들어 이러시고.. (평상시에는 손녀 사랑이 그냥 미치셨음ㅋㅋㅋ 식당 메뉴는 손녀들 외에 주문할 수 없는 룰을 만드신 우리 아부지..)
저희 어머니는 진즉 돌아가셔서 이번 어버이날도 여느 때와 같이 저희 가족이 아부지 모시고 아부지댁 근처에 유명 카페를 갔는데.. 아부지가 경비 일 하시는 건물에 있는 카페가 그 지역의 체인점 카페 중 하나였는데.. 그 날 방문했던 카페도 그 체인점 중 하나였어요. 우연히도 그 카페 사장님을 거기서 만났는데 아버지를 알아보시고는 저희 테이블에 차를 서비스로 제공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다 먹고 일어나는데 우연히 그 카페 사모님과 만나 인사하는데.. 사모님이 인자한 미소를 띄수며 저에게 아버지께 늘 도움 많이 받고 있다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시더라구요.
그 후 그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제게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될 것 같더라구요. 요즘 이래저래 자녀들때문에 힘들었는데.. 아버지는 나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시는구나하는 생각에 바닥까지 쳐박아졌던 자존감이 하늘로 조금씩 솟아 오르는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 아부지 같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싶어지는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매번 한잔 해야 글이 길어지는 걸 오늘이 되어서야 깨달았네요.
다음에도 자랑 글 올리고 싶은데.. 그런 날이 오겠죠?
IP : 211.36.xxx.24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5.10 9:40 PM (116.32.xxx.73)

    맞아요 부지런하다는 거 굉장한 거였어요
    원글님
    여러모로 멋진 아버님 두셨네요

  • 2. 부러워요
    '23.5.10 9:42 PM (42.19.xxx.211)

    행복해 보이십니다!

  • 3. 쓸개코
    '23.5.10 9:48 PM (218.148.xxx.236)

    이런 자랑글 계속 올려주세요. 정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4. ㅇㅇ
    '23.5.10 9:48 PM (123.111.xxx.211)

    아버님도 부지런하시고 카페 부부도 참 좋으신 분들이네요

  • 5. ..
    '23.5.10 9:49 PM (211.243.xxx.94)

    더더 얘기해 주세요.
    저희 엄마도 너무 부지런하신 분이었는데 가끔 엄마는 이 때 이랬겠다(돌아가셨어요)하면서 삶에 적용해요.
    좋은 추억 만드셨네요.

  • 6. ...
    '23.5.10 10:05 PM (1.241.xxx.172)

    우왕 부러워요~~~

  • 7. ...
    '23.5.10 10:12 PM (121.151.xxx.18)

    아버지가 밉고 싫은저는
    원글님이 참 부럽습니다
    아버님 건강하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 8. 멋지세요
    '23.5.10 11:57 PM (116.41.xxx.141)

    근실한 아버님도
    그 값어치를 알아본 따님도 ~~

  • 9. ..
    '23.5.11 6:55 AM (211.206.xxx.191)

    존경할 수 있는 아.버.지
    원글님 행복하신 분.

  • 10. 인생은
    '23.5.11 12:31 PM (220.74.xxx.49)

    인생은 정말 모르는 것 같아요. 우연히 들은 말 한마디가 몇 일을 행복하게 살아갈 힘이 되어주니.. 저도 더욱 멋진 어른이 되어가 길.. 따뜻한 미소와 말 한마디 할 줄 아는 어른이 되어 보길 노력해야겠어요. 따수한 댓글 너무 감사드려요. 요즘 같은 날씨처럼 화창한 날들 보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01280 푸바오는 세살 새 이모티콘 나왔네요. 9 2023/09/06 1,957
1501279 초등생 생리 시작했는데 뭐해주면 좋아요? 5 가가 2023/09/06 1,129
1501278 임대차 3법 잘 아시는분께 부탁드립니다. 5 임대차 2023/09/06 703
1501277 초등도 교대 없애고 일반대에서 사범코스 가는거 괜찮아보여요 19 ㅇㅇ 2023/09/06 2,092
1501276 책 읽지 말라는 윤 정부…“독서 예산 10분의 1 토막 났다” 14 뤼씨 2023/09/06 1,320
1501275 교사 성토의 날? ! 16 오늘은 2023/09/06 1,128
1501274 국제정세, 경제 등 재밌게 브리핑해주는 유튜브 채널 있을까요 1 유튜버 2023/09/06 208
1501273 출근전 운동하니 기분이 너무 좋네요. 7 dd 2023/09/06 1,437
1501272 키위 2알 교환하러 갈까요? 19 키위 2023/09/06 2,782
1501271 쌀 10키로 핫딜 없을까요? 9 2023/09/06 1,320
1501270 발을 씻자 간증 한번 할게요~~ 21 음.. 2023/09/06 6,501
1501269 간헐적 단식하면 영양제는 언제 먹어요? 13 000 2023/09/06 1,723
1501268 필리핀 도우미 외노자 이주 시작인거 같아요. 1 ㅇㅇ 2023/09/06 1,151
1501267 82선배님들 주방살림루틴좀 봐주세요 5 궁금하다 2023/09/06 858
1501266 이런 개그라도 웃어주실 분? 10탄 30 행셔셔셔셔 2023/09/06 2,621
1501265 부산 서울 떨어져 살던 친정엄마 오는거 싫으세요? 15 ... 2023/09/06 3,496
1501264 녹취록 덮으려고 오늘 아침부터 열일하네요 21 윤완용 2023/09/06 2,806
1501263 스우파 바다 2 ㅇㅎ 2023/09/06 1,357
1501262 올 여름 엄청 더웠지요..... 2 oik 2023/09/06 1,797
1501261 아빠가 너무 싫어요 2 싫어 2023/09/06 1,532
1501260 친정언니가 정신병자 같아요 7 ..... .. 2023/09/06 4,481
1501259 산모용 미역은 좀 다를까요? 4 .... 2023/09/06 1,421
1501258 저는 엄마랑 같이 있는게 너무 너무 싫어요. 7 ddd 2023/09/06 3,424
1501257 왜 학교 진상들이 많아지고 애들이 망나니인지 이제 알겠어요 43 진상들 2023/09/06 5,092
1501256 꽃게 맛있는건 아는데 너무 귀찮아요. 13 ... 2023/09/06 2,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