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ㅡ50년전
꼬꼬마때부터 어버이날이면
문방구 카네이션을 사서 부모님 손잡고
할아버지댁에 다녀왔어요
할아버지의 방 기둥에는 해마다 사다드린
빨강 카네이션이 빼곡히 꼿혀서
할아지의 살아온 인생의 훈장처럼 느껴졌어요
어느날
할아버지께서
이만하면 됐다
내년부터 카네이션 사오지말라고 하셨고
시골에 도착하면 가슴에 미리 꽃을 달고계셨어요
예전에 사서 기둥에 꼿아놓은 꽃들을 그때부터
재탕ㆍ삼탕 ᆢᆢᆢ
어린 제 눈에는 신식 할아버지같아서
존경심이 생겼어요
어느순간
문방구엔 핑크카네이션ㆍ흰색 카네이션이
나오기 시작했고 세월이 흘러 주머니가 든든해지니
거리엔 다들 생화 바구니를 들고다녔어요
한 세기가 바뀌더니 어느새 화분까지 나왔더라구요 ㅎ
저희아이는 작년에
카네이션이 아닌 그냥 예쁜 화분을 사왔는데
꽃좋아하는 남편이 그걸 정성껏 키우더니
올해도 꽃이 폈어요
식탁위에 얹어두고 올해는 꽃바구니 필요없다고
아이들에게 꽃사진 찍어 보냈어요
어릴때
기둥에 꼿혀 계속 재사용되던 할아버지의
종이카네이션 생각이 났습니다ㅎㅎ
참!
작년에 제가 코바늘 뜬꽃으로 바구니 만들어
시댁에 가지고 갔는데 올해는 제가 아파서
못가뵈었네요ㅜ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0년전 할아버지의 카네이션
할아버지댁 기둥 조회수 : 2,564
작성일 : 2023-05-09 00:43:52
IP : 112.152.xxx.6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23.5.9 12:47 AM (39.7.xxx.101)남편분이 원글님 기억속의 신식 할아버님을 닮았네요
얘기만 들어도 멋지세요2. 멋지세요.
'23.5.9 12:53 AM (223.38.xxx.193)할아버지의 카네이션과 남편분 화분의 모습이
서로를 위하는
진정한 어버이날의 모습일텐데요.
아름다운 이야기 감사합니다3. 이뻐
'23.5.9 1:01 AM (211.251.xxx.199)멋지신 원글님 내외분과 할아버님이시네요
저도 나중에 따라쟁이해야겠어요4. ..
'23.5.9 1:17 AM (106.101.xxx.15) - 삭제된댓글너무 멋져요...
5. Lㅡㅡ
'23.5.9 1:33 AM (39.124.xxx.217)작년에 아이가 사들고 온 카네이션 화분.
화분에 심었더니 며칠 전부터 꽃이 피네요.
^^6. ...
'23.5.9 1:48 AM (106.101.xxx.246) - 삭제된댓글뭉클하고 아름답네요
이런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7. ㅇㅇ
'23.5.9 6:12 AM (222.234.xxx.40)와 !
원글님 할아버지와의 다른 추억도 올려주세요 ~^^8. ..
'23.5.9 6:49 AM (123.214.xxx.120)할아버님 기둥이 상상돼요.
전 꽃 그거 먹지도 못하는거 하며 선물만 들고 다녔네요.
다행히 다른 형제들이 꽃을 챙겼구요.
돌아가시고나니 꽃밖에 챙겨드릴게 없네요.9. 전
'23.5.9 9:32 AM (211.245.xxx.178)화분 금방 죽던데...어떻게 키우면 살아요?ㅠㅠ
진짜 금손이시다..10. ㅎㅎ
'23.5.9 12:16 PM (211.206.xxx.191)저도 노란 카라 화분 선물 받았는데
내년에 패스다 하게 잘 키워봐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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