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싱글이라 레지던스에 가끔 들려 밥해먹고 오기도 합니다.
둘다 이제 중년을 넘고 보니 푸념 비슷한 애기만 늘어놓지요.
지난 주에는 레지던스 1층 엘리베이터에 서있는데 누가 뒤에서 툭 치더라고요.
돌아보니 아주 과거에 저를 좋아했던 남자인데 너무나도 환한 얼굴로 흰색 치아를
드러내며 웃더라고요.
입구 뒤편에 있는 점심 부페에 동료들이랑 왔다고 얘기하는데 햇살이 쨍하니 비치면서
햐얀 와이셔츠에 눈이 순간 부셔서 찡끗했습니다.
짝짝이로 신고 나온 양말은 걔 눈에 보이지 않았을테고 머리는 그 전날 염색했으니
백발마녀처럼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고. 요즘 걱정이 많아 살이 쫙 빠졌으니
푹 퍼져보이지도 않았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