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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무도 간병안한대도 서운하지 않다

울아버지 조회수 : 5,662
작성일 : 2023-05-01 09:53:11
어제 공휴일이지만 예약은 안 되고 와서 기다리면 진료가 된다는 얘기를 듣고 척추 협착증으로 다시 허리가 아프시다는 90이신 아버지를 모시고 남편이 통증클리닉 가서 아침 8시부터 대기하다 주사를 맞고 저희집으로 오셨어요.

남편이 병원 가있는 동안 저는 오시면 누워 계실 수 있게 이부자리 펴놓고 오시면 드실 수 있는 음식들을 준비하고 일주일간 드실수 있게 밑반찬을 준비하고 식혀서 반찬통에 담고 라벨지를 해서 한눈에 알아보시고 드시기 쉽게 붙여놓고 드리면 안받으실것 같아 아버지 봉투해서 넣어 싸놓고 그렇게 아침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요리를 한거 같아요.

친정아버지가 오셔서 주사를 맞으셔서 2시간쯤 주무시고 일어나 식사를 하시고 정말 잘 먹었다며 고맙고 너무 애썼다. 다음부턴 이렇게 까지 차릴 필요없다고 하시면서 제 손에 봉투를 쥐어주시며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나이들어 살수록 아버지는 이런마음으로 산다.

죽는 날까지 내 발로 걷고 움직이며 하루하루를 웃으며 살자. 내 몸이 아프거나 거동이 불편해져 자식이 소홀하거나 간병을 안하게 되더라도 절대 서운해 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산다. 항상 아빠가 너한테 미안하고 고맙다. 난 이만하면 행복하고 잘 살아온 인생이고 어떻게 되든 난 너만 괜찮으면 다 괜찮다. 그러니 오늘 죽어도 괜찮은 내 걱정 말고 니 인생 살아라." 라며 제 손을 꼭 잡아주셨어요.

벌려놓은 설거지를 하느라 남편이 친정아버지 모셔다 드리러 가서 안오길래 전화했더니 아버지 옷 빨래하고 김치냉장고 다 드러내고 치우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집에 돌아온 남편한테 "아버지가 당신 애썼다고 이거 전해주래"하고 아버지가 주신 봉투를 건내 줬더니 열어보지도 않고 다음주 어버이날이라고 친정아버지랑 밥 먹자고 하네요.

아침에 일어나서도 친정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목구멍에 가시처럼 걸려 저를 찌르네요.
IP : 175.196.xxx.15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가득
    '23.5.1 10:10 AM (119.64.xxx.244)

    ㅜㅜ 눈물나네요. 아버님 허리 안아프시고 세분 다 복 많이 받으세요.

  • 2. 세상에나
    '23.5.1 10:16 AM (1.235.xxx.154)

    아버님도 보통분이 아니십니다

  • 3. 참나
    '23.5.1 10:19 AM (1.234.xxx.165)

    아버님도 남편분도 좋으신 분......

  • 4. 극진하구나
    '23.5.1 10:25 AM (183.97.xxx.35) - 삭제된댓글

    했더니 역시나 친정

  • 5. 극진하구나님
    '23.5.1 10:29 AM (211.58.xxx.8)

    원글 같은 분은 시부모에게도 잘할 분이에요.

  • 6. ...
    '23.5.1 10:30 AM (14.51.xxx.138)

    마음이 아프고 짠하네요
    여기서 친정 얘기가 왜 나오는지

  • 7. 요즘은
    '23.5.1 10:35 AM (39.7.xxx.209)

    딸이 최고 같아요. 아버지도 좋은분이지만 아무리 좋아도 며느라집은 못가죠. 사위들도 자기 집에는 못하는데 처가는 잘하고요. 며느리는 저거 못해요

  • 8. 아줌마
    '23.5.1 10:37 AM (223.39.xxx.167) - 삭제된댓글

    극진하구나님. 본인이나 잘하세요.

    마음이 아프고 짠하네요
    여기서 친정 얘기가 왜 나오는지 222222

  • 9. 당연히
    '23.5.1 10:37 AM (118.235.xxx.228)

    내 부모한테 더 극진한거죠.

    저 위에분은 꼽나요?

    꼬우면 댁 아들한테도
    극진하게 대해달라고 하셈.

  • 10. 참나
    '23.5.1 10:45 AM (121.173.xxx.162)

    나ㅡ낳아준 아버지니까 극진하죠
    나랑 1도 관계없는 시부모가 아니고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고 사랑도 해주고 저렇게 연로하고 아픈 순간에도 나를 걱정해주는 '내 아버지'니까요

  • 11.
    '23.5.1 10:48 AM (119.67.xxx.170)

    부모님 입원하면 내부모인데 당연히 매일 병원가겠지만 시부모는 아들 딸이 그렇게해야죠. 아들 딸이 안하고 시모도 아들 딸 안시키고 남의 딸 이용하려들면 싫은거도 또 하면 바보죠.

  • 12. 근데
    '23.5.1 10:55 AM (122.32.xxx.163)

    딸들도 다 저렇게 하지는 않아요
    원글님이 착하고
    아버님이 센스있고 좋으신분인거죠

  • 13. 그걸 왜
    '23.5.1 11:03 AM (118.235.xxx.222) - 삭제된댓글

    남의 아들이 하냐구요

    엄마들 아들한테 너는 돈버니 일체 처가에 신경 끄라고 교육시켜요.

  • 14. ...
    '23.5.1 11:05 AM (1.241.xxx.220)

    진짜 산통깨는 댓글... 무시하고
    아버님 대단하세요.. 저도 늘 저렇게 생각하고자 하는데...
    정말 나이들면 또 달라질까봐 내자신을 잘 부여잡아야겠어요

  • 15. ker
    '23.5.1 11:05 AM (223.62.xxx.54)

    며느리가 시가에도 잘하니 사위가 처가에도 잘하는거겠죠

  • 16. 근데요
    '23.5.1 11:07 AM (1.235.xxx.154)

    회사일로 바쁠때는 신경 못쓰죠
    누구나 그런거 아닌가요
    지금은 50에도 은퇴아닌 은퇴로 있으면 같이 하는거죠
    딸이라도 직장다니면 부모 신경못써요
    제친구도 지금까지일하니 딸 셋인데
    병원비 갸가 다 내도 전업인 언니동생이 병원못시고 다니고 간병하고 힘들다 죽는소리한다고...
    결국 가까이서 모시는 사람은 언제나 힘들어요
    딸이든 아들이든 며느리 사위 할거없이

  • 17. ㅁㅇㅁㅁ
    '23.5.1 11:09 AM (125.178.xxx.53)

    부처님같으셔요... ㅠㅠ

  • 18. ...
    '23.5.1 11:19 AM (211.46.xxx.209)

    친정아버님도 훌륭
    님 남편도 훌륭
    님도 훌륭...
    여기서 제가 볼때 제일 훌륭한 사람은 님 남편 같으네요
    장인어른 병원에 혼자 모시고 가는것도 대단타 싶은데 처가집 가서 빨래에 냉장고청소까지 하신다니
    님이 시댁에 잘해서 그럴 수 있지만 정말 남편 잘 만나셨네요
    행복하게 사세요~~^^

  • 19. ..
    '23.5.1 11:53 AM (118.235.xxx.205)

    남편분 좋으시네요
    님도 그만큼 잘하는 사람이니 그런거겠죠
    나의 노동은 당연한거라 생각하며 대리효도 강요하는 남의편이랑 살고 있어서 참 부럽네요
    저도 제 친정 아버지는 원글님 아버지 같은 분이시라 마음이 아파요 ㅠ

  • 20. 부럽네요
    '23.5.1 11:54 AM (175.192.xxx.185)

    돈이 많은데도 90다 되신 친정 아버지 당신만 아시는데 자식들이 어려워 죽어나간대도 나 돈없다고만 하시고는 당신이 아프면 몇백짜리 의료기구며 병원 검진 다하고, 젊으실 때는 사치에 바람에 당신 여가 생활에만 집중하다가 무신경하고 이기적인 당신 뒷바라지에 신경쓰다 뇌혈관이 막히느라 두통이 있는데도 병원 한 번 안데리고 가 치매 걸리게 하는, 지금도 치매와 전신 쇠약으로 식사 준비를 겨우겨우 해내는 엄마가 당신 밥 안차려준다고 그래서 살이 빠져 죽을거 같다고 우울해하는 친정아버지를 어쩔 수 없이 보고 돌봐드려야하는 저는 너무너무 부러운 원글님입니다.

  • 21. 마니
    '23.5.1 1:35 PM (121.190.xxx.29)

    남편분께 잘해주셔요. 아버님도 남편분도 좋으신 분!

  • 22. ..
    '23.5.1 2:31 PM (182.220.xxx.5)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지네요.

  • 23.
    '23.5.1 2:45 PM (121.145.xxx.219)

    남편분 ,, 정말 좋은분이네요
    물론 님과 아버지는 부녀지간이니
    별개로 하고봤을때
    남편분 참좋은사람같아요
    님께서도 당연히 시부모님께 도리 해가며
    잘하셨을것같고,,
    문제는 ,, 보통의 남자들은
    자기부모에게 잘하는걸 당연시한다는거겠죠

  • 24. 원글
    '23.5.1 6:50 PM (175.196.xxx.15)

    이쁘게 봐주시고 좋은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남편이 근로자의 날이라 쉰다고 분리수거를 하는데 쓰레기를 함께 버리고 주차장쪽으로 걸어가길래 왜 가냐고 물으니 친정아버지 집에서 아버지 힘들까봐 쓰레기를 차에 실어 왔다고 트렁크를 열고 박스가득 쓰레기를 성큼성큼 들고 오더군요.
    댓글님들 말씀처럼 남편한테 늘 감사한 마음으로 고맙고 감사하게 잘 키워서 제게 보내주신 시어머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려합니다.
    답글주신 모든분들 행복하시고 건강하고 좋은 일들 가득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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