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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설거지 즐거움

.. 조회수 : 4,523
작성일 : 2023-04-08 23:35:21

오십 평생 살림 중 가장 싫어 했던 게 설거지였어요..

음식 하는 것 만 좋아했지

싱크볼 안에 넘치는 설거지들이 쌓이면

압도되고 당혹스럽고 좌절감이 몰아치던

그때 그때 치우면 일이 없다는 건 알지만

오랜 시간 잡힌 습관 때문에 여전히 쉽지 않고

다행히 식세기 핑계로 한번에 몰아 넣는다..

식세기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던 설거지 스트레스가

요즘 너무 즐거워요

몰아서 하는건 같은데 한 80%도 정도 차면 시작해요

일단 탭에서 유튜브를 켜고

같은 모양 비슷한 크기끼리 거품 칠을 하며 한 곳에 탑을 쌓아요

밥그릇 국그릇 믹싱볼 채반 냄비 접시 후라이팬 수저들...

여러 탑들이 생기며 싱크볼은 비워져요

여기서 한번에 싹 다 할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아요

우선 싱크볼만 비우는게 1차

뜨거운 물로 가장 작은 크기의 탑을 헹구고 건조대에 차곡차곡

크기 별로 헹구고 차곡차곡 하다 보면 1차 설거지가 끝나고

머리 속부터 땀이 흐름...(넘 개운함ㅎ)

2차 싱크대 상판 컵 등등, 가스렌지에 있는 설거지 모아서 시작

같은 루틴으로 차곡차곡.... 어느새 끝나있어요

상판 위 물기 스퀴져로 쓸어내고 행주질로 싹

말끔한 주방이 짠~ 등장해요

식세기 안 쓴지 오래 구요


더 이상 쌓인 설거지는 날 압도하지 못한다.... 삶에 너무 큰 변화였어서 

게으른 여자가 설거지의 재미를 알았어요

덤벼라 설거지들아! 얼마든지 상대해주마!ㅎㅎ




IP : 116.39.xxx.97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23.4.8 11:38 PM (112.164.xxx.243) - 삭제된댓글

    어느날부터 설거지가 좋아졌어요
    차분히 물 소리 들으면서
    마음이 편해지네요

  • 2. 맞아요
    '23.4.8 11:44 PM (125.187.xxx.44)

    그맛에 식세기 있는데도 한번씩 손으로하지요

  • 3. ㅎㅎ
    '23.4.8 11:48 PM (180.229.xxx.53) - 삭제된댓글

    저는 설거지가 살림중 그나마 재밌어요
    젤 싫은게 빨래 정리랑 다림질

  • 4. 덤벼라!
    '23.4.9 12:03 AM (220.73.xxx.136)

    긍정적인 자세 못지고 부러워요.
    저도 내일 아침 미룬 설거지하며 좀 친해져봐야겠어요.

  • 5. 저는
    '23.4.9 12:25 AM (210.96.xxx.10)

    설거지 너무 지루하고 싫었는데
    식세기 쓰고 나서는 재밌어요
    제가 설거지에서 싫어하던건 헹굼이었음...
    15분만에 3단계 행주질까지 마치면 너무 개운해요!

  • 6.
    '23.4.9 12:26 AM (58.231.xxx.12)

    저는 밥 한다고 대환장파티 치르고 난후라 진짜 밥먹고나면 아무것도 하기실거든요
    치우고설거지하는게 제일싫어요
    근데 저도 하기싫어서그렇치 설거지 디따 잘해요

  • 7. 원글
    '23.4.9 12:37 AM (116.39.xxx.97)

    오죽하면 설거지의 공포?때문에 어느 시기는 주 1회 오는 이모님한테 크게 의지했던 적도 있었어요
    이모님 없으면 난 어떡하나..
    이제는 식세기도 이모님도 필요 없어 졌지만 요

    주방세제는 가장 안전한 것으로 쓰세요
    뜨거운 물로 거품 헹굴 때 기화된 화학물질이 호흡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겠더라구요

  • 8. 쌓여있으면
    '23.4.9 12:39 AM (118.235.xxx.213)

    또 하게 되는지라 설거지공포증은 없지만 그래도 전 여전히 설거지가 싫어요ㅠ

  • 9. 얼마 전까지
    '23.4.9 1:11 AM (124.53.xxx.169)

    설거지 하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같은 걸 느끼는 저로서는 설거지 공포란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요.
    하고 남 후의 깨끗하고 정돈된 그느낌을 좋아햇는데
    이젠 설거지가 무섭네요.
    식세기가 있긴 한데 이것이 지가 알아서 그릇까지 가져가지도 않고 가끔 안씻긴것들 보면
    또 못미더워 아무래도 제가 많이 하게 되거든요.
    결론 최근 부쩍 설거지가 싫고 무서워 졌어요.늙은거야..ㅜㅜ

  • 10. ㅇㅇㅇ
    '23.4.9 5:02 AM (222.234.xxx.40)

    무조건 바로바로 씻어요 바로바르 설거지해서 늘 씽크대 반짝거리게 해야

    스트레스도 안쌓이더군요

  • 11. ㅇㅇㅇ
    '23.4.9 5:04 AM (222.234.xxx.40)

    긍정적자세 좋아요!

    그래도 쌓이지않게 바로 닦아놓으시면 더 편하실것 같아요

  • 12. ....
    '23.4.9 7:01 AM (14.35.xxx.21) - 삭제된댓글

    식세기, 로봇이, 쓰리스핀 돌리고, 세탁기 건조기 돌리고 조용히 꽉 찬 기계음을 배경으로 컴에 앉아 재택업무할 때 가장 보람느껴요.
    식재료 다듬고 소분하기가 제일 번거로와요. 그거 해놓으면 요리는 좀 쉽죠. 이 과정은 재택업무 병행이 안 되네요...

  • 13. ^^
    '23.4.9 8:30 AM (110.9.xxx.29)

    무리하지 마세요.저 그렇게 나름 설거지 즐겼는데 폐경 후 손가락에 퇴행성 관절염 겪고 있어요. 안아플 때 아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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