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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중학생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어머님들 보세요

wbdvh 조회수 : 2,860
작성일 : 2023-03-17 01:18:04
저는 고1 아들 엄마입니다
제가 저희 아들 교우관계로 쓴 글이 82에 한 트럭은 될 거예요

아들은 굉장히 순둥순둥하고 남을 배려하는 스타일이고 입도 무겁고 갈등을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어른들이 봤을 때 누구나 칭찬할 타입이고요 실제로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들에게 굉장히 호감을 많이 사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중학교 때 친구 사귀는 거를 항상 힘들어했어요. 괜찮은 친구를 만났다고 했는데 두어 달 잘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멀어지기도 하고...이리 저리 치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중3 때는 어느 그룹이랑 굉장히 잘 지냈었는데
그 안에서 서로 디스 하면서( 꼽준다고들 하죠) 노는게 익숙하지가 않아 얘기를 좀 안하고 있으면 금방 찐따를 만드는 분위기랄까....
이와 관련해서 속상한 일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아이가 무던하면서도 관계에 있어서는 눈치가 좀 빠른 편이라...
다 같이 몰려있을 땐 재밌지만 속마음을 얘기하기엔 부담스러운 친구들이라고...

그렇게 여러 속알이를 하다가 고등학교 진학햇어요

지금 입학한 지 3주 차도 안 됐는데
아 이가 친구를 너무 잘 사귀고
두루두루 인기도 많고 잘 지내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은 이야기 하는 수준도 다르고 깊이도 달라서 너무 마음에 든대요

학교가 지역 자사고인데 면접 보고 들어와서
중학교 모교에서는 15명 정도 같이 진학했거든요.( 특히 같은 반에서는 4명)

근데 오늘아이가 이야기 하더라고요
우리 중학교 출신 애들은 걔네들끼리 논다고..
반이 다 흩어져있는데도 쉬는 시간은 복도에 나가줘요 옛날 동창 찾기 바쁘고
반에서는 밥도 혼자 먹고 점심시간에 동창 찾기 바쁘대요( 저희 아들한테 주말에 그동안 못 만났던 중학교 친구들 만날 거라고 자랑했대요. 너무너무 다들 보고 싶다고..)
그렇지만 저희 내가 생각하기엔,
걔들은 오히려 새로운 친구를 사귈 기회를 스스로 잃어버린 것 같다고요
아무튼...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중학교 때는 각자 사춘기 하느라 발달이 다 다르고 정서상태가 더달라서
친구를 사귀는데 변수가 많다
고등학교 되면 어느 정도는 비교적 안정적이 돼서
좀 더 자기 스스로를 알기 때문에 친구를 더 깊이 사귈 수 있는 거 같다
사실 사회에서도 보통 동창회라고 하면
남자아이의 경우 사실
초등학교나 고등학교 동창회를 하지, 중학교 동창회 하는 건 잘 보지 못했다....
너는 원래부터 좋은 아이였기 때문에 결국 진심을 나누는 친구를 만나게 된 거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 멀어진 것 같아서 나중에 가서 중학교 동창들 또 다시 깊어질 수 있는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내신 경쟁 때문에 고등학교에서는 친구 사귀기가 좀 어려울 수도 있더라고 저는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지 않고 오히려 전우애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시간적으로도 꼭두새벽부터 야자하는 밤까지 같이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고요.

혹시 교우 관계로 고민하고 계시는 초중 어머니 여러분.. 결국 사람은 자기 때를 만나면 잘 지내게 되는 모양이에요
저도 그때는 잘 되지 않았지만, 아이를 믿어주다 보면 아이가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맞는 친구를 만나게되더라고요. 그때까지 좀 더 어머니가 지켜봐 주시고 기다려주시면서 지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공부도 힘든데, 고등생활 안정적으로 하고 있는 모습 보니 마음이 기뻐서 외람되게 글 한 번 보았습니다
IP : 61.254.xxx.8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감해요
    '23.3.17 1:28 AM (93.23.xxx.104)

    저는 제 자신의 경우에 그런 친구들을 대학에 가서 만났어요.
    지방에 있는 학생수 엄청 많은 중고등학교였는데
    당시 비평준화지역이라 지역명문고에 시험봐서 갈 수도 있었지만 전 부모님이 집떠나 기숙사 생활하는 걸 반대해서 그냥 가까운 공립학교 다녔거든요. 그런데 중학교때 힘들었던게 그나마 인문계 고등학교 가면서 수월해지고, 거기서 서울에 있는 명문대로 오면서 진짜 신세계가 열렸어요.

    그래서 전 애들 학군따지고 수준별 분리교육하는거 찬성해요. 그 분리라는게 단순히 학업성적 이상의 더 많은 걸 포함하고 있더라고요. 원글님 말씀하시는 건 공간적 분리보다 시간적인 개인차를 말씀한다는 것도 충분히 알겠지만, 저는 그게 사람이 자라면서 제 수준에 맞는 집단과 만나는 것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해요. 타고난 성정이 반듯하고 정신연령도 또래보다 높은 애들은 특히 그렇고요.

  • 2.
    '23.3.17 6:43 AM (1.228.xxx.14)

    우리집 고2아들은 아직도 친구 없이 다녀요
    제주도 체험학습도 안가고 싶다고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내성적이고 목소리도 작운대다 복화술 하듯 말하내요
    주의도 주고 교정도 해보고 해도 길에서 학교 친구가 보이면 도망가더라구요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인지
    저기말로 친구들이 함들게 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요

  • 3. 레몬티
    '23.3.17 7:44 AM (1.238.xxx.56)

    쉿 님 저희아들이 고등때 비슷했어요 타지역에서 전학와서 코로나로 3년내내 고등생활하면서 친구들이랑 말한마디 못하고 우울증때문에 상담도 받고 고3되서 조금 사귀더니 대학가더니 확 달라지네요~ 대학신입생인데 엄청 꾸미고 애들한테 말걸어보고 하더니 별거 아니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20살되니 달라지긴 하네요. 옆에서 보고 있으면서도 신기해요~ 고등학교 빡빡한 생활은 참 애들한테 힘든거 같아요

  • 4. 중3
    '23.3.17 7:49 AM (211.234.xxx.131)

    제 아이도 중3인데 친구 사귀는 걸 어려워 해서
    친구 문제로 많이 얘기해요
    중1때부터 친구인데 진정한 친구가 맞나 싶은..
    교과서 빌려달라고 해도 안 빌려 주고 ㅠㅠ
    본인은 빌려달라고 찾아오고
    디스하는 말도 많이들 한다해요
    -이게 친구인지-
    2학년때는 반친구를 못 만들어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다행히 친구들 무리에 들어갔다고
    좋은 친구 만났음 좋겠어요

  • 5. nn
    '23.3.17 9:21 AM (223.38.xxx.237)

    저 보라고 쓰신 글 같아요. 저희 아이는 대화를 어려워해요. 이번에 중학교 입학했는데 자연스럽게 무리짓는 것도 못하고 급식실도 혼자 가서 혼자 밥먹고 그러고 있어요.. 학교 앞에서 삼삼오오 농구하고 걸어가면서 웃고 떠들고 컵볶이 사먹고 그러는 애들보면 마음이
    미어져요. 저때는 저게 즐겁고 저게 다인데… 공부고 뭐고 친구 좀 사귀었으면 좋겠는데 초등 6년 내내도 그게 안됐어요. 새학기 되면 제가 우울증 걸릴 지경입니다… 중학생 씩이나 됐는데 제가 어디서 친구를 구해다 줄수도 없고… 애는 하교해서 유튜브 보는게
    낙이에요. 너무 마음이 답답해요..

  • 6. 고민 어린 댓글들
    '23.3.17 10:47 AM (61.254.xxx.88)

    고민 어린 댓글들 너무 다 공감되고 안아드리고 싶어요
    첫번째 댓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발달 개인차적인 문제로 정서가 달라서 이기도 하고 동시에,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보다 동질한 아이들로 그룹핑 되기 때문에 여기에서 오는 안정감을 느끼는 부분도 정말 큰 거 같아요 두 요인의 시너지가 주는 안정감을 아이가 느끼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부분 중에 중요한 부분은요,
    일단 저희아이는 스스로 친구 관계로 굉장히 오랜 고민을 했다라는 점이고
    스스로 고민한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었을 때
    자신 안에서 감정도 해소되고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거 같아요

    만약에 어떤 아이가 친구가 없는데 별로 그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아무래도 문제로 생각하지않으니 엄마 속만 탈것 같고요
    혹은 아이가 친구를 필요로하면서 자신을 속이면서 속으로 그것을 숨기면서 말을 하지 못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출구가 필요할수도 있을 것 같아요 (괜찮은척)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친구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저에게 어 어려움을 호소해 왔고 저는 그때마다 굉장히 불안하고 힘들었지만 공감하고 함께 기다려주었던 것이 아이에게도 생각의 그릇이 조금씩 커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요즘 아이들,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 막말하고, 무례하게 행동하고, 아침 저녁으로 온도 차가 느껴지는 언행이라던지 이런 거 보면 정말 이상하기도 한데요

    분명한 것은 아이가 정서적으로 성숙하고 그에맞는 괜찮은 집단을 만나면 정말 좋은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다라는 것 같아요
    그것이 경험적으로 선행되면 아이가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것 같고요 저는 진짜로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고민한 시간들에 대한 답을 조금이나마 얻은 것 같아서 공유를 드린 것이고 댓글님도 자녀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언젠가는 마음이 시원해지는 경험도 하실 것이라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켜보고 바라봐 주는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새학기에 엄마들도 많이 힘들지요..
    대화를 어려워하는 친구가 있으면 엄마가 먼저 많이 대화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엄마라는 자리 참 힘들어요.. 그래도 이렇게 나눌 수 있어서 오늘이라도 조금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 7. 감사합니다
    '23.3.17 1:14 PM (222.102.xxx.75)

    누가 제 마음 읽은 듯한 글과 댓글이어서
    오랜만에 글자 하나 놓치지 않고 정독했어요
    저희 애는 중2된 여학생인데
    원글님 아드님같은 성격이에요
    친구고민하는 결도 비슷한거 같고요
    겨울방학이 길고 길어서 개학하면
    좀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신학년되어 또 새 아이들과 섞이니
    계속되는 고민에 아이가 힘들어해서
    저도 어떡해야 하나 고민이 많아요
    여러 말씀들처럼 시간이 지나면
    친구들도 저희 애도 좀 더 크면 나아질 일이지만
    신학기는 엄마도 힘들다는 말이 참 위안이 됩니다
    좋은 글과 댓글들 감사해요

  • 8. hahaha
    '23.3.17 6:36 PM (175.195.xxx.42)

    제아이랑 너무 비슷해요.
    지금 중학생인데 몹시 고전하는 중입니다ㅜㅜ
    저도 결국 너랑 잘 맞는 친구 결국 찾게 될거라고 얘기해주고 있어요..
    희망이 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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