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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주말엔 냉장고 털어먹기

... 조회수 : 1,092
작성일 : 2023-02-13 13:12:17
혼밥 해먹는 스댕미스입니다
평일엔 저녁 한끼만 해먹지만 퇴근 후엔 복닥거리는 음식 별로라 간단히 먹습니다
세상 간단한 스파게티나 라면
그러다 최근에 세상 간단한 메뉴를 발견했습니다
찬밥과 멸치육수만 있다면 콩나물국밥!

울엄니는 평생 뚝배기를 안 쓰셔서 저도 뚝배기 싫어합니다
먹는 내내 계속 뜨거운 거 싫습니다만, 오랜 세월 밖의 음식을 먹다보니 그럭저럭 뚝배기도 적응했습니다

그렇지만, 왜 때문에 우리집 그릇찬장에 뚝배기가 있는 것인가?

콩나물은 싸지만 참 좋은 식재료인 것 같아요
천원어치만 사도 산더미라 가끔은 500원어치만 사오기도 해요
냄비에 한그릇 분량의 멸치다시마육수를 붓고 오징어 반마리, 콩나물 1인분을 넣고 뚜껑 닫고 익힙니다
끓기 시작해서 1-2분? 2-3분? 암튼 콩나물 비린내가 없어지면 준비 완료
그사이 뚝배기에 찬밥 넣고 삶은 오징어 꺼내 잘라넣고 콩나물 건져 얹고 육수를 뚝배기에 붓고 바글바글 끌이는 동안 새우젓, 대파, 마늘, 약간의 청양고추, 고춧가루 조금 넣고 밥이 다 데워질 시간 쯤 계란 하나 깨 얹고 불끄고 뚜껑 닫아요
깍두기, 콩자반 같은 밑반찬 정도 꺼내고 먹기전에 김 부셔서 샤샤샥

글로 쓰니까 복잡한데, 세상 쉬워서 요즘 거의 매일 해먹어요
그래서 주말에는 육수와 찬밥을 만들어야 하고요

아, 세상 호기심 많던 시절, 진짜 희한한 거 많이 샀더만요
청어알 무침?
왜 이런 걸 샀는지...
입맛에 안 맞아 딱 한숫갈 퍼먹은채로 고대로 남아 자리차지 하고 있길래 볶음밥을 했습니다
오징어, 낙지젓 볶음밥이 맛있다길래 청어알 무침이라고 다를쏘냐 싶어 시도했어요
참기름에 청어알 무침 달달 볶다가 찬밥 넣어 볶볶
먹기전에 김가루 뿌셔넣고 계란 반숙 하나 부쳐 올리니 제법 먹을만했어요
이제 청어알 무침도 조만간 완전 처리 가능하겠너요

묵은 백김치 조금이 냉장고 구석에서 버티고 있길래 처리방법이 생각나지 않다가 그냥 김밥에 넣고 말기로 했어요
길게 잘라 참기름, 통깨에 버무리고 새싹 나기 일보직전인 당근 채쳐볶고, 햄을 구울까하다가 오뎅을 조려 넣기로 하고 계란지단을 푸짐히 부쳤어요
우와 간단하다 생각했는데, 설거지가 산더미만큼 나올 정도로 대단한 작업이었어요
김밥 함부로 할일 아니더군요
김은 누가 선물로 주셨던 묵혀놓은 김이 있어서 살짝 구워서 두장겹쳐 쌌는데 김밥용 김이 아니라 옆구리가 사정없이 터져서 세줄 쌌는데 김밥모양을 갖춘 건 세줄 가운데 겨우 한줄만 ㅠㅠ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김밥인지 비빔밥인지 형체를 알수 없었던 김밥이었으나 아무튼 묵은 김과 묵은 백김치를 처리했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어요

자주 해먹지는 않지만, 가끔 밥해먹으면 밥만 맛있으면 반찬은 별 상관 없구나 싶어요
최근 너무 맛있는 잡곡비율을 찾아냈거든요
새로 밥하면 김, 김치만 있어도 밥맛으로 한그릇 먹게되더라구요

아무튼 주말마다 냉장고 털이 중입니다
지난 주에는 새끼 참돔으로 참돔죽 끓여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지만 손이 너무 많이 가서 더이상 안하려구요
아직도 냉동실에 한보따리 남았는데 쟤들은 어찌 처리해서 비워야할지 또 고민입니다

아, 이젠 그만 사야해!!!
IP : 220.116.xxx.1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2.13 1:30 PM (218.235.xxx.241)

    우와 냉털의 고수의 무용담을 듣는 듯 합니다

    전 국밥보다 콩나물 밥을 좋아해서 하나 더 보태자면
    뚝배기에 생콩나물깔고 찬밥올린다음
    물 한숟갈 미림이나 청주 반숟갈 해서 뚜껑덮고
    약한불에 올려 데우면 콩나물밥 완성요
    달래나와서 달래간장이랑 먹음 최고에요

  • 2. 우왕
    '23.2.13 1:43 PM (175.223.xxx.239)

    저도 스댕미스여요 ㅋㅋ
    제목이 식상해서 건너뛰다가 무심코 들왔는데
    내용이 넘 재미있어요
    이런분과 동네친구 하고 싶네요

  • 3. 짝짝짝
    '23.2.13 2:11 PM (211.206.xxx.191)

    김은 살짝 구워서 대충 부순 후
    김무침 해먹으면 금방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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