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영감에게
호호 영감아
당신과 나하고 만날적에
당신은 말을 타고 나는 가마을 타고
이별 업시 살자더니
임자 당신 먼저 가서 북두칠성 되였으면
나는 밤중 셋별이 되여
이별없이 만낮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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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가 남처럼 무심히 혹은 없이 사는게 낫다는 사람들이 많아져 여차하면 헤어지고 사는 부부들도 많은 요즘 세상에
부부 간에 남자 여자 따지고, 돈 따지고, 내가 더 손해네 아니네 따지는 세상에
다시 만나 이별없이 살고 싶으시다는 할머니, 것도 글 배우시고 처음 쓰신 시라니..
우연히 건축탐구 집이라는 프로를 보다가 집주인이 동네 할머니들 모아놓고 한글 가르치셨을 때 할머니들의 작품이 소개되면서 본 시예요
저도 가신지 얼마 안된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픈 마음이 바람 불 때마다 펄럭이는 깃발처럼 한번씩 펄럭이는데 저 시를 보니 할머님의 손을 잡아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