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낳았던 과정의 이야기. 노산에 난산에 수술하다 죽다 살아나고 산후 후유증도 심했고 그 대장정의 스토리를 매년 똑같이 얘기 해주시면 한 시간 넘게 걸려요. 결론은 그러니까, 생일은 너를 축하하는 날이 아니고 이 엄마를 축하하는 날이다, 앞으로도 잘 해. 물론이죠 고마워요 사랑해요 하고 끊어요.
그런데 올해는 전화해서 낳아주셔서 고마워요 엄마, 사랑해요. 그랬더니 그게 무슨 소리야? 물으시네요. 제 생일, 아니 엄마가 축하받으시는 그날도 잊으셨네요. 치매가 중증으로 진행된 건 알고 있었지만 옛날일 특히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그 날일을 잊으실 줄은 몰랐네요. 본인도 뒤늦게 깨닫고 이젠 진짜 죽을 때가 됐다고 우울해 하시고.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세요. 내년에는 제가 누군지 기억하실까요 ㅠㅠ 시간이 가는게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