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이국땅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한국에 돌아와 홀로서기가 시작된 날.
만신창이였던 몸과 마음으로
남은 내 인생은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하는지
이정표도 없는 막막했던 갈림길.
그렇다고 다시 돌아 리턴하기에는
지옥과도 같았던 지난 시간들이 소름끼치게 싫었다.
때로는 울고, 때로는 숨을 몰아쉬며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걸어온 지난 2년.
나는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지금의 열악한(?) 상황이
나를 다시 숨 쉴 수 있게 하고,
내게 편안한 자유로움을 준다.
내 탓이 아니었다.
그건 그냥 내 인생에서 그 순간에 내게 할당된 시간이었을 뿐.
그 지독했던 시간이, 이제 다시 일어나지 않는 과거가 된 것 만으로도 감사한다.
아직 고리가 남은 과거의 인연이 어느 날 다시 내게 힘든 시간을 가져올지 모르지만
그것도 염려하지 않는다.
그 시간은 그때 닥쳐봐야 아는거니까
굳이 가불해서 당겨 걱정하지 않는다.
피투성이가 되어 홀로 걸어온 2년.
잘했다. 참 잘했다.
때로는 내 자신이 안쓰럽지만, 그래도 잘했다. 참 잘했다.
친정엄마가 보내준 구수한 누룽지.
늦은 휴일 아침으로 계란후라이, 김치와 함께 하니 꿀맛이다.
너무 맛나고, 행복하다.
전화를 건다. "엄마! 누룽지 너무 맛있어요. 고마워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노모의 목소리..."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