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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크리스마스 이야기

옛날얘기해요 조회수 : 4,400
작성일 : 2022-12-24 23:08:26
제가 기억하는 건 80년대 크리스마스인데요

일단 20일쯤부터는 엄마가 트리를 세우고 
연하장이 오면 트리 근처에 장식하심
제가 친구들하고 주고받은 손바닥만한 카드부터
아빠 친구분들한테 오는 근엄한 카드 - 근하신년 이런거 뙇 써있고 학그림있고 ㅋㅋㅋ
엄마 친구분들에게 오는 근엄하지만 좀더 미적 감각이 있는 카드
아빠 친구분들은 볼펜 글씨로 휘갈겨 쓴 ... 아무개야, 내년에도 건승을 빈다. 이런 말.
엄마 친구분들은 장식적인 펜글씨로 좀더 길게 ...

엄마 아빠 저 제동생도
우체국, 광화문 교보문고, 동네 문방구, 심지어 미제가게 까지 가서
연하장을 수십장씩 사와서
밥상 펴 놓고 머리맞대고 썼었어요
아빠 펜은 파란색 파커 볼펜이었는데
늘 쓰기 전에 종이에 둥굴둥글 몇 번 굴려서 심이 매끄럽게 나오는지 확인하고 쓰심 
엄마는 모나미 플러스펜으로 예쁘게 예쁘레
다쓰면 부쳐야 할 건 엄마가 동네 우체국에 가서 부치심.
그때는 좀더 추웠던 것 같아요. 길도 맨날 얼어있구요.
엄마 따라 가던 우체국 추운 길이 생각납니다.

하루는 버터크림 케익을 사서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다녀오고
하루는 집에서 지냈어요.

저는 지금도 크리스마스 생각하면
밤에 트리가 반짝 반짝 빛나는 거실에서
지금 귤보다 조금 더 크고, 껍질이 쉽게 벗겨지는 귤이 한가득 들어있는 바구니를 두고
엄마랑 아빠는 커피, 저랑 제동생은 코코아
글구 엄마가 미제가게에서 사온 다양한 포장지의 허쉬초콜렛들.
캐롤, 티비에서 나오던 크리스마스 특집 디즈니 영화들, 이런게 생각납니다.

80년대 초중반 얘기에요. 

그때 엄마가 사온 미제 홀마크 카드가 무지 이뻤던 기억이 나네요. 
IP : 122.32.xxx.116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와
    '22.12.24 11:11 PM (223.38.xxx.35)

    다른건 모르겠고
    원글님네 참 잘사는 집이었나보다..란
    생각만 드네요ㅎㅎ
    80년대에 저는 크리스마스는 커녕
    산에 나무나 하러 다녔던터라..

  • 2. 저도 80년대
    '22.12.24 11:12 PM (115.136.xxx.13) - 삭제된댓글

    크리스마스 카드요.
    카드가 3~40장정도 왔는데
    특히 미국사는 지인들에게 온 카드는 더 예뻤어요. 홀마크 카드 같은거요...
    부모님도 그 정도 보내셨겠지요?
    아빠가 주소를 컴퓨터 프린터였는지, 타자기였는지 암튼 깔끔하게 뽑던거 기억나네요.

    어느해에는 엄마아빠 친한가족들과 명동에 갔어요.
    같이 외식도 하고 춥고 사람 많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트리장식에는 술이라고 하나요? 초록, 빨강 그 장식품이 많이 쓰였고요.
    어느해에는 크리스마스맞춰 알프스스키장에 갔는데 눈이 엄청 많이 왔던 기억도 있어요
    확실히 크리스마스, 연말 이런 흥분과 즐거움이 있었어요

  • 3.
    '22.12.24 11:15 PM (124.5.xxx.96)

    산타가 준 것 중
    스카이 콩콩
    양배추 인형 선물이 제일 좋않어요.
    80년대 초반

  • 4. ..
    '22.12.24 11:15 PM (218.39.xxx.139)

    80년대 잘살았다 배틀인가요? ㅋㅋ
    80년대는 기독교신자아니라도 크리스마스시즌엔 애들은 교회다니기 바빴던기억있어요. 성탄전야때 공연참가하고 선물받아왔어요. ㅎㅎ

  • 5. 호롸ㅏㅣ
    '22.12.24 11:15 PM (220.117.xxx.61)

    홀마크 카드 최고였죠
    어릴땐 어려웠어도 꿈도 있고
    즐겁고 그랬는데
    코로나 이후 위축되고
    힘드네요
    그래도 82가 있어서 좋아요

  • 6. 으싸쌰
    '22.12.24 11:16 PM (218.55.xxx.109)

    80년대 더라도 도시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있었죠
    캐롤도 울려퍼지고 시내마다 큰 트리 장식도 있고
    구세군 자선냄비 소리도 딸랑거리고
    특히 교회에서는 발표회 준비하고 선물도 받고 정말 손꼽아 기다리는날들 중에 하나였엉ᆢㄷ

  • 7. .....
    '22.12.24 11:17 PM (118.235.xxx.224) - 삭제된댓글

    1995년 크리스마스를 미국 대학원에서 보냈는데 동료 캐서린이 손으로 쓴 카드를 우편으로 보내왔던 기억. 자필 카드를 그 때까지도 주고 받았던 듯. 하긴, 거의 30년 전이네요...

  • 8. 원글이
    '22.12.24 11:20 PM (122.32.xxx.116)

    저희 집은 교회랑 관련된 기억은 없어요
    아빠가 제사 열심히 지내는 유교맨이셨거든요 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 문화에서 종교적인 부분은 빼고
    상업적인 부분, 의례적인 부분만 받아들이셨어요 지금 생각하면

  • 9. 아..
    '22.12.24 11:22 PM (49.170.xxx.93)

    맞아요 연하장..근하신년.....
    그땐 귤도 앉은자리에서 셀수도없이 까먹어서
    엄마가 겨울내내 박스로 사셨는데...
    지금은 하루에 귤 하나 먹기도 힘드네요
    전 연말 하면 너무 재밌게 보던 10대가수가요제
    그리고 양념통닭이 생각나요
    양념통닭 나온지 얼마 안됐을 시절인데
    어린 저에겐 어찌나 맛있던지요

  • 10.
    '22.12.24 11:26 PM (218.237.xxx.150)

    초중등때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어서 친구끼리 보내던 것
    거기에 사탕 한 알 붙여서 주면 친구들이 좋아했죠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문방구에
    반짝이실이라고 해야하나? 트리에 두르는 것 팔고
    이발소 표시같은 꽈배기 은박지 장식품도 있었고요

    할머니가 교회 열심히 다니신 분이라
    크리스마스에는 맛있는 것 ㅡ 응팔에서 나온 핑크 장미꽃으로 장식된 케이크도 먹고 어떤날은 통닭도 먹고
    어떤날은 미혼인 고모가 호텔 뷔페를 데리고 가줘서
    완전 흥분모드

    나중에도 20대 후반에 할머니랑 고모랑
    신세계 본점 트리보러 갔다가 고모가 뷔페 사준
    기억이 있어요
    그때가 좋았네요

  • 11. ...
    '22.12.24 11:27 PM (112.167.xxx.79)

    크리스마스 얘기 하니까 그 때 칭구들 만나 옛날 얘기 하는거 같아 맘이 따뜻해지고 그때가 그립네요

  • 12. ㅇㅇ
    '22.12.24 11:31 PM (119.198.xxx.247)

    샷시도 아닌 나무창틀이 있던집에
    창틀아래에 옷걸라고 박은 못에다
    50 원짜리 백원짜리
    트리꾸미는
    가위집 촘촘히 나있는 일미터남짓한 빨갛고 파란 번쩍거리는 비닐리본을 감았더랬죠
    키우는벤자민 화분에도 감고
    캐럴만 빵빵하고 가난했던 1986년

  • 13. 으싸쌰
    '22.12.24 11:35 PM (218.55.xxx.109)

    윗님 비닐리본 후에 철사에 소나무처럼 바늘잎 붙은 줄 나와서 더 획기적으로 꾸미게 됐죠

  • 14. ..
    '22.12.24 11:36 PM (106.101.xxx.15)

    뭔가 낭만있어 보여요.
    예전엔 연말에 카드 쓰는문화가 있긴했던거 같긴 해요

  • 15. Juliana7
    '22.12.24 11:36 PM (220.117.xxx.61)

    정말 추운 집에 살아도 행복했는데
    트리도 하고 카드도 그리구요
    다시 82에서 그리운 추억을 만나네요.

  • 16.
    '22.12.24 11:48 PM (124.49.xxx.78)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색종이로잘라서 고리로된 긴줄
    금종이 양옆을 채썰듯 잘라서 트리에 둘러 장식하고
    산타할아버지 만나고 싶어서
    자면서도 계석 머리맡 확인하다가 잠들고
    아침잠결에도 머리맡 확인후 선물받고 좋아하던 추억.
    크리스마스 결핵씰, 카드 받고 답으로 신년카드쓰고.
    참 행복한 80년대 성탄절 추억이네요.

  • 17. ㅇㅇ
    '22.12.24 11:55 PM (1.227.xxx.11)

    트리 전구와 전선이 투박하게도 컸고 오너먼트가 아닌 치렁치렁한 금은박 셀로판지가 있었어요~
    그리고 영화는 벤허가 있었고
    그 훨씬전 할머니네 시골가면 교회에서 새벽송을 돌아서 무교셨던 할머니도 간식과 헌금을 준비했던 따뜻한 기억이 떠올라요^^

  • 18. ...
    '22.12.24 11:57 PM (221.140.xxx.65)

    문방구서 파는 크리스마스 카드만들기 키트 사서 만들던게 생각나네요. 향기나는 알맹이들도 있었고....
    암튼 예전이ㅡ더 크리스마스를 잘 챙겼던거 같아요. 카드 사서 써서 우편으로 부치고 맘을 나누는

  • 19. ㅇㅇㅇ
    '22.12.25 12:09 AM (182.209.xxx.174) - 삭제된댓글

    제 초등때 80년대였는데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카드 만들라고해서 직접 만들고 그걸로 친구랑 선생님께 보내고 했었어요
    또 성당 다녔었는데 성탄미사전에
    무용이랑 합창 공연하고
    집에 갈때 육개장 사발면이랑 과자 꾸러미 주면 받아놨다 추운 성당 난로에 둘러앉아
    놀다 새벽송가 다니면서 밤샘했었어요.
    추억돋네요~

  • 20. ㅎㅎ
    '22.12.25 12:10 AM (104.205.xxx.140)

    전 종합과자선물셋트 받는 황홀함으로 ㅎㅎㅎ
    최고 부자된 기분이었어요

  • 21. ㅇㅇㅇ
    '22.12.25 12:11 AM (182.209.xxx.174) - 삭제된댓글

    제 초등때 80년대였는데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카드 만들라고해서 직접 만들고 그걸로 친구랑 선생님께 보내고 했었어요
    또 성당 다녔었는데 성탄미사전에
    무용이랑 합창 공연하고
    집에 갈때 육개장 사발면이랑 과자 꾸러미 주면 받아놨다 추운 성당 난로에 둘러앉아 먹고
    놀다 새벽송가 다니면서 밤샘했었어요.
    그땐 육개장 사발면이 귀해서 그거 두개 받을려고 혈안이 되어서는 ㅎㅎ
    추억돋네요~

  • 22. ㅇㅇㅇ
    '22.12.25 12:13 AM (182.209.xxx.174) - 삭제된댓글

    제 초등때 80년대였는데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카드 만들라고해서 직접 만들고 그걸로 친구랑 선생님께 보내고 했었어요
    또 성당 다녔었는데 성탄미사전에
    무용이랑 합창 공연하고
    집에 갈때 주는 육개장 사발면이랑 과자 꾸러미 주면 받아놨다 학생들끼리
    추운 성당 난로에 둘러앉아 먹고
    놀다 새벽송가 다니면서 밤샘했었어요.
    그땐 육개장 사발면이 귀해서 그거 두개 받을려고 혈안이 되어서는 ㅎㅎ
    추억돋네요~

  • 23. ,..
    '22.12.25 1:02 AM (222.236.xxx.238)

    맞아요. 문방구에서 큼지막한 색지 사와서 자 대고 줄긋고 가위로 오리고. 속지 붙여서 일일이 색연필 싸인펜으로 오타나지 않게 메리 크리스트마스를 외우며 필기체 글씨 따라쓰고 꾸몄던 기억 ㅎㅎ 그때가 크리스마스 기분은 더 찐했어요~~

  • 24.
    '22.12.25 2:23 AM (116.121.xxx.196)

    어릴때 일주일동안 입원한적있었는데
    퇴원하고집에오니
    아빠가 거실에 진짜 소나무에 트리장식을 해놓으셨어요
    집안 전체에 전등으로 장식하고요

    그 시절에 진짜 나무 트리를 집에 한 집은 우리집뿐 ㅎㅎ
    서민가정이었음

    엄마는 산타할아버지가 신발장위에
    제 선물 두고갔다고
    장갑 선물이었는데 너무 좋아서
    방방 뛰었어요
    산타가 내 선물을 챙기다니. .

  • 25. ...
    '22.12.25 2:31 AM (121.160.xxx.202) - 삭제된댓글

    영등포 어느 건물에 들어가니까
    홀마크 도매가게인지 본사인지
    작은 오피스가 있더라고요
    혼자 잠시 감상에 젖어서
    그 마크를 한참 쳐다 보았던 기억이 있네요
    더이상 연하장을 쓰지는 않지만...

  • 26. 아주 옛날
    '22.12.25 2:56 AM (108.28.xxx.52)

    저는 더 오래전 클쓰마쓰예요.
    60년대 중반,
    개신교 가정이라 교회 성탄절 행사에 많은 부분 참여했어요.
    엄마가 미용실 데려가 머리손질도 시켜주고 ( 그땐 연탄불위에 고대기를 달궈서 머리함 )
    엄마 화장품으로 입술도 그려주고 목걸이, 귀걸이에 장식붙은 머리띠에
    색동한복 입고 노래도 부르고 성경암송도 하고...
    그때는 어리니까 그렇게 이쁘게 꾸미고 사람들 앞에 나가서 주목 받는 게 좋았던 거 같아요.

    70년대 중반에는 교회 학생부에서 올나잇 하며 선물교환, 게임하는 시간이 너무 재미났구
    그렇게 밤 꼴딱새고 들어 와 따뜻한 아랫목에 몸 던지고 달게 자던 잠이 꿀이었던 기억

    80년대 90년대는 우리집이나 친구네나 오픈하는 한집에 가서 가정단위 모임으로
    떠들썩, 재밌게 놀았구요.

    지금은 그냥 남편이랑 둘이 조용하게 평일 지내듯 지내요.
    그냥 캐롤 잠깐씩 듣고 거실에 LED 전구 잔뜩 달아 놓은 트리 하나 세워놓구요.

  • 27. ..
    '22.12.26 9:21 AM (99.228.xxx.15)

    부잣집이셨네요.
    저도 80년대 어린시절 보냈는데 트리는 커녕 크리스마스 선물조차 단 한반도 받은 기억이 없네요.
    아 카드는 친구끼리 주고받았던거 같아요 크리스마스씰 붙여서.
    꼭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는 아닌데 우리집은 별로 추억도 없고 그러다보니 부모님에 대한 애정도 없고 그러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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