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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법

.. 조회수 : 3,619
작성일 : 2022-12-20 12:47:07
평생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우리 아부지.
우리나라 최고의 학벌에 좋은 직장 그리고 준수한 외모 누가 봐도 괜찮은 스펙인데
어릴 때 사랑을 못받고 자란 정도를 넘어 거의 부모 없이 자라다시피 친척 집에 내던져 진 채로 악으로 깡으로 버텨내셔야만 하셨어요. 
아버지는 이상하리 만큼 중년 여성에 대한 혐오가 심하셨는데 그게 아마도 어릴 때 학대 당한 경험 때문 인 것 같아요.
고쟁이만 입은 채 온갖 궂은 일을 다 시켰던 예전 친척 여성 분 때문에 여성 혐오가 아주 심하셨죠.
본인 속옷 뿐 아니라 똥 오줌 요강 세척까지 그 어린 아빠에게 시켰던 그 예전의 여성 때문에 엄마가 너무 힘드셨어요.
가진것 없었던 본인 집안 때문에 곱게 자란 부잣집 딸이었던 엄마 집안에 대한 자격지심까지... 옆에서 보는 우리들조차 너무 어이없었던 때가 많았어요.
폭력적이고 독단적이고 사람 무시하는게 일상이었던 아빠.
돌아가신지 20년 가까와지네요.
아빠 돌아가신 뒤 짐정리 하면서 발견한 노트 한권이 있었어요.
거기 쓰여있는 글을 보고 다들 웃다가 울다가 했었네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법
절대 남의 말을 무시하지 말고 흘려듣지말것
내 주장만 하지 말것
함부로 화내지 말것
.....
등등등
기억은 잘 안나지만... 식구들이 그걸 읽다가 한마디씩 했죠
' 아니 이렇게 잘 알면서 왜그랬대? 그리고 하지말라는거 다 아빠가 한 일들이잖아? '
다들 눈물 흘리다가 어이없어 웃다가 ... 
오늘은 그냥....  아빠 생각이 났습니다.
한번도 누구에게 사랑받아보지도 못하고 어떻게 사랑하는지도 배워보지 못한 아빠..
사랑하는데 표현방법을 몰라 힘들었을 아빠가 생각나네요.
가끔 사회생활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에서 아빠를 발견할때가 있어요.
 나도 사랑받고 싶어.. 절규하는 모습같아서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여전히 감당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 살기도 참 힘든 세상... 산다는건 참 어렵습니다. 

IP : 203.142.xxx.24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담담
    '22.12.20 12:49 PM (211.223.xxx.123)

    담담하게 글이 수필같네요.

    한 사람 특히 어린아이를 학대한 다는 것은 참 잔인하고도 파장이 큰 일이죠.
    아버님 본인의 삶은 물론이고 먼 훗날 이룬 가정의 아내 자식에게 또 주변 동료에게까지 그 피해를 주었네요.

    모든 조건을 갖춘 아버님이 언제나 미움과 외로움을 달고 살게 만든 일이 안타깝고 그러네요.

    그나저나 남자애한테 똥오줌 요강에 속옷까지. 학대와 별개로 후안무치..

  • 2. 저희아빠도
    '22.12.20 12:52 PM (121.139.xxx.20)

    어린시절 가난 방치 무관심으로 자라셔서
    평생 타인ㅡ아내 자식 포함ㅡ과의 관계가 껄끄럽지 못하세요
    어린시절 학대가 평생 그 사람의 성격과 관계에 영향을 끼치는거 같아요ㅋㅋ 본인이 힘들었던것 만큼 저를 힘들게하던 아빠라 불쌍하다가도 하나도 안불쌍하고 그냥 싫어요

  • 3. ㅇㅇ
    '22.12.20 12:55 PM (119.198.xxx.18)

    ㅠㅠ
    머리로는 알죠.
    실천이 그렇게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바꾸고
    그냥 살던대로 사시다가 가십니다

  • 4. ...
    '22.12.20 12:57 PM (121.163.xxx.181)

    아이구 아버님도 평생 많이 힘드셨겠어요 ㅜㅜ

  • 5. 그게
    '22.12.20 1:05 PM (106.101.xxx.139)

    학대당해보지않고선 절대 이해할수없어요
    화나분노가 뒤늦게 발현되는...그렇게 밖에 어쩔수없는상태

  • 6. ...
    '22.12.20 1:06 PM (110.9.xxx.132)

    아ㅠㅠㅠ 아버님 안되셨네요ㅠㅠㅠ그래도 원글님이 이해해주시니...

  • 7. 129
    '22.12.20 1:21 PM (106.102.xxx.35)

    너무 슬프네요......

  • 8. 그쵸
    '22.12.20 1:23 PM (175.114.xxx.59)

    자라면서 격는게 커요. 자존감이 그때 형성되니까요.
    오죽하면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겠어요.
    마음도 마찬가지더라구요.

  • 9. 저도
    '22.12.20 1:29 PM (174.29.xxx.108)

    눈물이....애증의 아버지가 딱 님의 돌아가신 아버지 같았어요.
    양부모 다 일찍 사라지고 7살때부터 친척집과 형수눈칫밥먹으며 자라서 혼자힘으로 한국 최고 대학나와 대기업에서 임원까지하셨던 사회적으론 성공했지만 주변인들에게 사랑을 받을수 없었던...그리고 나름 사랑했겠지만 가장 소중한 가족들에겐 상처만 남겨서 외면당했던.
    울 아버지도 사랑받고싶어겠지싶지만 그래도 자식들에게 배우자에게 준 상처가 너무커서 용서할 수 없어요.
    이글을보니 울 아버지는 님 아버지처럼 저런 고민이나 해봤을까 싶기도하고.
    참 불쌍한 인생이에요.그죠? 그건 맘아파요.

  • 10. 저도 가끔씩
    '22.12.20 2:03 PM (211.234.xxx.3)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을 하고 머리로는 이해를 합니다
    전쟁 통에 20세에 홀로 남쪽으로 오셔서 홀로 자수성가 하는 성공 이면에는
    극심한 외로움과 두려움이 평생 따라다녔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독선적이고 더 강한 모습을 보였으니 내면은 만신창이로 버텨온 것이 아니었을까?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가 아픈 가족사를 만들어 내지 않았나 싶어요
    전쟁을 겪은 세대가 가진 트라우마
    이것때문에 자식들에게 더 깊은 상처를 주지 않았을까?
    더 냉정하고 가혹하게 자식들을 대했던 이면에는 그렇게 살아남아야 했던
    부모 세대의 아픔의 상흔이 아니었을까 ?
    이해는 하지만 여전히 아파요 ㅠ

  • 11. 본능에의해
    '22.12.20 2:21 PM (112.144.xxx.120)

    낳기만하고 키우지읺고 애정도 안줘서 사람 사이에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모르고 사신 분이라 안타깝네요.
    본인 잘못도 아닌데 얼마나 어린 마음이 외로우셨을까요.

  • 12. ㅇㅇ
    '22.12.20 3:22 PM (106.101.xxx.62)

    우리세대들 아버지가 좀 그런분 많은거같아요
    저는 사회분위기도 무시못한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나의 아랫세대들이 나를 자기들의 기준으로만 볼까 겁이덜컥 났던적도있어요

    저는그래서 부모님 장단을 나이들어갈수록 이해하려고합니다
    아래세대는 더 나은세대가 될세대지
    잘나서 전세대를 무시할 세대가 되려고 나아지는게 아니니까요

    아버지좀 짠하네요

    마른사람이 살빼는법 메모하겠어요?
    본인도 괴로우니 알아두려고 메모했겠죠

    가족이니 괴로워하시는 말씀이겠지만
    메모가 남에게 자랑하는 가르침도 아니고
    새겨읽을려고 적은것인데 해석이 그러하니 좀 맘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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