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페인티드 베일

.. 조회수 : 1,992
작성일 : 2022-12-19 01:46:56
유튭에 우연히 이 영화 줄거리가 떴어요. 원작에 얼마나 충실한지 흥미롭게 봤죠. 결말이 좀 다르더군요.

어릴 때 집은 가난했는데 책을 많이 읽었어요. 사실, 직업도 그렇고 지금도 활자 중독입니다. 집에 책이 풍족하지 않으니 다독보다는 반복해서 읽기를 했는데요. 서머셋 몸의 이 소설은 중편으로 책의 겉표지가 뜯어져 있었어요. 그래서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고 여러 번을 읽었죠. 주인공 키티를, 즉 작가의 의도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한 건 제가 대학생 때에 이르러서입니다. 이미 수십 번 읽은 후이죠.

번역을 잘 한건지 작가가 워낙 잘 쓴 것인지 모르겠지만 서머셋 몸의 문체는 참 독특했어요. 드라이하고 냉소적이고 그러면서도 인간의 현실적인 본질을 잘 꿰뚫어냈죠. 그러면서도 가령, 까라마조프네 형제들 보다는 가벼워서 좀 경박하기도 했어요. 연애소설에 가까왔죠. 와인으로 치면 바디감은 중약정도.

우연히 보게된 영화소개 유튭에 갑자기 여고생 시절, 대학시절이 떠올랐네요. 그 때 키티에게서 보았던, 그녀가 강제로 성숙하고 현명해져야 했던, 인생의 본질에 나도 충분히 가까워졌기를 바래요.

혹시 써머셋 모옴의 페인티드 베일 읽으셨던 분 있으실까요.
IP : 14.35.xxx.2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12.19 1:51 AM (220.121.xxx.71)

    영화만 봤지만 무슨 말씀 이신지 알 듯 합니다.
    영화 그 자체도 너무나 좋구요.
    활자의 묘미 는 참 다르죠.

  • 2. //
    '22.12.19 2:03 AM (14.45.xxx.29)

    둘 다 봤어요.

    이 책이 재밌는 통속소설에서 세계명작으로 간 이유는
    키티가 (스포해도 돼죠?)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정말이지 굳은 결심을하고 내가 이제 갓생산다!!!!! 하다가
    그 고초와 고난과 역경으로 내가 치렇게나 참 인생의 진리를 께달았다!!!!했는데
    그때 타운센트랑 다시 자고 현타온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대목에서 야....몸 진짜 소설 잘쓰네...미쳤네 했습니다 ㅋㅋㅋ

    그냥 거기서 하...내가 이렇게나 갱생해서 이제 인생의 진리 깨닫고 갓생산다 했으면
    통속소설. 그냥 국내용. 끝. 일텐데

    거기서 또 현타오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제정신 수습..
    그게 뭔가 우리네인생같기도 하고
    중요한건 꺾이지않는 마음...
    거기서 내가 야 난 정신 썩은년이고 문드러질 몸 나는 그냥 막살란다 해도 통속이고...

    전 그 미묘한 선타기에서 이게 세계명작 클라스구나 하고 무릎쳤던거같아요.


    그리고 남편이 죽기 전에 말한, 죽은 건 개였어. 의 의미를 아직도 정확하게 잘 모르겠어요.

    미친개가 사람을 물어서 물린 사람이 죽을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했는데
    결국 죽은건 개였다.

    물론 소설 뒤의 해설도 많이 봤고, 인터넷에서도 찾아보고 했는데
    그 진정한 의미를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몸은 무슨 의미로 그걸 삽입했는지 물어볼수도 없고
    그냥 니들이 알아서 생각해 말할 수도 있을것같긴 한데

    키티가 자신에게 애걸복걸하고 그런데서 못살겠다고 징징대고 하는걸로
    벌받을 줄 알았는데
    거기서 인생의 의미에대해 탐구도 하고 자선도 하고
    그러면서 내면의 구원과 평화를 얻은것을 보면서
    나는 이렇게나 추한 내면을 너의 불륜때문에 갖게 되어서 미친개가 되었는데
    너는 이렇게나 속편히 자선과 선행 내면성찰로 내가 내린 벌을 통해 정화가 되는구나
    (아 설명 잘 하기 힘드네요)
    난 너로 인해 미친개가 되었고 넌 사람됐네. 축하해 나는 개로서 죽는다.
    그런 애끓는 맘...같은건지...

    진짜 이건 잘 모르겠어요.

  • 3. ..
    '22.12.19 2:05 AM (14.35.xxx.21)

    맞어요. 죽은 건 개였어.
    그 소설 생각하면 늘 떠오르죠.

  • 4. 저도
    '22.12.19 2:09 AM (125.178.xxx.135)

    영화만 봤는데 썸머셋 모옴 작품인지 몰랐네요.
    너무 허망하고 열정적이고 애절하던데 역시나.

    영화 보면서 에드워드 노튼 눈빛에 그냥 빠져들었고요.
    에드워드 좋아하는 분들
    일루셔니스트도 한번 보세요.

  • 5. //
    '22.12.19 2:09 AM (14.45.xxx.29)

    사실 시대적 한계가 있긴 해요. 아버지 타히티 가는데 따라 나서겠어요! 아버지를 위해 살겠어요! 하는 대목에서 아버지가 쫄딱 망해서 타히티 바나나농장 노동자라도 가는데 따라가는거면 인정...근데 법원장 가는길이면 흠...;; 삼종지도냐.. 좀 있음 아들 어디 갈때 따라가게? 싶긴 했는데 뭐 워낙 이게 2022년 소설도 아니고 찾아보니 1925년도..야...우리는 이광수 무정 정도도 기립박수 치고 여자분들 재가를 하네마네 은장도를 버릴까말까하던 시절에..2022년에 이정도 전개라도 미쳤네 할건데 대단히대단히 혁신적인거죠....

  • 6. 어렴풋이
    '22.12.19 4:14 AM (211.224.xxx.56)

    이거 베트남 배경으로 사이가 그닥인 젊은부부가 이질적인 나라가서 사이가 좋아질 찰나 남편이 죽는 스토리죠? 이거 영화로 알고 있었는데 서머셋모응 작품였다니 첨 알았어요.

  • 7. 별동산
    '22.12.19 6:02 AM (149.167.xxx.43)

    넷플릭스에서 봤어요. 에드워드 노튼하고 나오미 왓츠 나와요. 중국 어디가 배경으로 나오는데 풍광이 아름답더군요. 그리고 전염병 돌고 그러는 이야긴데.....영화 좋았거든요 근데 서머셋 모음 작품인지 몰랐어요. 책으로 읽고 싶네요. 원글님과 댓글님들게 감사.

  • 8. ㅡㅡ
    '22.12.19 7:29 AM (1.236.xxx.203) - 삭제된댓글

    영화보고 너무 좋아서
    서머셋모옴 단편들 좋아했던지라
    일부러 원작소설도 읽었어요
    원작은 한번 더 키티가 이것이 .. ㅠ
    모옴 특유의 인간의 속물 근성을 까발려주는
    시니컬함이 또 거기서
    영화의 여운을 바사삭 깨버리드라구요
    역시 모옴이었어 했네요

  • 9. 그렇죠
    '22.12.19 9:24 AM (175.121.xxx.7)

    영화로 예전에 봤는데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던 거 말고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원작 소설이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해요 서머셋 모옴이라니~

  • 10. 둘다 봤어요
    '22.12.19 9:54 AM (1.224.xxx.142)

    전 결말만 보면 영화가 더 좋더라구요ㅜㅜ
    책은 너무 가혹했어요.
    그러나 책에 키티의 심리나
    그녀가 처한 상황에 대한 묘사가 워낙 섬세해서요
    키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네요.

  • 11. ^^
    '22.12.19 10:20 AM (223.39.xxx.108) - 삭제된댓글

    키티가 또 진흙구덩이에 빠지는거 보고
    에효 키티야 키티야~~했던 기억이 나네요
    인간이 이런 존재다 생각드네요
    그래도 자신에게 절망하지말고 환멸도 느끼지말고
    셀프 용서 하며 살아도된다 이렇게 저마음대로 결론을 ㅎㅎ
    원글님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책을 수십번 읽으신다 하셔서요
    이런 고전소설 여러번 읽으면 좋은점이 어떤게 있을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15406 노소영 항소 19 ..... 2022/12/19 5,968
1415405 양준혁 선수 와이프 별로 안이쁘네요ㅎㅎ 14 .... 2022/12/19 7,278
1415404 혹한기에 아파트에서 세탁기 써도 되냐는 질문을 왜 여기다 해요?.. 11 ??? 2022/12/19 2,825
1415403 ‘문재인 케어’ 폐기 추진/펌글 10 하아 2022/12/19 1,668
1415402 프랑스인들 양말 타령 1 ㅋㅋ 2022/12/19 2,694
1415401 올해가 아파트 하락률 최대, 거래량은 최저라고 뉴스 떴네요. 4 ㅇㅇ 2022/12/19 1,261
1415400 옷좀 찾아주세요.... 6 --- 2022/12/19 1,096
1415399 진도준 아버지 역할 배우요. 11 Lll 2022/12/19 5,613
1415398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1 ../.. 2022/12/19 753
1415397 피해의식인가요? 6 ㅇㅇ 2022/12/19 1,336
1415396 전장연이 요구하는 탈시설이 무슨 뜻인가요? 25 ㅇㅇ 2022/12/19 3,685
1415395 오만원 상당의 선물 좋은 아이디어 있을까요? 11 오만원 2022/12/19 2,913
1415394 고구마 검은색 둥근점 괜찮은가요? 2 질문 2022/12/19 869
1415393 소금간이 배게 계란을 삶는 방법 있나요?? 5 바쁘자 2022/12/19 4,349
1415392 저 소파 좀 골라주세요. 20 .. 2022/12/19 2,433
1415391 정시문의 드립니다 5 ㄴㄷ 2022/12/19 1,576
1415390 코로나로 근육통이 넘 심한데... 5 걱정 2022/12/19 1,879
1415389 40후반이신분들 치아 색 어떠세요? 10 겨울 시러 2022/12/19 2,895
1415388 환기했더니 실내온도 10도 ;;; 6 와우 2022/12/19 2,589
1415387 생수는 유통기한 지나면 버려야 할까요 5 ... 2022/12/19 1,390
1415386 똑똑한 강아지들 어느장돈가요 12 ㅇㅇ 2022/12/19 2,382
1415385 크리스마스때 일정 있으신가요? 10 로즈땅 2022/12/19 1,986
1415384 전장연은 이제 도를 넘네요 42 노이해 2022/12/19 6,223
1415383 물화생중 1 ㅁㅁ 2022/12/19 747
1415382 ES 콘도(리조트) 가보신 분들 계세요? 5 질문 2022/12/19 1,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