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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못버리는 성질--다른 것에도 미련

ㅁㅁㅁ 조회수 : 2,612
작성일 : 2022-12-10 15:42:36
남편의 옷이 옷장의 3분의 2를 차지해요
그런데 보면 정말 허접한 옷도 버리지를 않아요
몇 년에 한 번을 입을까 말까 해도 안버려요
20대에 산 무거운 롱롱코트(한참 주윤발 유행할 때 겠네요-,-) 아직도 있어요.
버리려고 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건데, 무슨 추억, 언제 입을꺼다. 등등.
그래서 옷장이 미어터지니
옷 하나 빼고 걸기도 힘겹죠. 
삶의 질도 떨어지고 패션의 질도 떨어지고
새 것도 사기가 힘든 악순환.
함께 쓰는 옷장 여는 것도 스트레스.
두 개가 컨셉이 겹치면 하나는 아쉬워도 버려라. 
그래야 둘 다 산다. 해도 못하더라고요.

책도 잘 못버리고, 물건도 그렇고,
컴퓨터 바탕화면도 꽈악 차있어요. 
보기만 해도 갑갑.
뭐든 도라에몽 주머니처럼 다 있어야 마음이 놓이나봐요.
완벽주의라 그렇죠.

가만 보면 모든 영역에서도 그런 경향.
생각도 잘 못버려요.
영화도 과거에 재미있다고 생각한 영화(쇼생크 탈출류)를 몇 십번 봐요
식당 가도 실망할 것 때문에 이미 먹어본 것을 시키고
새것 시켰다가 맛없으면 화내요-.-

과거 집착이 엄청 강해서
과거에 교사나 부모가 잘못한 일도 절대 흘려보내지 못하고
자기가 실수해도 엄청 힘들어해요
잘못된 것, 아쉬운 것은 세세한것 까지 다 기억해요

그러니 하루하루가 무겁고,
시간이 갈수록 더 무거워지고
별 것 아닌 일에 휘청 합니다. 갈수록. 
갱년기 들어서니 더하는 듯. 
삶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기대대로 안되는 일이 얼마나 많나요
특히나 늘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온 남편은
이정도면 꽤나 살만할 줄 알았나봐요. 
세상이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닌데
매우 억울해 하고, 분노하고...
현실에서 상실감이 매우매우 크네요.

그러니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가 없어 보여요.
현재 순간을 잘 못즐기는 것 같고요.

그렇다고요.
오늘 아침 빼곡하게 들어찬 옷장 보며 한숨이....ㅜ

IP : 175.114.xxx.9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2.12.10 3:48 PM (223.38.xxx.162) - 삭제된댓글

    어휴 그넘의 추억드립 너무 미련해보여

  • 2. ㅇㅇ
    '22.12.10 3:52 PM (182.172.xxx.121)

    님이 몰래 몰래 하나씩 버려보세요.

    남편분 삶이 안타깝네요. 과거회기하셔야 할 듯...

  • 3. ㅇㅇ
    '22.12.10 3:56 PM (1.245.xxx.145)

    과거집착형이신가
    정작 그것들을 활용은 하나요?
    물어보면 못버리게해서
    몰래몰래 하나씩 버려요

  • 4. 잘될거야
    '22.12.10 4:00 PM (118.216.xxx.89)

    추억을 물건으로 남기는건 너무 미련해요
    추억은 가슴속에나 혹은 사진 정도로

  • 5. 그거
    '22.12.10 4:12 PM (124.57.xxx.214)

    성격이예요. 타고난 성격이고 성격이 팔자죠.

  • 6. ㄹㄹㄹㄹ
    '22.12.10 4:13 PM (125.178.xxx.53)

    맞아요 ㅎㅎ 저도 같아요
    사람도 쉽게 못버리고
    연민많고 그래요

  • 7. 제 남편도
    '22.12.10 4:19 PM (125.240.xxx.204)

    뭐든 쟁이는 스타일인데
    제가 옷은 많이 버렸어요. 해져서 찢어진 것도 가지고 있었거든요.
    버리는 거 싫어하는 거 아니까
    그러면 시댁에 가져다놔라...했어요.

  • 8. ...
    '22.12.10 4:20 PM (221.140.xxx.68)

    저장 강박?

  • 9. 정기적으로
    '22.12.10 4:39 PM (112.145.xxx.6)

    없어진 물건을 찾아요
    저도 옷장, 책장 보면 한숨이
    티셔츠를 거친 벽돌로 헤지게 만들어 확인시키고 버렸어요 ㅜ
    남편보다 더 오래 살아야할 이유가 버리기 위해서예요.
    대학때 샀던 삼중당문고 몇박스 책 버렸다고 잔소리 많이 들었답니다

  • 10. dlf
    '22.12.10 4:48 PM (180.69.xxx.74)

    40년전 책도 있어요

  • 11. ...
    '22.12.10 5:25 PM (220.84.xxx.174)

    으휴 울 남편도 대학 때 보던 책을 아직도 ㅜㅜ
    무슨 박물관이나 해리포터나
    인다애나 존스에 나올법한 비쥬얼...ㅠㅠ

  • 12. ㅎㅎㅎ
    '22.12.10 9:31 PM (175.114.xxx.96)

    시댁가니
    남편 아기때 어머니 고스돕 치던 싸구려 구멍난 담요도 있고
    남편 초등 입학때 입었던 옷도 있고 박물관이더라고요
    덕분에 넓은집이 30평대처럼 보여요
    뭔가 기질적인 것도 있는 듯요.

    남편이 50대인데요 물론 공부하는 직업이긴 하지만
    아직도 이스트백 배낭에 발등 덮는 청바지 폴로 셔츠(이거야 뭐 올타임이니)
    그렇게 대학원생처럼 하고 다녀요
    남들이 어우. 학생인줄 알았어~ 하면
    집에와서 나한테 자랑-.-ㅔ

  • 13.
    '22.12.11 1:00 AM (122.36.xxx.160)

    물건을 못버리듯이 감정도 인연도 기억도 아픔도 쉽게 놓질 못하죠. 대신 한번 친해지면 오래 가고 진국이더라구요.

  • 14. 그거
    '22.12.11 6:10 PM (121.162.xxx.252)

    성격유형 애니어그램에서 5번인가 탐구형 성격이 있는데
    그 유형이 딱 그렇더라구요
    저희 남편도 그래요
    외곬수에다 한 가지만 파고드는 성격
    답답하고 속터져요
    책 욕심이 어마어마해서 이사갈때 제가 몰래 버리고
    숱하게 다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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