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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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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뾰족하게 하는 70 엄마의 말배우기

연습 조회수 : 5,005
작성일 : 2022-11-22 13:27:16
저희 엄마는 말을 참 뾰족하게 하십니다. 
일부러 그러는건 아닌거 같아요. 
하고나서 당신께서도 후회를 많이 하시니까요.
엄마는 고마움도 미안함도 표현을 잘 안 하세요. 
제가 수능보러 가는 날도 잘 보라는 말도 안 하셔서
제가 "엄마, 나 잘보고 올게."라고 했습니다. 
 
반면에 원망의 말, 한탄의 말, 비난의 말은 박사급이십니다. 
그렇다보니 자식들과도 갈등이 깊습니다. 

반대로 돌아가신 아빠는 마음 표현을 너무 잘 하셨어요.
"니가 오니까 참 좋다."
전화로 뭐 드시고 싶은거 없냐고 물어보면
"일단 얼굴 보고 얘기해~" 
아빠가 운전하시던 차에서 제가 립스틱을 바르고 있으니 차를 세우시고는
"이쁘게 발라."  하시던 아빠셨어요. 

며칠 전 4살짜리 손주가 놀러왔다 돌아가는 길에 
(현재 그 아이의 엄마인 딸과는 6개월째 냉전 중이라 아이들만 놀러옴 ㅠㅠㅠ)

"할머니 들어가세요. 추워요. 얼른 들어가세요."

이 한마디에 우리 엄마는 감동과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는 말을 배우고싶다고 하시네요. 
천지가 개벽할 일이 생긴거예요. 

화술책을 사드리면 도움이 될지... 책을 싫어하시는데ㅠㅠ
일단 예쁜 표현들을 좀 가르쳐드리면 어떨까싶은데

영주부석사 사과 글, 스님가방, 문민정부 팬티, 내 인생의 형용사 같은
주옥같은 글을 쓰신 실력자들이 포진해있는 82님들께 도움을 구해보아요.

일단 생각나는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내가 더 고마워. 
아까는 내가 미안했어 

입니다.  좋은 표현들 좀 알려주시면 감사히 잘 전하겠습니다. 
효과적인 방법들도 아시면 알려주셔요~~
미리 감사드립니다. ^^
IP : 121.187.xxx.148
5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70
    '22.11.22 1:29 PM (110.70.xxx.16)

    넘었음 못고쳐여

  • 2. ㅇㅇ
    '22.11.22 1:32 PM (106.101.xxx.224)

    감사일기를 쓰시고 어머님에게 드리는건 어떨까요.
    어린이 책중에 감정전달 나전달법 책도 이해하기쉽구요.
    유튜브 김창옥교수 영상도 좋구요.

  • 3. ㅊㄴ
    '22.11.22 1:34 PM (119.149.xxx.228)

    첫댓글...너무하시네

  • 4.
    '22.11.22 1:34 PM (121.133.xxx.125)

    될까요?

    50대도 잘 안되는데요. 책.유튜브.명상등등

    상담을 통해 좀 편안해졌어요.

    자상한 아버님과 한평생 사셨는데

    왜 안되셨을까요?

    원망. 비난. 한탄은 그 대상이 있었을텐데

    아버님이 어머님껜 자상하지 않으셨을까요?

  • 5. 깨달음이
    '22.11.22 1:36 PM (59.6.xxx.156)

    있으셨으니 금방 배우실 거에요. 마리 속에 떠오르신 말을 내가 듣는 사람이라면 어떤 말을 듣고 싶을까 한 번 생각해보고 하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당신이 말씀을 그렇게 하신다는 걸 읹히고 계시니 누구라도 어머님의 화법에 대해 문제 제기하면 무조건 아이고 내가 미안하다라고 대답하시는 연습을 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어머님의 깨달음 칭찬드리고 성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 6. ....
    '22.11.22 1:38 PM (124.146.xxx.114) - 삭제된댓글

    좋은 글에 초치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이해가 잘 안가서요.
    그렇게 따뜻하고 예쁘게 말을 하시는 아버님과 평생을 사셨는데
    어머님의 말투가 여전히 그렇가는 것이요.

    보통 그런 말버릇은 살아온 환경이 많이 반영되지 않나 싶은데
    어머님 같은 경우는 아버님의 사랑을 많이 받으며 사셨을 것 같은데
    무엇이 어머님의 마음을 그렇게 뾰족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형제가 많으신가요?
    체력이 약한 분이 여러 아이를 키우며 힘에 부치고 도와주는 사람은 하나 없이
    힘든 시간을 보내며 그렇게 되셨을까요?

    아니면 남편은 너무 다정한 사람이지만 모진 시어머니 자리라도 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중간에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을까요?..

    말은 생각의 반영이잖아요. 원래 성정이 그렇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런 아버님과
    오랜 기간 사셨으면 바뀔 법도 하니까요.

    지금 말을 예쁘게 하는 법을 배우고싶다는 것도 손주의 한마디에 충격을 받았다기보다는
    이제야 뭔가 당신의 삶이 조금은 평화로워진게 아닐까 싶어서요.

    그냥.. 순전히 제 뇌피셜입니다..

  • 7. 연습
    '22.11.22 1:38 PM (121.187.xxx.148)

    아빠가 자상하기는 하셨는데 일적으로 많이 실패하시고 엄마랑 성향이 워낙 달라서 많이 부딪히셨어요. 외할머니가 유아기 때 돌아가시고 이집 저집 떠돌며 성장하다보니 마음이 많이 가난한 것 같아요. ㅠㅠ
    원망, 비난, 한탄의 대상은 자신의 인생, 무책임한 외할아버지, 부당한 일을 거듭한 시가쪽 사람들 뭐 그렇습니다. ㅠㅠ

  • 8. 그래도
    '22.11.22 1:40 PM (61.74.xxx.229) - 삭제된댓글

    70넘어도 고칠 수 있어요. 어머님께서 말을 배우고 싶다고 하신 그 말씀으로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습관이 안되면 정말 어려운 게 말이니까요, 일단 고마워. 사랑해. 두 개만 기계적으로 자판기 버튼 눌리면 나오듯이 합니다. 입에 고마워사랑해 근육을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힘들어도 근육이 만들어지고 나면 마음이 생겨서 디테일한 다정한 말들은 어머님께서 자기도 모르는 새에 하고 계실겁니다. 원글님 아버님 말씀 읽으면서 울컥했어요. 말이 이렇게 사람을 살리는구나. 그런 아버님을 배우자로 두셨던 어머님은 하실 수 있을거예요. 원글님 글만 읽어도 긍정적인 분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 어머님 화이팅!!!!

  • 9. 부정적인
    '22.11.22 1:40 PM (116.122.xxx.232)

    분들.. 본인들도 말 이뿌게는 못하시네요.
    왜 안되요? 열번 중 열번 다 이쁘게 못해도
    그 중 두세번이라도 변하면 되는거죠.
    저희 시모님은 팔십 넘으시면서 깨달음이 오셨는지
    고맙다.미안하다. 달고 사세요. 원래 심성은 좋은 분이었어도
    좀 투박하게 말씀하시고 표현력이 없으신 분이었는데..
    인성 자체가 변하긴 늦었어도 습관은 다르죠.

  • 10. 못고치심
    '22.11.22 1:40 PM (122.32.xxx.116)

    천성입니다

  • 11. 연습
    '22.11.22 1:40 PM (121.187.xxx.148)

    경제적으로 10여년 전까지 평생 어려우셨고,
    건강도 안 좋으셨어요.
    본인의 불행한 유년기 때문에 저희들을 엄마 없는 아이들 안 만들고 싶어서 참고 살았다고 하시고
    그래도 요즘이 평생 중 가장 평화로운 때라고 하셔요.
    역시 82님들의 통찰은 멋지셔요.

  • 12. ㅇㅇ
    '22.11.22 1:42 PM (106.101.xxx.224)

    1. 딸이나 손녀를 바르게 교정하려는 의무를 버리시면 되어요. 상대를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하는 것의 행복과 의미에 대해 쉽게 설명해 드리세요.
    2. 어머니 인터뷰해서 과거의 괴로움을, 작은 노트로 만들어드리세요. 쓰는 것은 잊기위해서예요. 반복하지 않게.

  • 13. ...
    '22.11.22 1:43 PM (118.235.xxx.241)

    말하기 전에 한번만 생각하고 말하는 거부터 실천하시면 훨씬 나아지실 거 같은데요.

  • 14. ㅇㅇ
    '22.11.22 1:44 PM (106.101.xxx.224)

    댓글보고 저도 많이 배우네요.
    원글님 감사해요.

  • 15. 못 배워요
    '22.11.22 1:47 PM (223.38.xxx.196)

    원망의 말, 한탄의 말, 비난의 말 덜 하는 것만해도 돌아가시기 전에 엄청나게 노력 들겠죠.

  • 16. 슈슈
    '22.11.22 1:49 PM (1.230.xxx.177)

    말 문제 이전에 마음 문제인데..

    어머님이 자기 인생의 주인이자 책임자는 당신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손들에게도 바라는 바가 없고 사랑만 있는 마음이 되신다면 저절로 해결되실터인데요..

    반대방향도 가능한걸까요?
    말을 예쁘게 하다보면,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마음도 안정이 된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 17. 아!
    '22.11.22 1:50 PM (61.74.xxx.229) - 삭제된댓글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들일 습관은 부정적인 말을 삼키는 거예요. 3초 미루기 습관을 들입니다.
    부정적인 언어습관은 뇌를 거치지 않고 입에서 자동으로 나오죠. 자기도 모르는 새에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정, 반대, 타박, 원망, 비하, 의심...의 회로가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건 본인의 오랜 습관이니 어쩔 수 없고요, 입밖으로 나오는 것만 막는 걸 목표로 해요. 내 입에서 나오는 말 3초 미루기를 하고 삼킵니다. 내뱉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기운을 전하지 않고 스스로 삼키는 습관을 들이는 거죠. 어머님 화이팅!!!!!

  • 18. ㅇㅇ
    '22.11.22 1:53 PM (121.190.xxx.178)

    학교다닐때부터 친구들이 집에 전화하면 니네엄마 화났니 라고 물어봤어요
    음성이 또랑또랑하면서 차가운데다 할말만 딱 하는 스타일, 맘에 없는 소리는 못하는 분이었어요
    결혼하고 시어머니 시아버지께 전화드리면 늘 끝인사가 전화해줘서 고맙다 였어요
    너무 신선하더라구요
    친정엄마한테 그 얘기 했더니 뭘 고맙냐 하더니 연세 더 드니 요즘은 맨날 고맙다고맙다하세요 특별히 더 잘 하지도 않는데말이죠
    나이 들어도 변하기도합니다

  • 19. 누가
    '22.11.22 1:53 PM (121.133.xxx.125)

    어머니의 한탄을 들어즤고. 비난의 말도 이해해줄수 있고
    참 힘들었다고 토닥거려도 주어도 치유가 힘들텐데

    정작 딸인 원글님마져
    어머니 투정도 들어주기 싫으시지 않으신가요?

    70넘어 뭘 얼마나 고치겠어요.

    순탄치 않은 전전 세대 개발기의 한국의 어렵게 살아오신
    한 분 같은데.

    그 분들 희생으로 조금은 편하게 교육받은 세대 아닐까요?

    고마워.. 어머니도충분히 고마우실 일이 많으심 저절로 하게 되시겠고

    더 고마워 ㅡ 상대의 거듭되는 호의에 답했는데. 무언가가 예상치 못한 호의가 다시 왔을때겠죠.

    영혼없는 에티켓용 반응을 원하시는게 아니면요.

    저는 엄마가 있어서 너무 고마와요. 말을 표현 못했지만, 내 어머니인게 너무 자랑스럽고 언제나 힘이 되고 든든해요. 이런말을하루에
    한두차례 자주 들어도, 자꾸 비난과 원망을 하실거 같진 않아요.ㅠ

    뭐랄까 상처의 치유가 필요한 단계같은데

    4살 손자는 한탄.고통. 이런거 없고
    온전히 사랑 .보살핌 이런건만 있었던거고요.

  • 20. 저라면
    '22.11.22 1:53 PM (121.182.xxx.161)

    엄마가 뾰족하고 못된 말 하실 때 엄마의 진심을 읽어드리고 다시 말씀드리겠어요.
    예를 들어 오랫만에 친정에 온 딸에게 '꼴이 그게 뭐니, 부스스하게' 라고 말씀하신다면
    엄마가 나 예쁘게 하고 오면 좋겠어서 그러는거죠? 알았어요 .다음엔 이쁘게 하고 올게요.라는 식으로요.
    엄마가 하고 싶은 말과 입밖으로 나오는 말이 다른 걸 잘 읽어드리면 어떨까요.

  • 21. 연습
    '22.11.22 1:54 PM (121.187.xxx.148) - 삭제된댓글

    고마워 사랑해 근육
    고마워 사랑해 근육

    알겠습니다!!!

    한분 한분 말씀이 너무 귀하고 도움이 되네요.

    저희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울컥 하셨다는 분이 계시다는 말씀에
    저도 울컥하네요.




    저희 집이 아파트 2층에 살던 때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이었어요.
    저희 베란다 바로 앞 나무에 산비둘기가 알을 품고 있었는데
    마음이 쓰이셨는지 아빠가 우산을 들고는 우산을 씌워주러 가셨습니다.
    울엄마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말라며...



    제 나이 아홉살,
    저희 고향은 군부대가 많은 지역인데 어느 날 길을 가던 아빠에게
    보따리를 든 경상도 말투의 할머니께서 여관이 어디냐고 물으시더랍니다.
    아들 면회를 왔는데 멀어서 면회 전날 미리 왔다고.
    아빠는 할머니가 낯선 곳의 여관에서 주무시는게 마음이 아파서
    우리집으로 모셔왔습니다.
    엄마는 당황했지만 밥을 해드리고 저희 방에 이부자리도 내드렸지요.
    그런데 그 할머니의 직업은 바로 무속인
    무료로 우리 가족의 점사를 봐주셨다는...
    저에게는 스물여덟 넘어서 시집을 가야 잘 산다 하셨는데
    어쩌다 보니 정말 그렇게 되었네요. ㅎㅎㅎ



    엄마와 선을 보러 오시면서 속으로 이쁘면 결혼해야지~ 하신 울아빠
    다방에 와서 엄마 얼굴을 보고는 의자에 안기도 전에 결혼합시다 하셨다네요.
    그 상황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남자답다고 생각한 우리 엄마...
    평생을 후회하셨....



    동네에 자식 없이 사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묘소를 늘 벌초하시고
    연보라색 예쁜 꽃잔디를 심어드리셨어요.



    초등학생인 우리 제부가 여름방학을 맞아
    버스가 잘 안 다니던 외딴 외갓집으로 누나와 힘들게 걸어가던 길
    어떤 아저씨가 차를 세우더니 제부와 누나에게 타라고 했다고 합니다.
    괜찮다고 해도 계속 타라고 해서 차에 타게 되었는데
    아주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아저씨가 우리 아빠.
    근데 제부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결혼을 했고,
    그게 제부와 우리 아빠와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어요.

    이 사실을 동생 결혼 9년 후 알게 되었는데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났었어요.

  • 22. ..
    '22.11.22 1:55 PM (210.179.xxx.245)

    답이 되는 글이 아니지만요.
    딸과 손녀가 있는 어머니가 참 부럽네요.
    말 예쁘게 안하고 살아도 뭐라하지 않고 놀러와 시간 보내주고 안타까워하며 고쳐주고 싶어하고..
    아들이었으면 이런 부정적 엄마 결혼으로 더 거리 두고
    며느리는 상처받고 손절하고 뒷담하고 수순일텐데
    이래서 딸 딸 하나보네요~

  • 23. 슈슈
    '22.11.22 1:56 PM (1.230.xxx.177) - 삭제된댓글

    아...눈물나요 ㅜㅜ

  • 24. 연습
    '22.11.22 1:57 PM (121.187.xxx.148)

    한분 한분 말씀이 너무 귀하고 도움이 되네요.

    저희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울컥 하셨다는 분이 계시다는 말씀에
    저도 울컥하네요.

    ep1
    저희 집이 아파트 2층에 살던 때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이었어요.
    저희 베란다 바로 앞 나무에 산비둘기가 알을 품고 있었는데
    마음이 쓰이셨는지 아빠가 우산을 들고는 우산을 씌워주러 가셨습니다.
    울엄마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말라며...

    ep2
    제 나이 아홉살,
    저희 고향은 군부대가 많은 지역인데 어느 날 길을 가던 아빠에게
    보따리를 든 경상도 말투의 할머니께서 여관이 어디냐고 물으시더랍니다.
    아들 면회를 왔는데 멀어서 면회 전날 미리 왔다고.
    아빠는 할머니가 낯선 곳의 여관에서 주무시는게 마음이 아파서
    우리집으로 모셔왔습니다.
    엄마는 당황했지만 밥을 해드리고 저희 방에 이부자리도 내드렸지요.
    그런데 그 할머니의 직업은 바로 무속인
    무료로 우리 가족의 점사를 봐주셨다는...
    저에게는 스물여덟 넘어서 시집을 가야 잘 산다 하셨는데
    어쩌다 보니 정말 그렇게 되었네요.

    ep3
    엄마와 선을 보러 오시면서 속으로 이쁘면 결혼해야지~ 하신 울아빠
    다방에 와서 엄마 얼굴을 보고는 의자에 안기도 전에 결혼합시다 하셨다네요.
    그 상황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남자답다고 생각한 우리 엄마...
    평생을 후회하셨....

    ep4
    동네에 자식 없이 사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묘소를 늘 벌초하시고
    연보라색 예쁜 꽃잔디를 심어드리셨어요.

    ep5
    초등학생인 우리 제부가 여름방학을 맞아
    버스가 잘 안 다니던 외딴 외갓집으로 누나와 힘들게 걸어가던 길
    어떤 아저씨가 차를 세우더니 제부와 누나에게 타라고 했다고 합니다.
    괜찮다고 해도 계속 타라고 해서 차에 타게 되었는데
    아주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아저씨가 우리 아빠.
    근데 제부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결혼을 했고,
    그게 제부와 우리 아빠와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어요.
    이 사실을 동생 결혼 9년 후 알게 되었는데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났었어요.

  • 25. 슈슈
    '22.11.22 1:57 PM (1.230.xxx.177)

    아...눈물나요 ㅜㅜ

  • 26. 원글님사랑
    '22.11.22 2:05 PM (61.74.xxx.229) - 삭제된댓글

    사랑도 정도 많으셨던 아버님과 어린시절을 힘들게 보내 곱고 상냥한 말은 잘 못하지만 어머님도 분명히 정 많고 따뜻한 분이셨을 것 같아요. 원글님 글만 읽어도 느껴져요.
    사람이 늙을수록 안 변한다... 이런 말 많이 하지요. 저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변하는 것 같아요. 안 변하는 점도 물론 있지만 살아있는 한, 옆에 누군가가 있는 한 사람은 변하는 것 같아요. 변하려고 하시는 어머님과 도우려는 원글님 모두 언제나 행복하시길. 사랑도 미움도 왔다갔다 반복되겠지만 결국 사랑이 더 커지는 어머니의 여생이기를 바래 봅니다.

  • 27. 저도
    '22.11.22 2:06 PM (14.47.xxx.167)

    말을 화나면 밉게 하는거 같아요
    고치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볼게요

  • 28. ....
    '22.11.22 2:07 PM (124.146.xxx.114) - 삭제된댓글

    그렇군요. 이해가 충분히 됐습니다..

    요즘 70 연세면 아직 사실 날이 많이 남았고, 인생을 아름답게 즐길 권리도 더불어 많이 남으셨어요.
    하지만 70 연세가 되어도 아마 마음은 어린 시절부터 결혼하고 힘들었던 초창기의 가정생활이 엊그제 같으실 거예요.
    그러니 아직까지 그 말투를 가지고 계실 것일테고요.

    생각하면 억울하고, 화나고, 슬프고, 힘들었고, 외로웠고....

    말투를 고친다는 생각보다는.. 마음을 바꾸시는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생각됩니다.
    좋은 따님이 계시니.. 따님이 너무 힘들지 않은 선에서 어머님에게 많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생각되지 않은 부분까지 되도록이면 넘치게요.

    먼저 꺼내시는 얘기는 긍정적인 얘기만 하시고, 어머니가 어느 시절 힘들었다하시며 힘들었던 생활을 얘기하시면 다른 말은 빼시고 엄마 진짜 힘들었겠다, 그래도 이겨내고 여기까지 우리 키우며 온것이 대단하다하시고, 누군가를 욕하면 역시 다른 말은 빼시고 너무했다, 아무개가 잘못했네, 우리 엄마가 대인배다..등등 아닌것 같다고 생각되셔도 이렇게 말씀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넘치게 공감 받아야 나도 다 잘한건 아니지라는 자기반성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동안 넘치게는 커녕 별반 공감 같은건 평생 못 받아보셨을 것 같아요.

    아버님이 좋은 분이셨지만 모두에게 좋은 진짜 사람 좋은 분이셨지 어머님에게 최적화된 남편은 불행히도 아니었겠어요. 결혼전에도 참고만 살아온 어머님에게 당신이 이해해, 당신이 참아하시며 적극적으로 어머님을 옹호하거나 편들어 주신적 없었을 것 같아요..

    물론 누군가는 그보다 더한 인생을 살았어도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자기가 극복했어야지 할 수도 있겠지만 .. 그리고 그 말이 한편으론 맞는 말이지만 거기서부터는 정말 파워 긍정의 성정이어야 가능하지 보통사람은 그 삶에 매몰되기 쉬우니까요.

    어쩌면 전폭적인 지지속에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어머님에게 힘드시겠지만 따님이 그런 사람이 되어준다면 어머님의 마음도 조금은 말랑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음이 누그러지면 다른 사람의 힘듬이나 예쁨, 고마움, 미안함도 보이고, 그러다보면 말투도 조금 달라지시지 않을까요?..
    물론 원글님이 너무 힘들지 않은 선에서요.
    아무리 어머님이라도 누구나 결국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는거니까요.

    그래도 어머님이 지금이라도 이런 생각을 해보시는 것이 이렇게 온화하고 따뜻한 따님이 계셔서인 것
    같습니다.

  • 29. 세상에
    '22.11.22 2:09 PM (1.241.xxx.48)

    아버지는 다정하고 따뜻한 분이셨네요.
    엄마도 무뚝뚝하고 표현에 서툴러서 그렇지 마음은 아주 고운분 같고요.

    그나저나 제부와 동생분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가요?? 장인 어른과 어린 예비 사위의 우연한 만남이라..신기해요.

  • 30. 연습
    '22.11.22 2:12 PM (121.187.xxx.148) - 삭제된댓글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걱정을 이렇게 함께 걱정해주시고
    긴 답글, 짧지만 촌철살인인 답글들 달아주시는 우리 82님들

    너무 감사해요. 눈물이 나네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많이 감동하고 배워가는 오늘이에요. ㅠㅠ

  • 31. 연습
    '22.11.22 2:13 PM (121.187.xxx.148)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걱정을 이렇게 함께 나눠해주시고
    긴 답글, 짧지만 촌철살인인 답글들로 지혜 나눠주시는 우리 82님들

    너무 감사해요. 눈물이 나네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많이 감동하고 배워가는 오늘이에요. ㅠㅠ

  • 32. ..
    '22.11.22 2:15 PM (220.76.xxx.247)

    아 ㅠㅠ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인생이란걸 다시 돌아보게 되네요

  • 33. 우리 제부
    '22.11.22 2:16 PM (121.187.xxx.148)

    아빠가 제부와 누나를 태워다주고 오신 날
    동생이 퇴근한 아빠의 발을 씻겨드리는데
    오늘 어디에서 어떤 아이들을 태워다줬는데
    학년을 물어보니 너랑 나이가 똑같다는 애기를 하셨다고해요.

    동생이 결혼 생활 9년차인 작년에 갑자기 이 생각이 나서
    제부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맞다고 자기라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네요.

  • 34. ...
    '22.11.22 2:32 PM (175.196.xxx.78)

    와 정말 신기한 인연이네요. 제부와 아버지와 동생분
    외할머니 댁 동네가 집근처였다니. 정말 신기해요
    인연이 있는건가봐요

  • 35. ㅇㅇ
    '22.11.22 2:40 PM (185.220.xxx.246) - 삭제된댓글

    전남친이 꼭 님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어서
    저는 어머니 입장이 이해가 가요...
    나한테만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 남편으로 좋은 거지
    남들에게도 다정하고 따뜻하고 다 잘하고 봉사하고
    좋은 일도 하루이틀이지 매번 그러면 옆에 있는 사람은 미쳐요.

    전남친... 저랑 싸우고 오랜만에 보기로 한 날에도
    다른 사람 도와주느라 약속 미루고
    전문대학원 준비하는데 주말마다 하루종일 봉사다녀서
    봉사는 잠깐 쉬라고 했다가 대판 싸우고 결국 계속 떨어지고...
    남들 돕느라 자기 일, 자기 시간 못 챙기고 나중에는 저도 뒷전되고요.
    옆에서 열불날 일이 셀 수도 없었어요.
    친구한테 털어놓으면 다들 남친 편들고 저는 인정없는 사람되고요.
    결국 나중에 어떻게 인맥으로 사회봉사 관련해서 일하더라구요.
    헤어지고 다시는 이런 사람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 36. 존중은
    '22.11.22 2:41 PM (211.250.xxx.112)

    존중은 두려움에서 온다. 저는 이말을 믿어요. 말을 기분나쁘게 하는건 상대를 만만히 보기 때문이죠. 아버님이 예쁜 말을 하시는데 어머님은 그런 아버님을 만만히 본거죠.

    말을 배울게 아니라, 상대방을 두려워하는 마음, 존중하는 마음을 먼저 갖는다면 상대방이 기분나쁠 말을 안하게 될거라고 봐요.

    동생이 말을 참 재수없게 하는데 손님들에게는 평이 완전 좋아요. 손님들에게는 엄청 친절하고 예쁜 말만 하거든요. 몰라서 안하는게 아니라, 상대를 우습게 봐서 안하는 거죠.

  • 37. ㅇㅇ
    '22.11.22 2:41 PM (185.220.xxx.246)

    전남친이 꼭 님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어서
    저는 어머니 입장이 이해가 가요...
    나한테만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 남편으로 좋은 거지
    남들에게도 다정하고 따뜻하고 다 잘하고 봉사하고
    좋은 일도 하루이틀이지 매번 그러면 옆에 있는 사람은 미쳐요.

    전남친... 저랑 싸우고 오랜만에 보기로 한 날에도
    다른 사람 도와주느라 약속 미루고
    전문대학원 준비하는데 주말마다 하루종일 봉사다녀서
    봉사는 잠깐 쉬라고 했다가 대판 싸우고 결국 계속 떨어지고...
    남들 돕느라 자기 일, 자기 시간 못 챙기고 나중에는 저도 뒷전되고요.
    옆에서 열불날 일이 셀 수도 없었어요.
    친구한테 털어놓으면 다들 남친 편들고 저는 인정없는 사람되고요.
    결국 나중에 어떻게 인맥으로 사회봉사 관련해서 일하더라구요.
    헤어지고 다시는 이런 사람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분명 자타공인 좋은 사람인데
    같이 있으면 내가 상대적으로 나쁜 사람되고
    어느 순간 제 성질도 나빠지더라구요..

  • 38.
    '22.11.22 2:42 PM (123.212.xxx.240)

    감동과 충격은 좋지만. 흠 길게는 안가실거에요. 다만 70세이시니까, 그만만해도 충분하다 여기시면 될듯.
    저희집이 그래요.
    엄마가 너무나 피해의식이 많으시고, 신경질적이신데요.
    어느날 쓰레기 무단투기하다 걸려서 벌금 물고는 ㅋㅋ 저한테 그 이야길 해주셨거든요.
    제가 무단투기를 뭐라고 하거나, 벌금이 비싸다고 뭐라고 하거나 하지 않고,
    엄마 혼자 경찰관한테 혼났을테니 무서웠겠다...하니,
    저를 찬찬히 보시다가. 나는 너네들한테 그렇게 못했다. 전구깨면 깼다고 혼냈지, 깬 전구에 아이가 다쳤는지 물어보질 않았다...라며 그 기억이 난다면서 후회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좀 변하셨나..싶었더니,
    나중에 자식들한테 서운한 마음이 드시면, 그 기억이 생각나면서 너네는 내가 그때 전구깼다고 혼내서 그런 나쁜 기억만 가지고 있지? 그렇지? 그니까 나한테 앙심품고 있는거잖아?그치? 다 잘해줘도 뭐하나만 못하면 그거 잘못했다고 뭐라고 하는게 자식이다 자식이야~~~이러시더라구요. 에휴...

  • 39.
    '22.11.22 2:56 PM (221.140.xxx.65)

    아버님 스토리는 무슨 영화같네요.
    __
    말그릇, 같은말도 듣기좋게 등 이런 책들 많아요. 온라인 서점서 한번 목차 둘러봐보세요.
    __
    감사일기 같은거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루의 일상과 타인에 대한 감사, 나를 되돌아 보며 쓰는 감사일기가 본인 내면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람 나이 먹어 안 바뀐다 하지만 4살 손주를 통해 각성이란걸 하셨으니 좀 달라지시지 않을까합니당

  • 40. 아이구
    '22.11.22 2:57 PM (121.187.xxx.148) - 삭제된댓글

    아이구 윗님 어쩌나요. ㅠㅠㅠㅠㅠㅠㅠ
    저희 엄마도 같은 상황을 자꾸 꼬아서 보시고
    미리 서운한 방향으로 넘겨집으시고 그러세요. ㅠㅠㅠㅠ
    두분 다 좀 편안해지시고 너그러워지시면 좋을텐데요.

  • 41. 연습
    '22.11.22 2:58 PM (121.187.xxx.148)

    아이구 전구 얘기 써주신 윗님 어쩌나요. ㅠㅠㅠㅠㅠㅠㅠ
    저희 엄마도 같은 상황을 자꾸 꼬아서 보시고
    미리 서운한 방향으로 넘겨짚으시고 뻔한거 아니야~~
    그러면서 서운해하시고 그러세요. ㅠㅠㅠㅠ
    두 분 다 좀 편안해지시고 너그러워지시면 좋을텐데요.

  • 42. 연습
    '22.11.22 3:02 PM (121.187.xxx.148)

    말그릇, 같은 말도 듣기 좋게!!
    네, 온라인 서점에서 살펴보고 배송해드리겠습니다.
    감사일기도 쓰실지 안 쓰실지는 모르지만 알려는드려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43. 70 아니라
    '22.11.22 3:36 PM (121.162.xxx.174)

    100살이여도
    본인이 그렇다는 걸 아시면 고칠 수 있고
    청춘이여도 핑계만 많으면 못 고치죠

  • 44. 역시...
    '22.11.22 3:47 PM (71.212.xxx.121)

    70에도 깨달음이 있으니
    헛살은 인생은 아니잔수

  • 45. ....
    '22.11.22 4:57 PM (14.52.xxx.170) - 삭제된댓글

    애들 말이 이쁘죠

    어릴때 뭔가 고마우면

    엄마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는거야?
    하고 감동하는 얼굴

  • 46. 둥글게
    '22.11.22 5:06 PM (180.228.xxx.218) - 삭제된댓글

    고맙다 미안하다 두 단어만 잘 써도 인생길에 윤활유 바른것 같다고 꼭 전해주세요. 울 아빠가 말도 이쁘게 하시고 항상 고마워 딸. 아빠가 미안.. 이러시는 분이라서 저도 배웠는데 참 따뜻한 말 같아요

  • 47. 본인이
    '22.11.22 5:08 PM (116.34.xxx.234)

    방법도 찾아야지 옆에서 거들면
    백약이 무효

  • 48. ㅇㅇ
    '22.11.22 7:50 PM (175.207.xxx.116)

    존중은 두려움에서 온다.
    ㅡㅡㅡ
    제가 명심할 말이네요
    다른 모든 사람에게는 상냥하게 말하는데
    남편한테는 띡띡거려요

    그리고 말의 내용보다 말투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똑같은 말도 말투가 예쁘면 예쁘게 들리거든요

  • 49. 오래
    '22.11.22 7:52 PM (223.39.xxx.60)

    생각해 볼 거리들이 많네요
    그 중
    나이들어도 변할 수 있다
    평생을 변한다
    그런 것도 같습니다
    심드렁한 맘 추스리고 노력하며 살아야겠죠

  • 50. 배움엔
    '22.11.22 8:29 PM (58.143.xxx.239)

    늦었다는 말이 없다죠

  • 51. 감사
    '22.11.22 9:19 PM (121.187.xxx.148)

    달아주신 댓글들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도움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52. 레이나
    '22.11.22 10:05 PM (110.12.xxx.40)

    안고쳐져도 70이란 연세에 자신을 돌아보고 이쁘게
    말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남에게 얘기하기가 쉬운가요
    어머님은 달라지실거예요
    돕고싶어하는 따님이 옆에 있으니까요

  • 53. 감사
    '22.11.22 11:13 PM (121.187.xxx.148)

    윗님 감사합니다.
    몇달 후 좋은 내용으로
    말 뾰족하게 하는 70엄마의 말배우기 후기 올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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