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은아 잘가라.
이 세상에 니가 없다니
도저히 믿을수가 없구나
이제 별이 된 우리딸.
먼저 보낸 미안함에,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억장이 무너지는 원통함에
가슴을 치며 통곡해보지만
눈물로 채운 가슴에 그리움과 아련함이 가득하구나.
꽃다운 청춘 펼쳐보지도 못하고 꽃이 되어 별이 되었네.
너의 방 사진속에 친구들과 환하게 웃고 있는데
너의 방엔 꽃내음과 향내음만 가득하구나.
보고싶구나.
매일 아침 밥먹자 하면
맞벌이하는 엄마아빠 걱정할까봐 투정 한 번 없이
함께 해준 우리딸.
부르면 금방이라도 보러 나올 거 같은데
아무리 불러봐도 대답이 없구나.
대학 졸업과 함께 열심히 준비해서
미국 공인회계사 합격하고
아빠 합격했어 하고 울먹이던
핸드폰에 녹음된 너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통곡했는지 모른다.
너를 보내고 이튿날 너의 핸드폰으로
그렇게 가고싶어 했던 회사에서 좋은 소식의 문자가
날아왔는데 너는 갈 수가 없구나.
너무 안타깝고 원통해서 또 통곡을 하였구나.
네가 태어나서 아빠에게 처음 안겼을 때
따스함처럼 재가 되어 아직도 식지않은 따뜻한
너를 가슴에 안고 너를 보내러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살아있을 때 사랑한다고
자주 안아주지 못한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었는지.
이제는 보내주어야 한다고 한다.
엄마 아빠가 너를 보내주어야만 네가 마음 편히
좋은 곳에 갈 수 있다고 하니 보내주려고 한다.
딸아 잘 가라.
이모부 꿈에 나타나 엄마 아빠가 다시 태어난
너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너가 엄마아빠를 알아보고 찾아온다고 했다고 하니
다시 태어나서 우리 다시 꼭 만나자.
엄마 아빠 너무 걱정하지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이승에서의 모든 고통, 아픔, 슬픔
모두 버리고 힘내서 잘 가거라.
엄마 아빠도 힘낼께.
우리 딸이어서 너무 고마웠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25년 4개월을 함께 해준 사랑하는 딸
상은이를 보내며 엄마 아빠가
이태원 역에서 2022년 11월 7일.
마지막으로 우리 딸 상은이를 대신해 절규를 해봅니다.
국민 한 사람의 인권과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전국방부장관을 구속하고 심지어
전대통령까지 수사하려고 하고 있는
이 정부에 묻습니다.
우리 딸과 같은 26세 나이였던 아들을 먼저 보낸
고 박완서님의 '한 말씀만 하소서'에서 신께 물었듯이
저는 국가에 묻고 싶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는 어디에 있었는지
국가는 무엇을 했는지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합니다.
한 말씀만 하소서. 제발 한 말씀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