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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옥수수 물을 끓이는데...

좋다 조회수 : 1,760
작성일 : 2022-11-19 12:40:57
냄비에 물을 팔팔 끓였어요
옥수수 넣고 고소하게 끓이다가
불 끄고 김이 모락모락 새어 나오는걸 보다보니
여기,
신축아파트 내집 마련해서 이사오기 전에 살던
낡고 오래되어 여름엔 찜질방 겨울엔 냉골이던
집에서 겨울에 따뜻하게 옥수수 물을
팔팔 끓여
웃풍쎈 방안에 가져다 놓고
잠시라도 따뜻해진 공기에 훈훈했던 기억이
새삼스레 기억 나더라고요

워낙 건물이 오래되어서 문제도 많고
구조가 특이한데다 한면이 다 통유리로
마감이 되어있던 요상한 빌라 건물.
에어컨도 설치할 수 없는 구조에다
여름엔 비가 새서 곰팡이가 피고
한여름엔 벽도 뜨거운 곳
겨울엔 사방으로 열기가 빠져나가
뽁뽁이고 커튼이고 다 해도 차가운 공기가
가득해서 음식하면 추운 공기에 몸에 힘이
들어가고 손은 빨갛던.

그런 곳을 해가 잘 들어 밝아 좋다는것만
보고는 들어갔었어요
그전에 살던 곳도 워낙 오래된 다세대였는데
빛이 잘 안들어와서 아쉬웠거든요.

그랬었는데.
그렇게 단련되어서 그런지
신축아파트 창호 좋은 곳에 있으니
창문을 닫으면 바람이 부는지도 모르게
새어 들어오는 바람이 없어
아직은 추운지도 모르겠어요

물 끓이면 당연히 방안으로 가져다놓고
공기를 훈훈하게 만들던 그때가 생각나
그냥 지금 참 감사하구나 싶은.

행복하다. 하지 않은건
사실 그때도 참 행복했거든요
덥고 춥고 몸이 힘든건 많았지만
열심히 살고 열심히 벌고 아끼며 내집 마련을
위해 열심히 살던 순간순간의 추억들이
고생스러웠으나 참 행복한 시간이 많았어요

물 끓이다 옛 생각에 글이 너무 길어져 버렸네요

윽. 정신차리고
세탁기 돌려놓고 밖에 일보러 나갔다 와야겠어요
IP : 223.38.xxx.5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22.11.19 12:42 PM (223.39.xxx.12)

    가난했어도 그때가 좋았지 하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아요. :-)

  • 2. ..
    '22.11.19 1:00 PM (223.38.xxx.225)

    푸근하네요.

  • 3. 다른얘기
    '22.11.19 1:23 PM (175.196.xxx.6)

    빨강머리앤 만화가 생각나요
    뚱뚱한 아줌마가 차 끓이는 모습 너무 좋아요

  • 4.
    '22.11.19 1:31 PM (125.176.xxx.8)

    저도 요새 보리차 한봉넣고 옥수수 몇알 넣어서 물을 끓여
    먹어요.
    여름에는 그냥 정수기 물을 먹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이렇게
    구수하게 끓여 먹어요
    생강 계피 대추넣고 차로 자주 끓여 마시고요.
    그러면 몸과 마음이 따뜻해져서 건강하게 행복하게 겨울을나요.

  • 5.
    '22.11.19 1:39 PM (223.33.xxx.76)

    욕수수~~ 글 보고 이끌려 들어왔더니
    어머나 글ᆢ수필 읽는 느낌이예요

    저번에 어느 분이 루이보스차에 보리차?ᆢ
    옥수수? 같이 끓이면 덜 변질ᆢ쉰다고
    글 올리셨던데 ᆢ

    예전에 추웠던 기억도 따뜻한 옥수수차로
    위안을 삼고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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