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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공감입니다.-[김민아 칼럼] 윤석열, 왜 대통령이 되려고 했을까

퍼온 글... 조회수 : 2,843
작성일 : 2022-11-08 08:47:48

저도 오랫동안 품었던 의문인데, 아래 논설에 공감해서 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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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조문객에 머물 수 없다. 흰 국화를 바치고, 법회와 예배에서 손 모으는 일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이를 반복하는 건 정치도 통치도 아니다. 시민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국정책임자로서의 진솔한 사과다. 윤 대통령은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시민은 대통령의 ‘마음’이 아니라 ‘책임’이 궁금하다. 김호·정재승의 <쿨하게 사과하라>에 따르면, 좋은 사과는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유감표명(“안타깝다”), 책임 인정(“제가 실수를 저질렀다”), 원인 설명(“이런 문제점이 발견됐다”), 배상·해결책 제시(“이렇게 대가를 치르겠다”)이다. 윤 대통령의 사과에는 첫 번째만 있을 뿐, 나머지가 없다. 윤 대통령은 전날 참모진 회의에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책임이 대통령인 제게 있다”고 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참사는 이미 일어났다. 시민 156명이 목숨을 잃었다.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는 게 우선이다. 윤 대통령은 교묘한 언술로 피해갔다.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책임’만 자기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쯤 되면 <책임회피의 기술> 같은 책을 펴내도 될 수준이다.

시민이 요구하는 두 번째는 잘못한 사람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물으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진상규명 결과에 따라 책임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참사 전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신고가 쇄도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음이 이미 드러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윤희근 경찰청장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늑장 대응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고위공직자이다. 법적 책임 이전에 정무적 책임부터 묻는 게 순리다. 경찰이 ‘셀프 수사’로 ‘하늘 같은’ 청장과 서울청장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는가. 서울시·행정안전부·대통령실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재난대응체계의 오판과 과실을 파헤칠 수 있겠는가. 이날 회의엔 이 장관과 윤 청장이 참석했다.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든 책임자들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앉아 있는 게 말이 되나. 언제까지 이들의 얼굴을 봐야 하는가. 김지혜 강릉원주대 교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에 적었다. “정의는 누구를 비난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오랫동안 윤 대통령에게 묻고 싶었던 게 있다. ‘왜 대통령이 되려고 했습니까? 대통령이 되면 뭘 하고 싶었습니까?’ 감옥에 갇히거나 탄핵당한 전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에게도 포부는 있었다. 이명박은 한반도 대운하 같은 (어처구니는 없지만) 대역사를 꿈꿨고, 박근혜는 (역시 어처구니없으나) ‘아버지 박정희의 나라’를 재현하고자 했다. 윤 대통령에겐 ‘동기’가 보이지 않았다. 선거 과정에서 공정과 정의를, 취임 후 자유를 외치긴 했으나 내용 없는 동어반복이었다.

이제는 안다. ‘윤석열의 세상’에서 심오한 무엇인가 찾으려는 시도의 허망함을. 윤 대통령의 목표는 ‘대통령이 되는 일’ 자체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은 것 같다. 권한·권력에 책임이 따른다는 점도 생각지 못한 듯하다.

이번 재난은 리더십의 재난이다. 슬프게도, 리더십의 재난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월 시민은 윤석열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이 ‘극한직업’이 될 것을 예감했다. 윤 대통령은 물난리로 일가족 세 명이 숨진 서울 신림동 반지하주택에서 말했다. “근데 어떻게… 여기 계신 분들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라고 했다. 윤석열의 세상에는 공감이 없다.

지난 4일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 갔다. 폴리스라인 너머는 적막했다. 청년들이 국화를 바치고 엄마와 아빠, 딸이 묵념을 했다. 외국인 여성이 눈물 흘리자 한국인 연인이 손을 잡았다. 기시감이 들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이 머물던 진도실내체육관 모습이다. 다녀온 뒤 ‘진도에 정부는 없었다’란 글을 썼다. 이번 참사에서도 정부는 ‘없었’다. 없었을 뿐 아니라 ‘나빴’고 지금도 ‘나쁘’다. 정부의 부재를 넘어 정부의 오만·나태·부정직을 따져야 한다. 대통령이 ‘비통 코스프레’를 멈추고 현실을 직면할 때까지.

김민아 논설실장 makim@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IP : 211.115.xxx.203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22.11.8 8:48 AM (58.237.xxx.182)

    천공이 매일 조문하라고 했죠

  • 2. ㅇㅇㅇ
    '22.11.8 8:49 AM (58.237.xxx.182)

    그것도 위패도,사진도 없는 분양소를 급하게 설치하고

  • 3.
    '22.11.8 8:49 AM (86.175.xxx.154)

    경향 간만에 훌륭한 기사네요

    문대통령님 계실 때 그리고 삐딱하더만

  • 4. ㅇㅇㅇ
    '22.11.8 8:51 AM (58.237.xxx.182)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최악의 위험한 인물이 대한민국대통령이 됐으니..
    또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이 5개월도 안돼 개발도상국으로 만든 윤석열정부

  • 5. 구구절절
    '22.11.8 8:52 AM (125.184.xxx.70)

    공감 가는 글입니다.

  • 6. 진짜
    '22.11.8 8:55 AM (14.47.xxx.167) - 삭제된댓글

    맞는 말이네요
    우리나라 어쩌니요 ㅠㅠ

  • 7. 늘 궁금했어요
    '22.11.8 8:57 AM (211.115.xxx.203)

    마치 타의에 의해서 어쩌다 대통령 된 검찰 총장을 보는 것 같아요.
    대통령이 되어서도 자신을 향상 시키거나, 적응하거나, 바꿀 필요를 전혀 못 느끼는 게 확실 합니다.

  • 8. 그건
    '22.11.8 9:00 AM (124.5.xxx.96)

    그것도 승진이라 생각한건지

  • 9. ..
    '22.11.8 9:00 AM (112.151.xxx.59) - 삭제된댓글

    검찰총장일때 감히 나를 잘라?
    증오심에 불타올라 하는 짓이 전정권탓
    대통령에 대한 포부는 깃털 1g만큼도 없음

  • 10. 요즘
    '22.11.8 9:02 AM (124.111.xxx.108)

    이런 기자도 있네요.
    진즉 나와서 좋은 글 좀 써주지.

  • 11. 영통
    '22.11.8 9:05 AM (106.101.xxx.206)

    지 장모 지 마누라 죄 덮을라고 나온 거 아닌가요?

  • 12. 개돼지들이 만들어
    '22.11.8 9:05 AM (123.214.xxx.132)

    준 대통령 자리이니

    개돼지 취급만 해줘도
    된거죠

    국정운영을 위해 머리아프게
    고민따위를 왜 해요

    82게시판봐도
    같잖게 쉴드중인
    개돼지가 드글드글하잖아요

  • 13. **
    '22.11.8 9:08 AM (112.216.xxx.66)

    대통령의 포부 있어요!!
    나라 살림 빼먹는거 윤은 바지사장이고 김건희가 열심히 사기쳐서 나라살림 빼먹쟎아요.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미친놈처럼 조계사에 명동성당에 교회 돌아다니며 사진찍어 올리는걸 정상이라고 볼까요? 어제 행안부 국정질의 들어보니.. 행안부 보고 체계가 완전히 엉망이던데..
    윤도리는 관심없을거예요 국정은 방치한채 나라살림 해먹으려나 김진태사태같은 똥볼차면 세금 쏫하붓고 이와중에 이태원 참사 일어났는데도 조문쇼라 할일다할줄알고..저 미친새ㄲ 그냥은 안내려올듯합니다.

  • 14. 동이마미
    '22.11.8 9:11 AM (182.212.xxx.17)

    경향이 어쩐 일로 이런 논조의 칼럼을 실어줬을까나?

  • 15. ..
    '22.11.8 9:12 AM (123.214.xxx.120)

    정부의 부재를 넘어 정부의 오만·나태·부정직을 따져야 한다.222222

  • 16.
    '22.11.8 9:14 AM (211.178.xxx.45) - 삭제된댓글

    https://naver.me/578sCMw9

  • 17.
    '22.11.8 9:15 AM (211.178.xxx.45)

    https://naver.me/578sCMw9

    그나마 경향은 믿고 지지해줘야할거 같애요
    속이 시원하네요

  • 18. ....
    '22.11.8 9:23 AM (221.154.xxx.34)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
    그래서 더 마음이 무겁네요.

  • 19.
    '22.11.8 9:30 AM (211.178.xxx.45)

    비통 코스프레
    더이상 적절한 말 찾기가 힘들거 같네요

  • 20. ...
    '22.11.8 9:44 AM (211.107.xxx.242)

    김민아 기자님 글에 대공감입니다

  • 21. ...
    '22.11.8 10:56 AM (121.133.xxx.235)

    경향김민아칼럼 공감입니다

  • 22. 감사합니다
    '22.11.8 1:25 PM (121.123.xxx.5)

    아직은 이런 논설을 쓸 수 있는 기자가 남아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진정한 언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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