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흠 저도 20년전에 대학병원 vip들 경험했던 기억
운이 좋았는데...
대신 외래 여러 과를 돌아다니며 근무를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vip들이 진료 받으러 오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어요.
저희 병원은 의전담당이 따로 있었어요.
그리고 그 담당직원이 외래진료실과 검사실 등을 모시고 다니면서 도와주더라구요.
처음에 생경스럽기도 했고 어린 마음에 좀 짜증 나면서 저 분들은 손이 없나 발이없나 이런 생각도 하기도 했었죠.
아무튼 외래는 대부분 진료보조원들 ( 의외로 간호조무사 자격증 없더라구요)이고
간호사는 각과에 한명만 배치되다 보니까
그 의전담당 직원이 꼭 저한테 전화로 몇시쯤 누가 갈거다 미리 알려주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저도 나이가 어려서 어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별 마음은 안 가졌지만 그래도 신경이 안 쓰일수가 없죠.
그런데 의외로
대부분 점잖았어요.
진짜 유명 기업 회장님 사장님 이런 분들 많이 왔고 이분들 가족들도 왔고요..
하나같이 다 괜찮았습니다.
티비에 나오는 갑질 재벌들 못 봤어요.
그리고 재벌들은 다 세컨두고 와이프은 쇼윈도우 부부같지만
의외로 대기중에 사모님과 장난도 치고 사이 좋은 재벌 회장님도 봤네요.
그외 당시 아주 높은 ( 그리고 뉴스에 당시 꽤 자주 보이던) 공직자분이 주기적으로 오신적이 있는데
이 분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모든 직원들에게 꼭 선생님이라고 호칭하고 진짜 존중하더라구요. 재밌는건 그 비서도 똑같이 우리에게 대했어요.
더 흥미로운건 담당교수님이 나중에 그 분 진짜 존경스럽다고 하셔서
보는 눈은 다 같구나 했네요.
그리고 가끔 진상도 있었어요. 진짜 황당했던건...
병원 홍보팀장이 저한테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 저희과 환자중에 남편이 모 신문사 기자래요.
그 기자가 왜 내 아내를 vip대접 안 해주냐고 홍보팀장에게 전화하고 홍보팀장은 저한테 좀 잘 해주라길래
황당해서 뭘 어떻게요??하고 끊은 기억이 나요.
또 지금도 기억나는 분이 있어요.
당시 외래에 오랜만에 온 환자는 과거 자료를 진료전에 미리 찾아서
진료를 보거든요. 그래야 과거 상태와 현재를 비교하니까요.
그런데 어 떤 남자 환자분 과거 자료가 애매하게 분실 비슷하게 된거에요.
난리가 났고 열심히 수습하고 있는데
그 환자가 온거에요.
40대 스마트한 사업가 이미지인데( 양아치 스타일 말고요) 바빠보이더라구요.
안그래도 바빠 보이는데 자료 다 찾아질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라고 해야 하나..
말을 어떻게 하나ㅠㅠ
욕은 내가 다 먹겠구나 하면서..
사실대로 말을 말을 했는데
얼굴이 일단 굳어요.
그런데 그 다음 하는 말이...
차분하고 의아스럽게...
" 그런데 그걸 왜 꼭 찾아야 진료를 보죠?
어짜피 다시 할건데..
그냥 오늘 진료보고 다시 싹 검사를 하죠.."
이러는거에요.
사실 이 말이 맞거든요.
오랜만에 온 환자들은 결국 초진처럼 왠만한 검사 다 다시 하거든요.
그리고 바로 진료실 들어가서 진료보고 수납하러 가시더라구요.
제가 그래도 어린나이에 느낀건...
가진것들이 더한다보다는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거였습니다. 물질적인것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요..
이걸 20대후반에 깨달았네요.
1. 교양
'22.10.28 4:50 PM (125.191.xxx.50) - 삭제된댓글사회적 지위와 그에 따른 이목이 있으니
아무래도 의도적으로 이미지 관리하는 면도 있겠죠2. ㅡㅡ
'22.10.28 4:51 PM (1.232.xxx.65)vip들이 더 갑질 안하는데
땅콩항공은 왜 그랬을까.3. 그리고
'22.10.28 4:52 PM (223.38.xxx.187)또 기억 나는건,
당시 병원장님 지인들이 가끔 진료보러왔어요.
그런데 이분들 사회적지위가 그리 높지 않아서인지 의전담당 안 통하고
원장님 비서가 꼭 전화하고 알려주는데
이 비서가 어찌나 대대하던지요.
명령형 말투에 ㅋㅋ4. ..
'22.10.28 4:54 PM (49.172.xxx.179)공직자분은 누구신지 궁금하네요. 좋은 후기니 조금 힌트라도^^
5. 꼬꾸
'22.10.28 4:55 PM (118.46.xxx.173) - 삭제된댓글기레기는 역시 기레기고.. 저도 주재로 여러 나라 도는데 기레기 싸모는 경계 1순위… 왜냐 기사거리를 찾거든요 ㅎㅎㅎ
6. 꼬꾸
'22.10.28 4:56 PM (118.46.xxx.173) - 삭제된댓글인상적인건 40대 사업가네요. 판단하는게 다르다는 느낌. 문제 삼지 않고 본인한테 필요한 걸 하면 되니까요.
7. ,,,,
'22.10.28 4:59 PM (59.22.xxx.254)40대사업가는 감정소모,시간낭비없이 실리적이네요..기레기는 참 기레기같은짓만 한다싶고 공직자분은 저도 살짝 궁금하네요
8. 기레기들은
'22.10.28 5:00 PM (210.117.xxx.5)20년이 지나도 변함없네요.
9. ..
'22.10.28 5:04 PM (117.111.xxx.154)글 재밌게 잘 쓰셨네요. 더 해 주세요 ㅎㅎ
10. ㅎㅎ
'22.10.28 5:07 PM (175.223.xxx.183)애매하게 힘있는 사람이 더 갑질하나봐요.
11. 재미
'22.10.28 5:19 PM (175.223.xxx.208)재밌어요. 좀 더 해 풀어주셨으면...
12. ...
'22.10.28 5:22 PM (58.230.xxx.146)곳간에서 인심난다는 건 진리죠
물질적인것이 충족이 되면 심리는 그냥 당연히 부드러워집니다 부자들이 왜 성격좋은지 (아닌 사람도 일부있지만)13. ...
'22.10.28 5:27 PM (223.33.xxx.252)일찍 깨달은거임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건 진리~~~3333
그리고 사람 보는 눈이 모두 같다, 는 것도 진리~~~
vip는 본인이 원하는 교수에게 무조건 진료 받을 수 있는건가요?14. 최근기억
'22.10.28 5:38 PM (221.165.xxx.250)제친구가 그일담당하는데 업무담당자들이 애교가 기본적으로 있대요
회장니이이이임 부르고…
참 요상한세계도 있구나했어요15. ...
'22.10.28 5:51 PM (110.9.xxx.132)40대 사업가 일 엄청 잘 할듯. 저 같으면 하루종일 기분나빠서 매여있었을 텐데 빠른 결단 빠른 문제해결
16. 근데
'22.10.28 6:02 PM (118.235.xxx.239)솔직히 일 관계로 지켜본 것이라면, 다 본인이 속해 있는 기업의 지위위신 체면 이미지 관리로 밝고 유쾌하고 교양있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측면도 있을 거에요.부자들이 시간 관리 잘하고 철저하고 부지런한 것은 맞는데 진짜 본인이익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그리 긍정적이고 유하지만은 않거든요ㅡ
17. ……
'22.10.28 6:25 PM (114.207.xxx.19) - 삭제된댓글대체로 친절하고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난 편이고, 감정보다 해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맞아요.
식당, 쇼핑, 병원진료같는 사소한 일들에는 너그럽고 미소를 잃지 않는 그들이지만,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이익, 성취와 엮여서 일하는 입장이 돠면 빙그레 ㅆㄴ, 인면수심, 갑질대마왕 모습도 함께 갖고 있는 경우도 많아요.18. ……
'22.10.28 6:27 PM (114.207.xxx.19)윗분 말씀 동의해요
대체로 친절하고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난 편이고, 감정보다 해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맞아요.
식당, 쇼핑, 병원진료같는 사소한 일들에는 너그럽고 미소를 잃지 않는 그들이지만,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이익, 성취와 엮여보면 빙그레 ㅆㄴ, 인면수심, 갑질대마왕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게 될 수도 있어요.19. 그들의민낯
'22.10.28 7:13 PM (180.70.xxx.42) - 삭제된댓글경험해본 사람들은 알죠.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이익, 성취와 엮여보면 빙그레 ㅆㄴ, 인면수심, 갑질대마왕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게 될 수도 있어요.22
남편이 직접겪은 모재벌 민낯.
이름만대면 다 아는 어느 여재벌.
관련 대기업 임원급들 모인 회의장에서 자기보다 열살이상 많은 임원이 질의응답에서 과거 회사측 과오를 인정하는 발언을 하자 '야 너 나가! '바로 소리지르더래요,그러자 머리 희끗한 그 임원 바로 퇴장..20. 사업가
'22.10.29 4:15 PM (1.225.xxx.83)그 사업가분은 표현해주신대로 스마트한 분이네요. 수동적이지않고 주체적으로 빠른 문제해결능력!!머리가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