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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명장면

오페라덕후 조회수 : 6,806
작성일 : 2022-10-25 21:43:48
일전에 제가

내 인생의 명장면 있으신가요? 라는 제목의 짧은 글을 올렸었는데

아름다운 댓글들이 많이 달렸었어요.

주옥같은 댓글들 중

아이가 첫 걸음마 하던날 이야기도 기억나고

사랑에 빠졌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

소소한 일상의 평범한 그러나 보석 같은 이야기들.

우리가 위대한 인간이 아니더라도

나는

누군가의

특히 우리 엄마 아빠의 기적일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질문만 던지고 내 이야기는 안 한것 같아

내 인생의 명장면 이야기를 지금 해보려고 해요. 굳이? ㅋㅋㅋ

내 보잘 것 없는 인생에 남겨야할 기록이 딱 하나라면

바로 이 장면이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 오래된 이야기

3월 ㅡ 나는 대학 새내기로 입학했다.

내가 꿈 꾸었던 대학 생활과는 많이 달랐다.

그 큰 캠퍼스에서 분주히 뭔가를 찾아다녀야 했던 신입생의 대학생활은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다.

스트레스 중에서도 가장 큰 스트레스는

이 캠퍼스에는 미스코리아 합숙 중 탈출했나 싶게 늘씬하고 예쁜 것들이 사방 팔방에 너무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는거다.

뚱뚱하고 큰 머리를 가진 나는 그 예쁜 것들이 진심으로 싫었다.

'하나님~제발 저 예쁜 것들이 다 없어지게 해주세요 !'

공허한 나의 기도.

나의 몸뚱이에 딱히 컴플렉스가 있진 않았지만

난 태어날 2세를 위해서

키크고 잘생긴 남자랑 결혼해야 한다고 어릴 때부터 굳게 결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입학 후 얼마되지 않은 날에 대면식에서

우리과 남자 복학생 선배 중 너무 잘생긴 남자를 발견했다.

처음 본 순간 결심했다.

'난 저 남자랑 결혼해야겠다. '

이런 미친 ㅋㅋㅋ

이게 열아홉살 갓 대학 들어온 여자애가 할 생각이었냐고요?

그 선배는 잘생긴 걸로 캠퍼스에서 유명했고

우리과 여자 선배랑 썸을 타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혹자는 썸이 아니라 사귄다고도 했다.


그로부터 한달쯤 지나서 내 생일이었는데

나는 수업을 마치고

늘 같이 다니는 동기들 3명이랑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멀리서 그 잘생긴 선배가 걸어오고 있었다.

뚜벅뚜벅 걸어와서

내 앞에 딱 서더니

꽃다발을 내밀었다.

"수정아! 오늘 생일이잖아! "

너무 놀란 나는 고맙다는 말도 싫다는 말도

아무말도 못하고

그 꽃을 받았고

우리는 그 날로부터 5년 뒤에 결혼했다.

그가 내 이름을 어떻게 기억했는지?

내 생일을 어떻게 알았는지?

왜 나에게 꽃을 주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도 모른다.

아무리 물어봐도 아직도 대답을 안해주고 있다.

기억이 안난다.

꽃을 준 남자가 나 아니었을거다. 드립만 반복중이다.

사방에서 데쉬하는 너무 예쁜 여자들에게 신물이 났기 때문이었을까? 라고 혼자 짐작만 해본다.

그가 걸어와서 나에게 꽃을 주던 그 장면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어제처럼 선명한 것은

그 순간이 너무도 동화적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현실감이 없자나. ㅋㅋㅋ.

그날 이후의 내 삶은 늘 동화 속인것 같다.

명장면이라고 하기보단 내 인생의 동화라고 해야할 장면.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ㅋㅋㅋ

그래서

잘생긴 남자랑 결혼해서 그 다음은 뭐 어떻게 됐는데?

뒷 이야기는 다음에

ㅡ심심해서 써본 사는 이야기ㅡ 오페라덕후

때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오페라보다 더 오페라같다는


















IP : 223.39.xxx.132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2.10.25 9:45 PM (116.121.xxx.196)

    그래서 유전자 개량 성공하셨나요? ㅎ

  • 2. ㆍㆍ
    '22.10.25 9:47 PM (223.39.xxx.132)

    수정이는 물론 가명입니다.
    그 꽃다발이 노란 프리지아 꽃다발이었다는 말을 빠뜨렸네요.

  • 3. ㆍㆍ
    '22.10.25 9:48 PM (223.39.xxx.132)

    유전자 개량 절반 성공입니다.
    첫애가 아빠 빼박이고 둘째는 엄마 빼박입니당

  • 4. 어머머
    '22.10.25 9:49 PM (1.216.xxx.90)

    넘 낭만적이네요!!!!
    프리지아 꽃다발을 안겨주는 잘생긴 남자~~~
    멋지다 멋져

  • 5. ...
    '22.10.25 9:52 PM (221.151.xxx.109)


    원글님이 오페라덕후세요?
    최근 오페라글 자주 남긴...

  • 6. ㆍㆍ
    '22.10.25 9:54 PM (223.39.xxx.132)

    네~제가 오페라 망해서 오페라 못볼까봐 82에서 오페라 영업하는 오페라 덕후맞아요. 오래된 회원인데 고닉은 최근에

  • 7. 완글님
    '22.10.25 9:55 PM (61.254.xxx.115)

    외모는 어때요? 그래도 예뻤죠? 아님 유머있거나 성격미인?^^
    미남 잡은썰좀 더 풀어주셈~갑자기 한마디도 안하다가 꽃을.받진 않았을거아님^^

  • 8. ...
    '22.10.25 9:56 PM (221.151.xxx.109)

    오페라 글 보면 성격미인 맞으신거 같은데 ㅎㅎ
    영화같은 글이네요

  • 9. ,...
    '22.10.25 9:56 PM (118.37.xxx.38)

    진짜 어쩜...동화 속 주인공이시네요.

  • 10. ..
    '22.10.25 9:57 PM (73.195.xxx.124)

    어머, 너무 멋지잖아욧 ㅎ
    지금 제가 막 행복해집니당. ㅎㅎ

  • 11. ㅎㅎㅎㅎㅎ
    '22.10.25 10:01 PM (58.121.xxx.7)

    영화다 영화!!!!
    그 비밀 알게되면 꼭 알려줘요.
    사실 원글님 매력녀일거앝아요

  • 12. 원글
    '22.10.25 10:11 PM (223.39.xxx.132)

    외모는 ㅠㅠ 제가 초긍정 마인드라 자신감 갖고 살지만 객관적으로는 영 ~~ 아니죠. 평생 한번도 예뻐본적이 없는 ㅎㅎㅎ
    우리집에 인사 시키러 갔더니 남동생이 나중에 하는 말이 저렇게 잘 생긴 사람이 왜 누나랑 사귀냐구? ㅋㅋㅋ
    입학 후 두 달도 안된 시점이라 서로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내 성격이 맘에 들었나? 하기에는 만난 적도 대화한 적도 없어서리ㅠㅠ
    그 잘생긴 선배가 1학년 다 오라고 해서 점심을 한번 사 준 적이 있었는데 그땐 열다섯명 넘게 가서 밥만 먹었던 기억뿐

  • 13. ...
    '22.10.25 10:12 PM (223.38.xxx.154) - 삭제된댓글

    먼지뭉땡이님인줄알았어요ㅋㅋㅋ
    오페라 영업은 일단 성공하신듯요
    저도 예매해놓고 기다리고있으니ㅋㅋㅋㅋㅋ

  • 14. 초승달님
    '22.10.25 10:14 PM (121.141.xxx.41)

    만화를 많이 봤는데 만화네요.

    잘생김이 나에게 직진해서 꽃다발주며 생일 축하해주면 기절각이구만ㅡㅡ

    연애에 결혼까지.ㅎㅎ

  • 15.
    '22.10.25 10:22 PM (61.254.xxx.115)

    한마디도 안나눠봤는데 교정에 꽃다발을 들고요?? 진짜 대박!!!

  • 16. ....
    '22.10.25 10:29 PM (211.221.xxx.167)

    어머어머어머!!!!!
    많은 사람둘이 꿈꾸던 소설같은 상황이네요.
    꽃 받았을때 친구들 반응니 상상이 가요.
    완전 난리났었겠는걸요.
    어우~~왜 내가 웃음지어지는지 ㅎㅎㅎ

  • 17. ㆍㆍ
    '22.10.25 10:35 PM (223.39.xxx.132)

    아~~맞네요. 그때 내 동기들 난리났던 묘사를 빠뜨렸네요.
    우리가 서로 만나거나 대화한 적은 없었지만 신입생 환영 단대 MT를 3박4일 갔었기 때문에 그 선배가 나를 관찰 할 시간은 있었다 싶네요. 그때 장기자랑에서 우리과 1학년들이 연극 올려서 단대 1등을 했는데 데

  • 18. ㆍㆍ
    '22.10.25 10:36 PM (223.39.xxx.132)

    그 연극 대본 제가 쓰고 연습도 제가 시켰거든요. 나중에 들으니 선배들 사이에서 1학년에 이번에 물건 하나 들어왔다고

  • 19. 오호~
    '22.10.25 10:38 PM (116.44.xxx.87)

    아마도 외모 빼고 모든 걸 가지신 것 같네요.
    암튼 야밤에 부러워요
    연재 부탁드립니다 ㅋ

  • 20. ㅎㅎㅎ
    '22.10.25 10:41 PM (180.228.xxx.218) - 삭제된댓글

    뭔가 어떤 끌림이 분명히 있었겠죠. 제 친구도 남편이 훠얼씬 인물이 좋아요. 내 친구 본인도 이 결혼이 말이 되냐고 할 정도로 인물 차이가 났는데 결혼하고 어디가 맘에 들었냐고 물었더니....
    술 자리에서 병나발 불고 쌍욕한거 보고 너무 터프하고 자길 지켜줄 수 있는 여자 같더래요.
    내 친구가 안들으니만 못하다고 욕을 욕을 ㅎㅎㅎ
    친구가 좀 입이 걸고 싸움 잘하고 상남자 스타일이거든요. 남편은 잘생겼다 라기 보다 만화를 찢고 나온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생겼어요.

  • 21. ...
    '22.10.25 10:42 PM (221.151.xxx.109)

    1학년이 대본써서 단대 일등했으면 뭐

  • 22. ㆍㆍ
    '22.10.25 10:47 PM (223.39.xxx.132)

    어머나~연재 씩이나요? 공사가 너무 커지는데요. ㅋㅋㅋ.

  • 23. 초승달님
    '22.10.25 10:49 PM (121.141.xxx.41)

    못생긴척하지만 웃으면 귀여운 강아지같고 볼은 복숭아빛인 그런 생김인거 아녀요?쳇
    암튼 순정만화도 실화면..저도 연재 기다릴게요.

  • 24. ㆍㆍ
    '22.10.25 11:01 PM (223.39.xxx.132)

    초승달님 요약 장인이시네요.
    잘생김이 나에게 직진해서 꽃다발주며 생일 축하해주면 기절각이구만ㅡㅡ
    일케 한 줄이면 되는걸 제가 길게도 썼네요.
    요약본 넘 맘에 들어요. 잘생김이 나에게 직진 ㅋㅋㅋ

  • 25. .
    '22.10.25 11:15 PM (1.235.xxx.225)

    대박 부러워요
    총기로 반짝반짝 빛나셨을것 같아요

  • 26. ㆍㆍ
    '22.10.25 11:24 PM (223.39.xxx.132)

    잘생긴게 뭐 그리 대단한거냐고?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잘생기니까 꽃다발 하나 준걸로 어떤 여자의 남은 인생 을 동화로 만들어버리잖아요.
    진짜 말도 못합니다. 이쁘고 돈 많은 누님들이 골프치자 산에가자 밥먹자 어찌나 연락들이 오는지.
    잘생긴게 친절하기까지 해서
    "아니 무슨 당신은 누님 누님이 그렇게 자연스럽냐고 비위도 좋다."고 타박하면
    "그렇다고 할머니라고 할순 없잖아. " 이럽니다.
    저는 그냥 집에서는 내 남편이고 나가면 내 남편 아니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공공재라고 하지요. 이렇게 아름다운 물건을 나만 누리는건 정의도 아니고 좋은건 좀 나눠씁시다.

  • 27. 아우
    '22.10.25 11:38 PM (211.212.xxx.60)

    너무 재밌어요.
    마지막에 뻥이야 할 줄 알았는데 실화 였다니.
    오페라덕후님 오페라 이야기도
    오페라와 상관 없는 이야기도
    자주 올려 주세요.

    ㅋㅋ공공재를 저는 가져 본 적이 없어서.
    남들이 신경 안 쓰는 사재인데 그나마 착한 게 장점.

  • 28. 연재
    '22.10.25 11:57 PM (121.166.xxx.43)

    저도 기대합니다.
    원글님 대물임이 확실합니다.

  • 29. ㆍㆍ
    '22.10.26 12:04 AM (119.193.xxx.114)

    잘생긴 남편이랑 사는 기분은 어떨까요...?
    하아 평생 느낄수가 없는 기분이네요 에휴

    원글님 완전 매력녀이실듯. 글도 잘 쓰시고.

  • 30. Gma
    '22.10.26 12:10 AM (58.231.xxx.14)

    아니아니 남편 얘기를 써주세요!!
    용돈도 올려주고 살살 잘 구슬려서 왜 꽃다발 줬는지 물어봐서 연재해줘여
    잘 생긴 남자들의 반함 포인트가 궁금할 뿐입니다!!

  • 31. ㆍㆍ
    '22.10.26 12:14 AM (223.39.xxx.132)

    재수 없는 김에 염장 좀 더 질러볼까요? ㅋㅋㅋ
    조금 전에 제 침대 맡에 와서 '잘자~' 하고 갔는데 또 제 심장이 두근두근 했어요. 매일 듣는 말인데도요. ㅠㅠ.
    아직도 동화 속이라니까요.

  • 32. ㆍㆍ
    '22.10.26 12:22 AM (223.39.xxx.132)

    아~윗님~~빵 터졌어요. 남편 이야기를 써달라구요? ㅎㅎㅎ
    인터뷰라도 따야할까봐요. ㅋㅋㅋ.
    졸려서 이만 자러 갈게요.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나눠요.
    모두들 좋은꿈 꾸세요.
    꿈 하니까 생각 나는데
    제가 한때 현빈한테 뻑 가서 덕질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 남편이
    제 침대맡에 와서
    "잘자~~현빈꿈 꿔!"
    이러더라구요.
    "이게 바로 잘 생긴 남자의 자신감이구나! " 싶어서 감탄했어요. 내가 무슨 짓을 하고 다녀도 절대 질투가 없어요.
    아놔~~~이러다 나 재수 없다고 82에서 돌 맞아서 가루가 되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 33. 대박
    '22.10.26 8:35 PM (61.254.xxx.115)

    문창과셨을까요? 연극 대본을 써서 신입생이 올렸다니 대단한 재능을 가지셨는데요!!!

  • 34. 대박
    '22.10.26 8:36 PM (61.254.xxx.115)

    근데 또 오메라 덕후라니 전 음대 나오셨나 했었어요 저번에 올려주신 테너 영상 봤어요~^^

  • 35. 원글
    '22.10.27 1:51 AM (223.39.xxx.132)

    문창과 아니에요. 그냥 일주일만에 뚝딱 연습한 장기자랑 수준의 단순히 짧은 연극이었어요. 음대는 더더욱 아니고요. 단순히 오페라 좋아서 많이 보는 리스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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