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머리 아들 머리

조회수 : 4,651
작성일 : 2022-10-08 02:16:29
이건 심심하면 한 번씩 나오는 주제 같은데
유전을 대충 아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서
대충 아는 이론으로 누군가 틀린 주장을 하면
다른 대충 틀린 이론으로 누군가 반박을 하고… 이런 게 반복되는 양상이 보여서요 ㅎ

유전 문제 풀다가 지겨워진 김에 잠시 짧게 써 봅니다.

사람의 염색체는 46개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배워서 아시죠.
염색체는 세포의 핵 속에 들어 있는
유전 물질의 본체인데
여기에 유전자가 있습니다.

사람의 유전자는 약 2만여 개라고 알려져 있어요.
염색체에 유전자가 있는데
염색체 46개에, 유전자가 2만 개 정도다?
그렇다면 하나의 염색체에 수많은 유전자가 다다다닥 들어 있을 거라는 걸 간단히 알 수 있겠죠…

그럼, 문제의 ‘지능 결정’을 어느 유전자가 하느냐…
일단
인간의 형질은 아주 복잡해요.
그리고 형질 발현에 유전 뿐 아니라 환경의 영향도 아주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다 각설하고
사람들이 쉽게 믿는 대로 ‘지능 결정 유전자는 X 염색체에 있다’고 한번 생각하고 봅시다.

사람의 염색체 46개는
일반적인 형질을 결정하는 상염색체 44개 + 성별을 결정하는 2개 (XX 아니면 XY)
로 구성됩니다.
그 중 X 염색체에 지능 유전자가 있다?

있다고 치고…

그럼 아들의 성염색체는 XY니까
엄마의 염색체가 지능 결정하는 거 맞네?
… 그렇게 생각해도 아주 틀리는 건 아닐 수 있어요.

그럼 왜 형제간에 쟤는 1등급이고 쟤는 8등급이냐?
이거 가지고 논란이 분분한데, 이건 당연히 가능합니다.
— 엄마의 X 염색체는 두 개이고
이건 엄마의 부모에게서 하나씩 받은 겁니다.
전혀 다른 집안의 두 염색체가 엄마 안에 있는 거죠.
그게 두 아들에게 각각 다르게 들어간다면?
당연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X 염색체에 얹혀 함께 유전되는 적록색맹의 경우,
아들의 색맹 여부는 전적으로 엄마에 의해 결정되는데
두 아들 중 하나는 정상, 하나는 색맹
이렇게 태어날 수 있거든요.
같은 겁니다.

반면에 딸은
위 엄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기의 부모에게서 각각 하나씩 X 염색체를 받습니다.
그러니 받은 두 염색체의 지능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될지는 실제로 발현이 돼 봐야 알 수 있다고 봐야죠.
지능은 멘델의 우열처럼 딱딱
바보 vs. 똑똑이
이렇게 나뉘어 단일한 한 쌍의 유전자로 유전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딸의 지능을 설명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암튼
대략 설명하면 이런데,
X 염색체에 지능 유전자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두 아들의 지능이 왜 달라!
둘 다 내 아들인데!
이걸 설명하기 위해 한 얘기고요.


사실 인간의 지능은 이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환경과 양육 얘길 빼고라도
그냥 유전 얘기만 하더라도 말이죠.
난자와 정자가 만들어지는 감수 분열에서
쌍을 이루는 염색체(상동염색체)들이 붙었다 떨어졌다를 하는데
이 때 서로 다른 두 집안(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에서 온 서로 다른 두 염색체가
서로 일부가 끊어지고 붙는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하나의 염색체가 가진 유전자 묶음은 정말 복잡해지거든요.
이걸 ‘다양성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대략 경험의 통계로 보아 ‘아들은 엄마 머리 닮던데?’ 하고 믿고 싶으시다면 말릴 수는 없겠지만
그걸 가지고 뭔가를 확정하거나 비난하기엔…
너무 예외도 많고, 밝혀지지 않은 것도 많고, 지능 유전자가 그렇게 간단히 한 쌍이 있는 게 아니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IP : 223.62.xxx.140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10.8 2:18 AM (218.159.xxx.228) - 삭제된댓글

    일단 저희집 사정을 보면.. 제 남동생이 엄마 머리 닮았으면... 그렇게 안살거기 때문에;; 똥멍청이거든요. 사람들이 아들머리 엄마 닮는다 닮는다 하는데 이부분에 의문이 들어요.

    그런데 또 첫딸은 아빠 닮는다 하는데 제가 아빠를 닮아 최악의 성격이라ㅠㅠㅠ 이건 또 부정 못하겠고ㅋㅋㅋㅋ

  • 2. 원글
    '22.10.8 2:25 AM (223.62.xxx.140)

    첫 딸이 아빠 닮는다 - 성격이든 외모든…
    뭐 이것도 많이들 믿는 거고
    제 주변 데이터만 봐도 매우 믿고 싶어지는 이론이지만

    과학적으로는 근거가 0입니다. 그냥 말이 안 되는 거예요. ㅎㅎ
    정자와 난자는 자기네가 수정되어 첫 딸을 만들지 아들을 만들지
    그게 첫째일지 둘째일지에 대한 아무 개념이 없습니다. 정자 난자는 그저 늘 똑같이 만들어질 뿐이고
    그 수정의 확률, 수정되어 아들이나 딸이 나올 확률도,
    아이를 낳을 때마다 늘 리셋되어 똑같습니다.

    즉…
    카드가 가득 든 바구니에 손을 넣어 카드를 꺼낸다 치면(그 카드가 자녀)
    일단 꺼낸 카드를 다른 데 치워 두고 새로 카드를 꺼내는 게 아니라(둘째를 낳을 때의 비유)
    처음과 똑같은 바구니에 손을 넣어 꺼내는 거예요. 그러니 첫 딸이건 둘째 딸이건 열째 아들이건…
    어떤 형질이 나올 확률은 기본적으로 똑같습니당.

  • 3.
    '22.10.8 3:16 AM (223.38.xxx.191)

    수많은 변수를 뜷고 난 돌대가리 당첨이요.
    저빼고 다 머리,학벌 좋아요.

  • 4. ...
    '22.10.8 5:20 AM (125.177.xxx.243) - 삭제된댓글

    속 시원한 글 감사합니다

    정말이지 주변의 몇 케이스만 보고 이렇다, 저렇다 확신 갖고 말하는 사람 보면 답답하고 한심해요
    인간들의 확증편향 성향이 그만큼 강력하구나 생각합니다

  • 5. 행복한새댁
    '22.10.8 5:20 AM (125.135.xxx.177)

    정성들여 써 주셔서 감사해요. 이런 고급 지식이 장착되는 날이 오겠죠? 과거 자식 못 낳는건 여자 탓 에서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식의 변화가 온 것처럼 이런 관념들은 과학의 발달과 함께 사라져야 한다고 봐요.

  • 6. ..
    '22.10.8 5:54 AM (58.79.xxx.33)

    엄마머리 좋아도 아들 10명 낳으면 다섯은 똑똑하고 다섯은 똥멍청이 태어나요. 운 나쁘면 하나둘 낳아도 둘다 똥멍청이 당첨인거죠

  • 7. ㅎㅎ
    '22.10.8 7:28 AM (106.102.xxx.109)

    엄마가 여자니까
    여자가 생각해낸 핑계 같아요.

    만약 할머니, 할아버지 머리가 모두 좋은데
    그 딸이 낳은 아들이 멍청하면
    1/4 확률을 핑계대면 되는건가요?

  • 8. ㅁㅇㅇ
    '22.10.8 7:47 AM (125.178.xxx.53)

    정말이지 주변의 몇 케이스만 보고 이렇다, 저렇다 확신 갖고 말하는 사람 보면 답답하고 한심해요222

  • 9. ㅎㅎ
    '22.10.8 8:10 AM (118.235.xxx.84) - 삭제된댓글

    저는 스카이 바로밑 대학 남편은 서울대
    저는 죽도록 노력해서 이룬 결과이고
    남편은 놀면서 살았다는데
    울 아들,딸이 그러네요 엉덩이를 오래 붙인 걸 본적이 없고
    슬렁슬렁 하는데
    아들놈 서울대 갔고 딸은 고2인데 8학군 전교1~2등.
    둘다 아빠쪽 천재성을 닮음.

  • 10. 푸하하
    '22.10.8 9:20 AM (124.5.xxx.96) - 삭제된댓글

    "지능 결정 유전자는 X 염색체에 있다"
    는 전제가 맞습니까?

  • 11. 푸하하
    '22.10.8 9:22 AM (124.5.xxx.96)

    "지능 결정 유전자는 X 염색체에 있다"
    는 전제가 맞다는 단순논리가 장착 가능한 분은
    옥장판, 다단계, 사이비를 조심해야죠.

  • 12. 이렇게
    '22.10.8 9:24 AM (118.235.xxx.135) - 삭제된댓글

    이런 글에 자식 자랑은 왜 쓰는지
    바보같은데

  • 13. 이렇게
    '22.10.8 9:24 AM (118.235.xxx.135) - 삭제된댓글

    이런 글에 자식 자랑은 왜 쓰는지
    바보같은데
    그 유전자 받았을 자식이 불쌍...

  • 14. 이렇게나
    '22.10.8 9:25 AM (118.235.xxx.135) - 삭제된댓글

    이런 글에 자식 자랑은 왜 쓰는지
    바보같은데 어딘가에
    그 유전자 받았을 자식이 불쌍...

  • 15.
    '22.10.8 9:28 AM (118.235.xxx.135)

    이런 글에 자식 자랑은 왜 쓰는지
    완전 바보같은데

  • 16. 오오
    '22.10.8 9:54 AM (211.198.xxx.9)

    귀찮음을 무릅쓰고 지식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통 진짜 아는 사람들은 입 다물고 어설픈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얘기 퍼뜨려서 잘못된 내용이 와전되는데 말이죠. 훙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 17. ...
    '22.10.9 12:56 AM (223.63.xxx.91)

    지능 유전자 염색체 X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88225 흰색+검은색 줄무늬 니트 안에 받쳐 입을 색상은? 3 코디 2022/10/08 875
1388224 전국체전 불꽃놀이 원성 5 .. 2022/10/08 2,542
1388223 맛없는 냉장고 잡채에다 매운고추 썰어서 9 ㅇㅇ 2022/10/08 1,782
1388222 집에 있기 아까운 날씨라 그냥 나왔어요.. 13 가을하늘 2022/10/08 3,246
1388221 혼자사는게 너무좋은분 계세요? 46 .... 2022/10/08 9,283
1388220 알바 주휴수당 궁금증 7 노노 2022/10/08 1,529
1388219 떠난 반려동물이 꿈에 나왔어요 12 그냥 2022/10/08 1,740
1388218 고양이 키우니 검은옷 사기 꺼려지네요 10 ㅇㅇ 2022/10/08 1,882
1388217 서울 날씨 어떤가요? 4 .. 2022/10/08 1,218
1388216 코로나와 가래 3 방방이 2022/10/08 1,439
1388215 오늘 불꽃축제 8 루시아 2022/10/08 3,159
1388214 원글지웁니다. 16 어찌해야 2022/10/08 4,501
1388213 등산 다니고 종아리가 7 2022/10/08 3,761
1388212 엔화 환율은 왜 별 변화가 없는 거져? 1 .. 2022/10/08 1,498
1388211 고딩엄빠는 환상 관련 기사 2 ㅇㅇ 2022/10/08 2,087
1388210 카톡 프로필사진 저장 8 궁금이 2022/10/08 2,455
1388209 밤 벌레 먹은 자리가 보라색인가요? 1 밤밤 2022/10/08 1,027
1388208 가을골프는 빚내서 치는 거 맞나요? 11 ㅇㅇ 2022/10/08 5,256
1388207 전에 모회사 동그랑땡 맛이 별로라고 글 썼었는데 6 ..... 2022/10/08 2,511
1388206 장도리 신작 ㅡ 양두구팽 6 용산 개고기.. 2022/10/08 1,618
1388205 옆으로 자는 스타일인데 매트리스 어떤게 좋을까요? 6 아프다아파 2022/10/08 1,727
1388204 귀여운 토리보세요 20 이뻐 2022/10/08 3,467
1388203 환절기 두드러기 나는 경우도 있나요? 1 .. 2022/10/08 878
1388202 펌프스 좀 봐주세요 3 바닐라향 2022/10/08 945
1388201 10시 양지열의 콩가루 ㅡ 내용증명? 임대차 보호법 쉽게 .. 1 알고살자 2022/10/08 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