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던 그 날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다.
자주 걷던 캠퍼스 뒷 숲속 길에 나 혼자만이 서있었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내 머리는 젖어갔다.
곧 전체 내 몸이 젖어갔다.
한참을 울면서 서있었다.
눈물인지 비인지도 모른 채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게 내 두 번째 사랑은 아픔이 되었다.
그 당시 어렸던 나는 계속 아플 줄 알았고,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할 줄 알았다.
너무나 사랑했기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2007년 7, 8월의 여름. 지독히도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그 여름.
하지만 난 그 여름이 그립다.
36살이 된 지금, 21살의 내가 너무나도 그립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2007년의 그때의 나로
사랑밖에 모르던, 사랑이 전부였던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았던 그 때의 내가 그립다.
그 사랑은 지독했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잊지 못했다.
그렇게 내 사랑은 지독했다.
지독했기에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비를 추적추적 맞은 후 조용히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오지도 않는 연락을 기다리며 애꿎은 핸드폰만 만지작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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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전
그 떨림을 잊을 수 없다.
날 바라보던 눈빛, 조심스러운 숨소리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래..?”
속으론 좋았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글세, 생각해볼게. 이틀만 시간을 줘.”
이틀뒤에 고백을 허락했고,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었다.
매일 매일 만났고, 수업도 나랑 듣고싶어서 수강신청도 변경해서
내 앞의 앞...자리에 앉았던 그였다.
20살이란 그런 것 같다.
모든게 새롭고, 공기마저 다르게 다가오는 하루하루들..
눈 앞에 이런일이 감히 펼쳐져도 될 만큼 행복했고, 그 행복의 감도는 지금도 느낄 수 있다.
과 연주회 때 조용히 뒤에서 날 지켜보던 순간
연주 마치자마자 달려가서 옆에 앉았다.
축제때는 폴라로이드 행사 스팟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 폴라로이드는 없어도 내 기억손엔 떠오른다.
보조개빛 웃음과 브이자를 내밀며 사진을 찍은 나와
듬직하게 나를 안고 크로스백을 맨 그
실습때에는 같은 학교로 배정되어 점심시간에는 힐끗 쳐다보며
비밀연애를 하듯 5일 관찰실습을 마쳤다.
마치자마자 처음으로 여행을 떠났다.
오동도 바닷가였다. 바람이 세게 부는데, 손을 마주잡고
드라마 연애시대를 따라한다며 사랑의 맹세를 했다.
‘내 사랑을 바다에 맹세해. 부서지는 파도에 맹세해.’
많이도 미워했었다. 아니다 많이도 사랑했었다.
지금은 각자의 삶을 살고있지만, 말해주고싶다.
많이 사랑했었던만큼 행복하라고, 그 시절 참 너로 인해 행복했었다고.
고맙다고, 그런 추억 함께하고, 내 옆에 있어줘서.
내 사랑 이야긴 다음에 또 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2022.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