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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하고 있어요.

워킹맘 조회수 : 2,248
작성일 : 2022-09-03 00:05:23
지금 업무중이에요.
나이는 40대 직업은 대기업 SW와 HW 중간 엔지니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코로나로 재택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 이 시간에 맥주 한캔 마시면서 일하고 있는데, 힘들지 않아요.
일이 재밌어요.

원래부터 그랬냐구요?
아니오.
20대 30대를 생각하면 너무 힘들었어요.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자존감은 날로 하락하기 시작했어요.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기분.
나만 일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
영원히 그럴거라는 두려움.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고 얼마나 행복하던지.
전쟁터에서 살아돌아온 기분이었어요.
나를 온우주로 생각하는 아기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고 너무 예뻐서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복직을 하고 다시 지옥으로 들어갔죠.
몇년 후 또 둘째를 낳았고, 육아휴직.
복직을 하니 지옥은 더 뜨거웠어요.

나는 회사에 있는 한
영원한 마이너일 거라는 패배감.
회사에서 맺는 관계는 저에게 피할 수 없지만 불편하고
할 수만 있다면 벗어나고 싶은 곳이 회사였어요.
할 수 없이 회사 다니면서 돈을 버는..
그냥 떳떳하지 않았어요. 모든 것이.

그렇다고 지금 속해 있는 부서에서 벗어나기에는
나를 받아줄 곳도 없을 것 같았고
받아준다 한들 최선을 다할 자신도 없었습니다.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시도해보면 안되면 그만둬야겠다 싶은 마음으로 부서 이동을 했어요.

그런데.
일이 너무 잘 맞는 거에요.
사람들도 잘 맞았어요.
회사 생활 하면서 십수년 만에 칭찬의 기쁨을 알게 되고..
일의 보람.. 기쁨을 알게 되더군요..
나이 마흔이 넘어서고 나서요.

힘들 때도 많지만..
내 속이 충만해지는 기쁨 보람 인정을 생각하면
힘이 솟습니다.
지금에 와서 임원을 바라고 큰 포부를 갖는 건 아니지만.
그냥 어쩌면.. 회사 생활의 절망 끝에서.
처음부터 한계점까지 언제나 안개속이었던 회사 생활 속에서.
오로지 나의 결심과 선택으로 이곳에 있게 된 지금이 더 없이 행복해요.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그냥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가는 구나 싶을 때가 있으실거에요.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뒤늦게라도 삶의 활력과 인생의 보람이 솟아날 기회는 있는 거 같아요.
물론 내 과감한 선택과 결정이 필요한 일이지요.

지금이 내 인생과 삶이 크게 바뀌고, 윤택해지고 보장 받는 건 아니지만..
내안이 충만해지는 삶이라는 것에서..
내가 내 자신에게 당당해질 수 있다는 것에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곳에서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도 그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래요.


IP : 210.90.xxx.11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생님
    '22.9.3 12:10 AM (59.13.xxx.227)

    직장생활 15년하다가 지금은 자영업해요
    다닐땐 너무 힘들어서 그게 좋은 줄 몰랐어요
    지금 자영업도 참 재밌긴한데
    가끔은 관계속에 있는 내가 그리워요
    오늘 그냥 좀 지쳤는데
    이 글이 그냥 조금 위로가 되네요
    어떤 모습으로 내가 나아가고 있는건지
    지금은 잘 모르겠어서 조금 쓸쓸한 하루였거든요

  • 2.
    '22.9.3 12:13 AM (175.121.xxx.7)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일하시다 말고 쓰신 좋은 글 너무나 잘 읽었습니다.
    휴직 중인데 벌써부터 복직 스트레스 받는 중간관리자에요.
    회사는 생계일 뿐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마인드컨트롤이 쉽지 않네요

  • 3. 어라
    '22.9.3 12:14 AM (221.140.xxx.139)

    원글님과 똑같은 상황이라
    저도 부서 이동을 고민중인데
    처음 긍정적인 의견을 듣네요...

  • 4. 원글님
    '22.9.3 12:19 AM (182.225.xxx.16)

    제가 생전 안하던 서버 셋업과 데이터베이스 액세스 절차를 밟아해서 옆에 있다면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군요. 오늘은 고객사에서 얼마나 헤맸는지요ㅠㅠㅠ 제 전공은 영 다른 분야인데 갑작스레 pm 비스므레한 역할을 하자니 죽겠어요. 고객은 너랑 말 못하겠다 하고 회사선 너밖에 없다 하고 ㅠㅠㅠ 하나하나 배우듯 하는데 그렇게 해 언제 서버뚫을거냐고 난리가 아니에요 ㅠ 어떻해야 할까요? 고객사가 공무원 집단이라 너무 일도 안도와주곷저도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모르고… 좋은 타개책 없을까요?

  • 5. 일하는거
    '22.9.3 12:20 AM (125.132.xxx.204)

    저는 지금 일 마감했어요 ㅎㅎ 저는 20년 전업주부하다가 자영업한지 3년차에요
    힘들고, 재미있고, 속상하고, 보람있고, 화났다가, 즐거웠다가 반복하며 코로나시국 오롯이 지냈어요
    돈이주는 기쁨도 있고 돈때문에 서럽기도 하고..
    근데 일해서 좋아요
    작고 허름한 공간이지만 사랑하게되었어요
    원글님 오늘 수고하셨어요 ^^ 우리오늘 꿀잠자기로해요~^^
    원글님의 선택은 잘하신거에요!!!

  • 6. 사과
    '22.9.3 12:26 AM (211.202.xxx.181)

    저도 원글님이랑 비슷 경험이네요 직군도 나이도 유사하고요
    대학때부터 맞지않던 전공에 동일전공로 입사까지..

    누가 물어보기라도 할까바 전전긍긍
    제가 잘 모르는거 들킬까봐 후배들도 불편했고
    육휴하고 저도 해방을 맛봤네요
    모성애를 가장해서 그만둘 생각도 해봤는데
    좋은 직장이라 그만두기 쉽지 않았어요
    복직하고 힘든 나날들 중 둘째가 생겨 육휴하며 또 퇴사고민...
    좋은 동기들 선배들 덕에 용기내서 좀 더 다녔는데
    업무 부담이 덜한 업무로 옮기니 회사다니는 즐거움이 생겼네요
    저도 이젠 업무도 재밌어지고 업무욕심도 생길정도로 의욕적으로 회사생활중입니다 ㅎㅎ

    비슷한 경험이어서 신기해서 댓글 남겨봅니다 ^^

  • 7. 방가
    '22.9.3 12:32 AM (1.127.xxx.122)

    저도 워킹맘. 어제부터 투잡 해요.
    7년 있으면 50 이다 생각하니 ㅡ.ㅡ
    현재 연봉도 적은 건 아닌 데 차 한대 바꾸려니 것도 어렵겠더라구요. 일 할 수 있을 때 해야죠. 저도 일할 때가 제일 즐거워요

  • 8. 저도
    '22.9.3 12:35 AM (14.63.xxx.92)

    저도 일하는중.
    지루해질쯤 맥주 한캔 따서 마시니
    다시 활력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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