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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사이

방글방글 조회수 : 2,307
작성일 : 2022-08-02 13:13:20
정말 자식은요,
대한만큼, 기울인만큼 돌려받는것같아요.

주변에
남편의 심한 술주정과 의처증등등으로 
이혼한뒤 홀로 두 아이를 키운 분이 계신데
아이들이 그 가운데에서도
너무 착하게 예의있게 잘컸어요.

우연찮게 저랑 밥먹을때에도 그 아이들이
미리 우리들 밥값도 다 계산해서 떠나고
소나기가 내리니까
차도 가져와서 우리집앞에 데려다주고
떠났어요.

아이들이 클때
어렵게 커서
직업도 변변찮고
결혼도 나이에 비해
늦긴했는데
그래도,
엄마만 아프지마.
내가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서
엄마가 힘든만큼
알아주고 잘해줄께
라고 아이들이 격려해준대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분의
남편이 알콜중독과 의처증이 있어서
아내를 못살게 굴었을때에도
그 슬픔을 아이들에게 퍼붓지않고
오히려
괜찮은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인격적으로 대하면서
따듯한 격려로 키웠대요.
거기엔 분노도, 슬픔도 절망도
끼어들지않고
어릴때 계모밑에서 구박받고 자란
그 일들을 되물려주지않으려고
따듯하게 키웠대요.

그래서인지,
두아이들이 착하고
밝고 성실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별로 인생사가 다르지않았던
우리 엄마와
그런 아빠를 만나, 고생하고 살았던
일들을 제게 혼내면서
남편복도 없으면 자식복도 없다더니
로 늘 한숨을 쉬던 어린시절이 생각나요.
제이름을 부르면
반드시, 혼구녕을 내면서
기를 죽이던 엄마와 저는요,
서로 줄것도 받을것도 없는 그런
덤덤한 사이거든요.

물론 우리 엄마는 지금은
늙고 아픈곳이 많아
제게 기대고 있는데
솔직히 엄마도 알지 않을까요.

예전에 경기도에 사는 막내에게 가려고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정류장에 서있는 엄마를 볼때면
엄마는
유모차를 끌고 가는 저를
저는 곧 버스를 타고 갈 엄마를
짧은 한마디말로
인사하고 스쳐지나갔는데

그 모습을 본 사람이 있대요.
서로가 눈길한번 주고받더니
스쳐지나가더라는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는거에요.

어디서 보셨냐고 하니
신호대기하고 있던 버스안에서 창밖너머 다 봤다는거에요.
우리는 나름대로 인사했는데
그모습이 또 누군가에는 충격적이었구나.
가만보니.
그런 말들은 제 친구들에게서도 많이 들었던 말들이었어요.

야, 너네 엄마는 왜 한번도 전화가 안오냐.
야, 너네 엄마는 네가 오고 가는데 나와보지도 않냐.
야..
등등..

저도 엄마에게 기대는거 없고
엄마도 늙은 몸이 말을 안들어서 그렇지
그런 불편함이 힘들때에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일뿐
제게 기대는것 없는것 알아요.

엄마도 언젠가
언니에게 그런 말을 했었거든요.
왜 저애는 내게 뭘 바라는게 없냐.

당연한 귀결인거죠.
IP : 119.71.xxx.20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8.2 1:18 PM (49.186.xxx.83)

    비슷한 상황에서 아기였던 저를 두고 떠나버린 제 생모,
    엄마라는 존재가 그리워 나중에 만났지만 만나보니 그 여자를 혐오하고 증오하게 되었어요.
    제 생모는 살갑게 애교떨며 자식의 도리를 해 줄 딸을 저에게서 기대하고 있었더군요.
    이제 70이 넘었으니 어디서 알아서 잘 살고 있겠죠.

  • 2. 저는
    '22.8.2 1:29 PM (218.38.xxx.12)

    엄마랑 통화하고 끊었더니 옆에서 친구가 놀라요
    시어머니랑 통화하는줄 알았다고
    친정엄마랑 그렇게 존댓말로 에의바르게 대화하냐고

  • 3.
    '22.8.2 2:04 PM (125.183.xxx.190)

    그 분 대단하시네요
    남편과의 갈등때문에 생긴 감정들을 자식에게 전가시키지않고 키우다니 놀랍네요
    저는 자식의 양육방법과 교육의 모든 진리가 거기에 있다고 보거든요
    부부사이의 불화나 갈등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않게한다
    저는 그 부분에 실패해서 너무나도 큰 댓가를 받고있어서 괴롭거든요

  • 4. ㅜㅜ
    '22.8.2 2:09 PM (223.38.xxx.3)

    그 분이 정말 대단하신거죠.
    원글님과 똑같은 상황의 저...
    원글님 엄마는 기대지 않기라도하지
    제 엄마는 살가운 딸노릇까지 안한다고 뭐라해서
    한 번 더 대차게 끊어낸 뒤...
    원글님 같은 상황으로 만들었어요.
    나도 좀 살아야겠어서...

  • 5. ㅎㅎ
    '22.8.2 2:12 PM (122.37.xxx.67)

    제가 쓴줄 알았어요. 저희 모녀와 공통점이 많네요.
    항상 아버지를 비난하고 자기 팔자 타령했던 엄마. 한번도 내게 따뜻하지 않았던 엄마
    저는 초등학교때부터 엄마한테 바라는게 없고 갖고싶은거, 하고싶은거 아무것도 조르질 않았어요.
    포기 빠른 성격이 내내 이어져서 제가 원래 매우 욕심없고 소극적인 인간인줄 알고 살았네요 ㅋㅋ
    숙제하듯 치루는 이벤트와 안부 전화 말고는 나눌 대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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