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전정 신경염으로 쓰러져서 일주일 가까이 입원하고 퇴원했습니다. 한 달간 걸음을 걷지 못해 누워 지내다 시피 했고 출근도 하지 못했습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식 좋아져서 지금은 예전에 하던 저녁에 한 시간 걷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십견으로 팔을 들지 못하고 그 사이 방광염이 두 번이나 발병해서 낫지 않아 고생하고 있습니다.
완경이후 삶이란 정말 하루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나날입니다. 처음에는 이명으로 시작했고 이명이 이석증으로 이석증이 전정신경염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어지럼증을 달고 사는 나날과 디아제팜이 없으면 불안한 밤이 계속 됐습니다. 방광염은 매년 절반을 항생제를 먹어야 합니다. 거기다 두통에 피로감에 시달리다보니 진통제 중독이 되었습니다.
어떤 밤은 문득 죽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이슬비 내리는 출근길 잔나비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차안에서 핸들을 돌리며 생각합니다.
'아, 좋다.'
아픈 일도 수십 가지지만 좋은 일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 좋은 일을 부둥켜 안고 하루 하루, 한 걸음 한 걸음 버텨냅니다.
이래서 내가 '나의 해방 일지'를 그렇게 좋아했구나 싶습니다. 하루에 오 분 그러모아 한 걸음, 한 걸음 살아 낸다는 미정이 말에 공감하니까.
오늘도 그렇게 살아내자. 한 걸음, 한 걸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