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정말 오랫동안(20년넘게)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던 직장 선배예요.
성향도 비슷, 취향도 비슷해서
언니 없는 저는 정말 언니처럼 따랐고
제가 힘들때 위로도 많이 되어줬어요.
절대 까다롭거나 나쁜사람 아니고
늘 넉넉하고 유한 좋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직장생활이며, 가정이며, 건강이며
다 점점 힘들어져요.
대학 졸업후 얼마안된 미혼일때부터 만났으니까
얼마나 빛나고 맑고 건강한 사람이었는지 잘 기억해요.
그런데 늦은 나이에 잔정없는 형부와 결혼하고
형부는 외지로 해외로 몇개월씩 출장을 다녀야하는 직업이고
(심지어 바람핀다는 심증도 많음)
친정은 멀어요.
완전 독박육아로 혼자 초등고학년 아이들을 키우고
직장도 업무량이 아주많아요.
그러다보니 일도 가정도 다 힘들고
자꾸 살만 많이쪄서 제가 보기엔 거의 고도비만이예요.
그생활이 몇년째 이어지니 정말 언니가 변하는것 같아요.
저는
제가 예전에 힘들때
언니가 다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보듬어줬던 기억에
무조건 다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싶어요.
근데 아무래도 제가 아랫사람이라 그런지
언니 스스로가 자꾸 자연스럽지 못해요.
아무래도 보수적인 색채의 회사에서
점점 밀려나다 보니
촉망받는 다른 직원과 임원의 관계를 자꾸
불륜같다는 식으로 몰아간다던지 (제가 보기엔 거의 과대망상이예요)
제가 살을 뺀다하면
그런거 다 자존감 없어서 본인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서 그런다느니
아이 학원이나 선행, 진로 알아보는 이야기하면
(제가 더 일찍 결혼해서 저는 중학생, 언니는 초등학생 아이를 키웁니다)
본질을 외면한 유난떨기로 매도한다던지
"저는 누가 저 1,2백만원만 죽을때까지 주면 직장생활 안할래요"하면
(솔직히 일에 쩔은 직장맘들 그생각안하시나요? 용돈만 적당히 해결되면 안하고 싶은)
뜬금없이
이현이 남동생 검사임용되고 '사회에 좋은영향력끼치는 사람 되고싶다'한 인터뷰 봤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직장생활하고 살아야한다고
우,리,는, 그생각안하고 직장생활해서 이.렇.게 된거 같다고..ㅜㅠ
이런식으로
너무 불편하게 해요.
제일 힘든건
일열심히 하는 다른 상사와 부하직원 관계를 불륜의심하는 거예요
그 직원의 피드백이 언니보다 상사의 맘에 드니까 챙기는 것인데
정말 둘을 개쓰레기 취급을 하고
처음엔
'아니, 왜그런대요, 미쳤네, 더럽네"하며
수긍해줬지만
그언니말고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안하는데
저도 맞장구만으로 죄짓는 기분이라 너무 불편해서
이젠 대충 '힘들어보이세요'그러고 말아요.
그러면 발끈하면서 내가 왜 힘드냐, 그냥 꼴같지않아서 그런다. 난 무시한다 그래요.
그래서 무시하라그러면
무시하는데 너무 꼴불견이라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런다 그래요.
그러면서 맨날 둘을 관찰하고 의심해요
그 의심을 저에게 말하구요.
그게 저는 젤 힘들어요.
언니를 멀리하기엔 제 양심이 아직은 허락을 안해요.
너무 오래 좋아했고
원래 좋은 사람이었고
제가 힘들때 다 들어주며 위로해줬던 사람이라서요.
삶의 무게로 지쳐 허덕거리며 변했지만
좋았던 기간이 19년이면 날 힘들게 한 기간은 1년 뿐이니까요.
하..이럴땐 어떻게 제마음을 정리해야할까요
너무 불편하고 안그랬으면 좋겠는데
언니라 그런지
힘든것도 인정안하고
과도한 자존감만 내세우는게 안쓰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