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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구성성분

밤하늘 조회수 : 1,047
작성일 : 2022-05-26 23:46:08
너희 아빠가
별의 구성성분이 되어 떠났대.

꿈속에서 이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와 함께 별들이 뭉쳐서 회오리를 치는 검은 밤하늘이
갑자기 제눈앞에 스크린처럼 펼쳐졌어요.

아, 2004년 7월에 아빠가 갔는데
이제 갔어?
그동안 못갔던거야?
아빠가 정말 우리들을 힘들게 했는데
매일 술만 먹고
그렇게 힘들게 하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으면서
대접도 못받고,
병든 몸으로 얼마나 처절하게 외로워했는지.

얼마나 우리들에게 못되게 굴었는지
우린 아빠가 지옥에 갔을까,
많이 걱정했다구.
그런데 다행히.
별의 구성성분이 되어서 저 별들의 무리속에
섞여서 떠난거야?

꿈속의 저도 성운덩어리들이 회오리치면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꿈에서 깨어보니,
별의 구성성분이라니.
인간도 별의 구성성분이라는데
아빠는 또 인간으로 태어나려는 건가??
싶은 의구심이 생기네요.

불가에선
인간으로 태어나기가 힘들고
또 남자로 태어나기가 힘들다고 했는데
어찌되었든
또 힘들게 살았던 세상을 또 인간의 몸으로
살러 오는건가 걱정되고 가엾네요.
이꿈은 무슨 뜻일까요..

IP : 119.71.xxx.20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건
    '22.5.26 11:48 PM (183.108.xxx.77)

    그리움같네요

  • 2. ㅠㅠ
    '22.5.27 1:02 AM (166.104.xxx.33)

    보통 죽은 사람이 꿈, 나비, 무지개 등 자연현상을 통해 살아있는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을 때 사후통신이라고 합니다. 10년도 더 전에 돌아가신 분께서 사후통신으로 나타나신 것은 드문 현상인 것 같기는 합니다. 아무튼 잘 떠나셨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빅뱅이후 10의 마이너스 12승 초에서 마이너스 6승 초에 해당하는 아주 짧은 시간후에 6가지 쿼크와 6가지 렙톤이 만들어진후 대략 1초 이후에 양성자와 중성자등 각종 소립자들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립자가 원자핵이 되어 수소원자가 최초로 만들어지구요. 수소원자는 앞으로 탄생할 모든 원소들의 빌딩 블록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수소원자에는 양성자가 하나 밖에 없는데 원자핵에 양성자가 하나 더 들어가야지 2번째 원소인 헬륨이 됩니다. 그런데 양성자들끼리는 전기적으로 서로 밀쳐내는 전기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강한 에너지가 양성자와 중성자를 하나의 원자핵으로 밀어넣어주어야 강한 핵력이 반발하는 정전기력을 이기고 새로운 헬륨 원자핵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헬륨은 빅뱅 후 대략 3분쯤 후에 멈췄습니다. 우주의 온도는 9억도 수준으로 많이 낮아졌고 그 이후 계속해서 공간이 팽창하면서 온도가 더욱 낮아졌기 때문에 더이상의 원소가 형성되기는 힘들었어요.

    이렇게 수소와 헬륨이라는 물질이 팽창하는 우주에 널리 퍼지면서 특정 지역에는 중력으로 서로 밀도가 높아지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밀도로 수소와 헬륨이 뭉친 곳이 바로 태양과 같은 별입니다. 점점 커지는 밀도로 더 많은 주변의 수소/헬륨 원자들을 끌어모으게 되고 급기야는 이런 원소들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서 별과 같이 빛나는 에너지가 우주 공간에 내뿜어지게 됩니다. 별내부에서는 엄청난 에너지로 양성자와 중성자가 더욱 많이 모여서 더 큰 원자가를 갖는 새로운 원소들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헬륨 이후에 양성자 6개가 모인 탄소가 만들어집니다. 탄소가 분쇄되어 그보다 적은 양성자를 갖는 리튬, 베릴륨, 붕소 등이 만들어지고, 탄소가 다시 핵융합을 해서 산소, 나트륨, 마그네슘 등등이 만들어집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인 물이 70%, 그리고 생명체의 근원인 유기물을 구성하는 탄소화합물이죠. 즉,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원소들은 별에서 핵융합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지요. 아주 오래전에 수소 원자에서부터 시작해서 탄소와 산소까지, 그리고 그런 원소들이 유기물로 화합되어 탄화수소 생명체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생명체가 진핵생물에서 시작하여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쳐 다세포생물, 드디어는 약 30만년전에 호모 사피엔스 현생인류가 되었네요. 그렇게 현재를 사는 우리 모두는 결국 140억년 우주의 탄생과 그로 말미암은 수소, 헬륨, 그리고 탄소, 산소 등 수십억년에 걸치 장구한 세월동안 만들어진 원소들이 뭉쳐서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그중에 원글님의 아빠가 계시고 원글님도 계신거구요.

    그렇게 140억년 우주의 역사에 비교하면 매우 짧은 시간인 고작 70여년을 살다가 원글님의 아빠는 돌아가셨고 사람이 죽으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들은 분해되어 원래 별에서 탄생하였던 바로 그 모습으로 환원됩니다. 우리가 죽는다는 것은 물질적으로 별에서 만들어진 그 원래의 구성성분으로 되돌아 간 것이지요.

    여기까지는 불가에서 말하는 색계에서 일어난 일일 뿐이고 공즉시색 색즉시공이니 원글님 아빠의 참나는 영원한 공의 세계로 아주 잘 돌아가셨고 인연이 된다면 또다시 각종 원소들이 재결합 화합하여 다음 생에 또다시 만날 수 있게 되겠지요. 그때 다시 만나면 남들에게 대접 못받고 손가락질 받아서 술로 그 외로움과 괴로움을 견디고 그러다보니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원하지 않았지만 괴로움을 주게 되고 결국은 병들고 늙어서 죽게 된 이번 생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실거에요. 우리가 생명을 갖게 된 것은 이런 장구한 우주적 법이 몸이 되어서 우리가 해야할 숙제를 잘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일 거에요. 다음번 숙제는 더 잘 해야지요. 이번 생에서 미안했던 일들은 다음 생에서 좋은 인연으로 갚아주실거에요. 힘내세요.

  • 3. ...
    '22.5.27 8:04 AM (223.39.xxx.135)

    얼굴도 모르는 윗님..어찌하면 그리 박식하실까요. 우주 안에서 억겁의 탄생과 회귀로군요

  • 4. 원글
    '22.5.27 8:50 AM (106.102.xxx.213)

    저도 감탄하면서 놀라웠어요.정말 윗분말씀대로 얼굴도 모르는윗님 진짜 박식하고 또 223.29님의 우주안에서 억겁의 탄생과 회귀라는 문장은 또모든것을 함축해버린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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