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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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감 [펌]
인생이라는게 약간 웃기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저희 아버지가 투병중이세요. 아마 진통제를 맞고 이걸 보고 계실지는 모르겠는데, 뭐 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게 조금 용기를 드리고자 잠시 시간을 할애하겠습니다. 아빠가 지금 보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아빠가 눈을 조금만 돌리면 마당 창 밖으로 빨간 꽃이 보이잖아. 그거 할머니야. 할머니가 거기 있으니까, 아빠가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죽음이라는 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냥 단순히 존재 양식의 변화인 거잖아. 작년 한 해 동안, 내 첫 장편 영화였던 '너와 나'라는 작품을 찍으면서 나는 분명히 세월호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거를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그 영화를 준비하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 아주 중요했던 이름들. 박길래선생님, 김용균군, 변희수하사 그리고 잠시만요. 기억이 안나네요. 죄송합니다. 이경택군, 외할아버지, 할머니, 외삼촌, 아람쓰 그리고 세월호의 아이들 특히나 예진이, 영은이, 슬라바, 정무. 나는 이들이 분명히 죽은 뒤에도 여기 있다고 믿어. 그러니까 아빠 무서워하지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요 소란스러운일들 잘 정리하고 또 금방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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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래 (1943~2000) 상봉동 진폐증 사건 피해자
김용균 (1994~2018) 한국서부발전 산재 사망사고 피해 노동자.
변희수 (1998~2021) 대한민국 트랜스젠더 여성 군인
이경택 공주한일고 이경택 일가족 자살사건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 석봉을 연기한 조현철이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투병을 전하며 시작되는 백상 수상소감을 듣고 있으니 한참 가슴 먹먹합니다. 래퍼 매드크라운이 조현철의 형이라고 들은 적은 있는데, 지금 투병중인 아버지가 환경운동에 앞장 섰던 명지대 조중래교수 라는군요. 그렇다면 큰아버지가 조영래변호사(1947~1990) 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