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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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탕 끓인 후기
직장인이라 이런 대공사는 주말을 끼고 해야하는데 금요일 당일 발송 마감시간에서 겨우 30분 늦게 주문하는 바람에 주말 지나 평일인 화요일에 고기가 도착했습니다
여기부터 1차 에러 ㅠㅠ
냉장고 넣지 않고 신선한 상태에서 바로 끓이려고 퇴근 후 신발만 벗고 핏물을 빼려고 물에 담궜습니다
3시간동안 물갈아가며 담궜다 끓이기 시작한게 11시 반
두시간만 끓이면 된다니 1시반에는 끝나겠구나 생각했는데 여기서 두번째 에러 ㅠㅠ
끓이면서 아주 달콤한 고기삶는 냄새에 비록 몸은 좀 귀찮지만 다행이다 싶게 만족스러웠습니다
1시간 반쯤 끓이다 무, 대파, 통후추, 통마늘, 대추, 양파를 넣고 더 끓였습니다
물도 더 붓고...
2시간 끓이고 고기를 건져보니, 뼈 분리가 아직이라 대략 난감
할 수 없이 더 끓였습니다
결국 3시까지 끓이고 채소 고기 건져서 분리만 해서 밖에 내놓고 3시 반이 돼서야 잠들었습니다
망할 갈비탕...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기름 걷어 냉장고에 넣고 출근하려는데, 날씨도 따뜻한데다 늦게까지 끓여서인지 아직 기름이 굳지 않아 대략난감 ㅠㅠ
그렇지만 예상보다 기름이 많지 않았던 건 매우 놀라왔습니다
날고기 상태에서 기름인 줄 알았던 부분이 삶고나니 뼈부위 결합조직? 이더라구요
문제는 다시백에 넣어 우렸던 통마늘들이 다 빠져나와 뭉그러져 섞여있어 국물이 탁해졌더라는... ㅠㅠ
이게 세번째 에러
맑은 국물을 원했던 나는 갈비탕 곰탕 설렁탕의 중간같이 잡탕 국물이 되어 실망스러웠지만 육향진한 고급스런 냄새에 위안을 받긴 했습니다
국물은 본죽 통 크기정도로 8개가 나왔으니 대략 8-10인분 정도
고깃값과 부재료 값까지 대략 6만원으로 10인분 정도 얻었으니 연료비와 인건비를 감안하면 가성비 제로의 잠설친 중노동이었습니다
그 가격이면 홈쇼핑 레토르트 갈비탕 10봉지는 충분했을텐데...
그렇지만 그가격의 홈쇼핑 갈비탕은 호주산 고기가 대부분이고 고기 양도 넉넉치 않으니 그 점에서는 위안을 받았네요
놀라운 의문은 이전에 주문했던 갈비탕 레토르트와 비교하자면, 집 갈비탕이 국물에 비해 엄청나게 고기 양이 많다는 것!
레시피를 뒤지다보면 국물에 쇠고기 다시다 추가하는 것들이 왕왕 보이던데, 그 이유를 알게 됐지요
국물 맛을 충분히 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갈비와 고기가 필요하니, 일부를 다시다로 대체하는 듯
그치만 집 갈비탕을 끓이면서 다시다 넣을 이유가 없기에 속쓰림과 아쉬움을 접고 국물과 고기를 갈무리하고 휘다닥 출근
앞으로 또 직접 끓일거냐, 혹은 누군가에게 권하겠냐 하면 권하기도 말리기도 참 애매합니다
좋은 재료로 진한 고깃국을 맛있게 먹는다는 장점을 제외하고는 가성비 꽝인 이 짓을 또 할 것이냐? 예스 노를 확실히 말 못하겠어요
너무나 극명한 장단점이 비슷비슷해서요
대량생산 유통으로 비용이 절감되어 낮아진 가격 대비 소매 식자재 가격이 엄청 비싸져서 예전같은 집밥의 가격적 메리트는 점점 거의 사라지는 듯 합니다
별거 아니라는 듯이 무시로 엄니가 끓이던 사골국 을 쉽게쉽게 먹었던 걸 매우 반성합니다
누가 끓이기만 하면 되는게 곰국이고 사골국이라 하는지...
오늘 퇴근하고 간장 간해서 한번 휘리릭 끓여서 제대로 먹어보겠습니다
야무지게 절반은 우거지 갈비탕을 해먹겠노라고 우거지를 삶았던 삽질도 했는데, 괜한 짓이었구나 싶습니다
두가지 해 먹을만큼 생각보다 양이 많지가 않네요 ㅠㅠ
보양식 먹겠다고 괜한 일 벌여서 맛보기도 전에 쓰러지겠다는...
1. 아
'22.4.20 10:28 AM (223.39.xxx.27)수고하셨어요,
전 파 송송 썰어 국물에 동동 띄워주세요^^
전 압력솥에 1시간 끓여먹는 패스트조리법을 사랑하는데,
원글님 글 읽다보니
따라하고싶어지네요
더 맛날것같은 느낌적느낌으로요 ㅎㅎ2. ...
'22.4.20 10:31 AM (124.5.xxx.184)대단하시네요
할 자신이 없어서
재료 살 엄두조차 안나던데....ㅋ3. ㅁㅎ
'22.4.20 10:32 AM (116.123.xxx.207)시간이 애매해서 그렇지
정성스럽게 끓인 갈비탕 이제 맛있게 먹는 일만
남으셨네요. 고생한 보람으로 더 맛있게 드시고
기운 차리심 되겠네요. 어우, 맛있겠어요~4. ...
'22.4.20 10:33 AM (180.68.xxx.100)갈비탕 후기 올리셨네요.
맞습니다.
음식의 질 때문에 집밥이 가치를 발하는 거예요.
선택은 본인의 몫.
갈비탕 도전기 잘 읽었습니다.5. ^^
'22.4.20 10:35 AM (116.125.xxx.81)갈비탕 끓이기는 곰국 끓이기랑 다른가요? 고기가 많다면 한번 끓여보고 싶네요.
6. ...
'22.4.20 10:35 AM (220.116.xxx.18)이게 다 멋모르는 초보가 저지른 사고입니다
이렇게 시간 잡아먹고 손가는 줄 진작에 알았다면 시작도 안했을 겁니다
그냥 물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니까요
무식하면 용감하다, 모르면 용감하다가 딱 이런거죠
기름 미끈거리는 도구들을 수시로 설거지했더니 하필 주방세제마저 똑 떨어져서 밀가루로 설거지하는 의도치않은 친환경 설거지까지 하는 삽질도... ㅠㅠ
누가 기름기를 밀가루로 닦으면 뽀도독해진다 했던가 ㅠㅠ
퇴근하고 퐁퐁 사다 다시 설거지할 용기와 도구들이 산더미예요 ㅠㅠ7. ㅎㅎ
'22.4.20 10:39 AM (180.68.xxx.100)출산의 고통을 잊고 둘째를 갖듯
오늘 저녁 설거지 완성하고
냉동실 갈비탕 하나씩 곶감 빼 먹듯 드신 후
다 먹을 때 즈음 이 고통을 잊으시고
새로운 음식 만들기에 도전한다에 한 표!8. 아
'22.4.20 10:41 AM (218.157.xxx.210)전 갈비탕용 고기 혹은 사태
그리고 잡뼈 마늘 대파
압력솥에 넣고 1시간 끓여요
추돌아가면 중약불로 줄이고요
그리고 열어서 고기 상태 확인후 꺼내고
마늘과 파는 체로 건져요
물보충 후 뼈와 물로 다시 압력솥으로 한시간 정도 끓여요
잡뼈가 들어가야 좋드라고요 전,9. 음
'22.4.20 10:51 AM (218.157.xxx.171)인스턴트팟 같은 압력 멀티쿠커 하나 사세요. 갈비탕, 찜만들기 편해요.
10. 앗
'22.4.20 10:53 AM (14.33.xxx.8)고생하셨어요. 쓰신 것만 읽어도 힘들어요 저는^^;;
조미료나 먹는 것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저는 그냥 갈비탕한그릇 사먹고 말래요...저는 보양식같은 거에 큰 의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라서요. 몸 피곤하지 않은게 저에겐 보약.11. ...
'22.4.20 10:55 AM (220.116.xxx.18)꼴에 손은 커서 압력솥조차도 불가능한 양이라 그런 팟으로는 턱도 없는 양이었습니다
큰 들통으로 넘치기 직전까지 물 꼭 채워서 끓였다는...
그런 팟까지 산다는 건 또하겠다는 뜻인데 과연 한번 더 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도구를 또 하나 장만하는 일은 고민 좀...12. 카라멜
'22.4.20 10:57 AM (125.176.xxx.46)집에서 갈비탕 끓이면 소고기 무국이랑 비슷...
파는 갈비탕의 맛이 안나더군요13. 플랜
'22.4.20 11:03 AM (125.191.xxx.49)갈비탕 끓일때 무 넣으면 진한육수를
무가 다 빨아들이기때문에 소고기국 맛납니다
그래서 야채는 안넣고 끓이는게 좋아요14. 인스턴트팟은
'22.4.20 11:10 AM (222.120.xxx.44)물이 안줄어서,
처음에 물을 많이 넣을 필요 없어요
대신에 누린내나 비린내가 안빠져서 냄새는 남고요
기름기 많은 고기는 안사는게 좋은 것 같아요
자주 해먹다간 굳은 기름으로 하수도 막혀서 돈이 많이 들어요15. ...
'22.4.20 11:11 AM (220.116.xxx.18)무 넣고 끓여보니 갈비탕보다는 쇠고기 뭇국맛 나는 건 맞는데요
그냥 고깃국하고는 좀 다른 풍미가 있긴 있더라구요
그래서 고깃국물 빨아먹은 무도 송송 썰어서 따로 보관해두었어요
먹을 때 같이 넣어 먹으려고요
자꾸 글쓰다보니 배고파요
이 생쑈를 하고도 꼬리곰탕 하려고 장바구니에 반채째리 넣어 두었다능 ㅠㅠ
제가 좋아하는 꼬리곰탕집은 운전해서도 한시간이나 가야하고 무려 1인분에 25,000원으로 헉스럽게 올라서 아무래도 꼬리는 직접 끓여야하나 갈등 중입니다 ㅠㅠ
위에 출산의 고통을 잊고 둘째 또 낳는다는 비유가 딱 저네요 ㅠㅠ16. 다음번엔야채없이
'22.4.20 11:12 AM (125.132.xxx.178)다음번엔 야채없이 약불로 그냥 밤새 끓이세요. 큰 들통으로 끓이시는 거면 그게 더 나아요
17. 다음번엔야채없이
'22.4.20 11:15 AM (125.132.xxx.178)꼬리...반이라도 많으실텐데 ㅎㅎㅎㅎㅎ 그거 나눠서 냉동실에 두었다가 나눠서 끓여 드세요.
18. 카라멜
'22.4.20 11:42 AM (125.176.xxx.46)아하 무 빼고 끓여야 되는거군요 그럼 다시 도전 !!
19. ᆢ
'22.4.20 11:55 AM (121.167.xxx.7) - 삭제된댓글수고 많으셨어요.
갈비탕 끓이기의 소규모 고찰글을 잘 읽었습니다.
진짜 집 밥의 가성비 시대는 끝 난 것 같아요.
저 역시 곰탕용 들통을 끌어 앉고 삽니다만
일 년에 두 번, 명절용 갈비찜할 때나 창고밖으로 나옵니다.
곰탕 설렁탕은 대량 가마솥 조리로 파는 걸 사먹고,
사태는 집에서 삶아 먹습니다.
전 보양식으로 추어탕,삼계탕을 좋아합니다.
원글님의 갈비탕이 대박 맛있기를 기원합니다!20. 하하
'22.4.20 1:41 PM (1.234.xxx.22)전에 글을 못 봤는데 갈비는 어떤걸로 사셨어요?
21. 갈비살
'22.4.20 3:05 PM (49.165.xxx.180)최근에 다시마물에다 무와 갈비살만 넣고 갈비탕 끓여봤어요
시간 절약되고 간단하고 맛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