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도오고...

그냥 조회수 : 977
작성일 : 2022-04-14 10:58:21
아래 친구같은 남편 안쓰럽다는 글을 읽으니..

저도 같은 회사에서 만나 맞벌이로..
아이를 안가지고 신혼을 길게 가지다가 아이둘 낳고.
퇴직이 짧은 업계 분위기에 첫째낳고 회사를 그만두고
쇼핑몰도 하다 이것저것 했어요
처음에는내가 노후를 책임지겠다 생각했는데 둘째생기고 낳고 하다보니
사업은 더 힘든거더라구요.

아이둘 케어하고 (사실 시터도 있었어요)
시터 그만두게 하고 아이들 어린이집에 맡기면서 할수 있는일 찾다
사기도 당하고..

제 수입이 확 줄면서 남편한테 미안하고 쪼그라들기도 하고 하다가
마지막에 사기까지 당하고 나니 우울증이 심하게 2년 왔어요
남편과 아이들이 있으니 평소엔 최대한 힘을 내어 그냥 좀 우울한 정도로 살지만
모두가 나가고 홀로 남은 시간 어두운 구덩이 안에 살았어요.

그러다.
이제는 내가 모든 욕심과 미련과 책임감을 버리고.
노후고 뭐고. 생활비고 뭐고. 그냥 남편에게 의지해서 사는 외벌이 전업주부마냥
천진하게 살자.. 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편에게 정말 작은돈 용돈받아 살면서 아이 아이스크림이나 다이소 색종이 정도는 사줄 수 있는 정도..
나머지는 남편이 직접 온라인 결제나 카드 받아서 쓰면서..
처음에는 자괴감도 들고 힘들더니. 이제는 행복해요.
왜 내가 그렇게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가장만큼 무거웠나.
그래서 저지른 수많은 실수와 우울증..
묵묵히 일하며 감당하는 남편에게 괜히 더 큰 짐만 지우게 되었고.
귀여운 아이들 한껏 예뻐해주지도 못하고 귀중한 시간이 우울증으로 지나갔네요.

이제 서서히 재취업도 알아보고 있지만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온것 같아요.
이대로 죽고 싶지는 않아 더 부자가 되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나봐요
내 수중에 돈이 없지만 크게 불안하거나 쪼그라 들지 않아요.
생활비가 많이 들것 같아서 걱정되지만 어차피 더 줄일수 없을만큼 절약하면서 살기에
의미없는 걱정 안하고 살고 있어요.

그냥.
일상이 평화롭고 안정되고 불행하지 않다고 느낀게 얼마만인지.
길고긴 우울의 터널을 벗어나고 나니 이제야 내가 우울증이었구나 싶어요.
식구들 다 나가고 나면 침대에 파고들어 이불뒤집어쓰고 
웃긴 드라마나 웃긴 영상만 줄지어 틀어놓고 있었던 그 시간.
식구들 들어오기 한시간 전부터 미친듯이 일어나 치우고 정리하고 식사준비하고..
그나마 가족이 있어서 버텼나봐요.

날씨가 춥지만 나가서 운동을 해볼까. 도서관에서 몇년만에 내가 읽으려고 빌려본 책을 다 읽었으니
새 책을 빌리러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준비하다 문득 글 남겨봐요.

82쿡에 남긴 내 글은.
정말 몇년만에 읽어보면. 그당시 내가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인생의 장이 확확 넘어가는 기분이 들곤해요.
그냥. 지금은 이런 기분이었어요.
내가 죽으면 누군가 내 가족이 이 글을 볼일이 있을까요?

쓸데없는 생각말고 집을 나서야 겠습니다.


IP : 124.59.xxx.21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4.14 11:02 AM (218.144.xxx.185) - 삭제된댓글

    원래 전업주부였던 사람은 남편에게 생활비받아 쓰는게 그냥 당연시되어 괜찮은데 회사계속 다니다 그만둔 지인은 남편에게 생활비 달라하는거 기죽는다고 다시 재취업 알아보고있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30677 자전거 안장이요. 5 ^^ 2022/04/14 769
1330676 누수 자국이 더 번지지않고 그대로 있는건 더이상 안새는건가요? 1 ㅡㅡ 2022/04/14 1,200
1330675 노후준비에 대한 제생각 어떤가요? 13 ... 2022/04/14 5,177
1330674 치과를 가야하는데ㅜㅜ 무섭네요 12 무섭 2022/04/14 2,284
1330673 젊을때 본 차승원 14 2022/04/14 6,401
1330672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는 법 72 주식 2022/04/14 6,112
1330671 윤석열 특별고문 이동관-MB 정권에서 한 일 3 bee 2022/04/14 966
1330670 확진자가 사용하고 있는 화장실 환기? 1 확진자 2022/04/14 1,143
1330669 김혜선 젊을때 10 ... 2022/04/14 3,588
1330668 여기서 추천해준 안마기를 샀는데 4 ㅇㅇ 2022/04/14 2,174
1330667 정호영 아들 경북의대 편입 때 경북대 출신 딱 1명…특별전형 서.. 13 ... 2022/04/14 2,973
1330666 치매 부모님 합가 14 .... 2022/04/14 5,220
1330665 나는 솔로 옥순 예쁜거 맞아요? 21 ... 2022/04/14 5,835
1330664 피부과에서 수면마취 해주는데 있나요? 5 봄날 2022/04/14 2,883
1330663 대기업 감세 시작! 2찍들 축하드려요 19 신기한 산수.. 2022/04/14 1,964
1330662 항공마일리지 적립 방법 알려주세요 3 ... 2022/04/14 740
1330661 추웠다 더웠다~갱년기 맞나요? 11 갱년긴산게 .. 2022/04/14 2,344
1330660 친구가 같은 말을 반복해요 9 www 2022/04/14 4,792
1330659 장조림 덩어리로 요리 왕 2022/04/14 972
1330658 국산 지우개중 1등은 뭘까요 18 . . . 2022/04/14 2,924
1330657 식당 잡채는 왤케 윤이나고 색이 예쁘죠? 17 추릅 2022/04/14 5,584
1330656 “내 도움으로 의대 교수됐다”…‘아들 자랑’이 ‘아빠 찬스’ 논.. 15 ㄱㅂㄴㅅ 2022/04/14 6,189
1330655 6월초 제주 날씨 덥나요? 4 .., 2022/04/14 1,246
1330654 로드자전거 타시는분 계신가요?? 1 ㅇㅇ 2022/04/14 644
1330653 윤찍은 사람들 아직도 확고하겠죠? 39 돈이제일 2022/04/14 1,909